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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라서 가능해, 믿기지 않는 서민 한정식
2년 전 지인들과 함께 갔었던 서귀포의 맛집입니다. 당시에는 맛집 포스팅을 하지 않을 때라 사진 몇 장만 찍고 말았는데, 매우 인상 깊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바로 엊그제 주말, 서귀포의 처가에 들렀다가 장인어른을 모시고 좋은 기억만 남아있던 그 곳을 다시 찾아가봤답니다.
발을 들여놓자마자 황토색의 식당 안 인테리어가 토속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해줍니다.
2년 전과 달라진 게 없었던 분위기지만 벽에 걸린 가격표만은 그때 보다는 많이 올랐네요.
2년 전에 6천원이었던 가격이 지난해에 7천원, 그리고 가장 최근에 8천원으로 올렸다는군요. 푸짐한 서민밥상이라고 해도 일단 장사는 남아야 하는 법, 천정부지로 오르는 물가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나 봅니다.
이집에서 취급하는 식사 메뉴는 달랑 두 가지입니다.
정식과 비빔밥,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보리밥 정식을 취급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부분도 살짝 바뀌었네요. 두 가지의 식사메뉴 외에 이집에서 사람들이 즐겨 찾는 것은 바로 막걸리, 제주올레 6코스에 있는 맛 집이라 지나가는 나그네들이 잠시 목을 축이기엔 안성마춤인 곳입니다.
음식이 차려지는 동안, 실내도 잠시 살펴봅니다.
이곳은 향토음식점답게 모든 그릇은 도기로 만들어진 식기를 사용합니다.
사극에서나 볼 수 있는 주막집 탁주병이 가지런히 놓여있네요.
손님에게 막걸리를 내어 놓을 때 쓰이기도 합니다.
잠시 후,
무수히 많은 반찬들이 밥상위에 차려지기 시작합니다.
커다란 쟁반이 모자랄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반찬들은 시골밥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소박한 반찬들로 채워집니다.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고 애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서 더욱 좋더군요.
한상가득 차려진 모습입니다.
가지 수가 얼마나 되는지 세어보니, 밥과 국을 빼고 무려 21가지나 됩니다.
그러고 보니, 2년 전에 나왔던 숭늉의 모습은 보이질 않습니다.
당시, 양푼이 같은 커다란 도기그릇에 숭늉이 한가득 담겨져 나와 밥이 들어가기 전에 입가심으로 먼저 먹어보기도 하고, 밥을 먹고 난 뒤 디저트로도 먹었었는데, 물어보니 여름철이라 내어놓지 않고 있는데, 조만간 상 위에 올려 질 것이라는군요.
희미하게 나와버렸지만, 보리가 약간 섞인 공기밥입니다.
소박한 밥상이라고는 하지만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수육입니다.
제주도에서는 나무 도마 위에 썰어 놓는 고기라 하여 돔베고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수육은 바로 제주산 흑돼지를 썰어놓은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고 있는 돼지고기 중 가장 비싼 제주산 흑돼지, 제주도가 아니면 서민 정식에 반찬으로 쉽게 내놓지 못할 음식이기도 하지요.
다음으로 제주특산물인 옥돔구이가 올라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노릿하게 구워진 것으로 보니 정말 먹음직스럽지요. 이 또한 다른 지방에서는 8천 원짜리 밥상 위에 쉽게 올려놓지 못할 음식입니다.
웬만한 집에 가면 옥돔구이 정식 하나만 먹어도 이 가격에는 어림도 없을 것입니다. 사진을 옆으로 놓고 찍어야 잘 나올 텐데, 쥔장께서 자꾸 힐끗힐끗 쳐다보는 바람에 눈치가 보여서 대충 찍고 말았네요..ㅋ
그리고 같이 갔던 아내가 깜짝 놀란 계란찜.
뚝배기 그릇이 넘칠 정도로 푸짐한 것은 둘째 치고라도 어찌도 이리 먹음직스럽게 만들어졌는지, 비법이 너무나도 궁금했던 계란찜, 고소하고 입에서 살살 녹았던 맛이 아주 일품이었답니다.
국외에도 구수한 된장찌개도 올려 집니다.
조금은 부실해 보이는 콩나물국이었지만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여름철에 너무 어울린다는 생각입니다.
이름 조차도 알 수 없었던 다양한 밑반찬들
특히나 입맛을 확 사로잡았던 바로 이것. 갈치젓갈입니다.
흑돼지 수육을 찍어 먹으면 아주 좋다고 내놓은 것입니다.
그냥 밥반찬으로 먹어도 정말 맛있었습니다.
옥돔의 싱싱하고 부드러운 살점
갈치젓을 묻힌 흑돼지 수육
배추 이파리가 나오는 것이 더더욱 시골스럽습니다.
흑돼지 수육을 갈치젓에 묻혀 싸 먹어봅니다.
소박한 외부전경입니다.
'안거리밖거리', 이름도 조금 독특하지요?
제주도식 초가집 가옥의 구조에서 안채를 안거리, 그리고 바깥채를 밖거리라고 부릅니다. 출가를 하기 전에는 자식들이 밖거리에서 기거를 하지만, 장성한 자식이 출가를 하여 살림을 차리게 되면 이부터는 안거리를 자식에서 물려주고 부모는 밖거리에서 기거를 하는 것이 제주지방에서 내려오는 풍습이랍니다.
소박한 서귀포의 맛집인 안거리밖거리 주변으로는 서귀귀포 미항과 천지연폭포, 그리고 새연교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으며, 이중섭 거리가 불과 1분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답니다. 근처를 여행 중이시라면 한번쯤 들러보면 좋을 맛집입니다.
맛집정보: 전국맛집, 제주도맛집, 서귀포맛집, 안거리밖거리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송산동 584-3(T.064-763-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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