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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카페

신설오름, 제주도 몸국의 대명사

by 광제 2012.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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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돼지, 다름바리는 못먹어도...

이건 맛을 봐야 제주를 다녀갔다 할 수 있을 것!

제주도에 수많은 토속 음식들이 있지만 수백 년이 지나도록 지금도 제주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이라고 하면 단연 몸국입니다. 사는 것이 어려웠던 시절이라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토속음식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예로부터 귀했던 재료가 들어가기 때문이지요. 몸국의 주재료로는 돼지고기, 그리고 해조류의 일종인 모자반입니다. 모자반은 쉽게 구할 수 있었지만, 먹고살기 힘든 시절에 돼지고기는 귀할 수밖에 없었지요. 때문에 잔칫집이나 상가집 등이 아니면 쉽게 맛볼 수 없었답니다.

그래서 제주사람들에게 몸국은 언제나 그리운 음식중의 하나였습니다. 과거에는 집에서 대소사를 치르곤 했지만 요즘은 대부분 식장에서 모든 걸 해결해 버리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날이 갈수록 향토색이 짙은 몸국을 맛본다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몸국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들이 여럿 있지만 갈 때마다 실망을 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된 몸국 전문점을 만났습니다.

제주사람들에겐 숨겨진 맛집으로 많이 알려져 있어 오래전부터 소문으로는 듣고 있었지만 직접 찾아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세찬 바람이 부는 겨울이라 속이 든든하고 따뜻한 몸국 한 그릇이 더더욱 그리워지는 때입니다. 제주사람들에게 수백 년 동안 사랑 받아온 토속음식인 몸국, '신설오름'이라는 조그마한 음식점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끼니때가 맞춰간 것이 아니기에 사람들은 없었지만 아담하고 포근한 실내의 분위기가 그리 싫지는 않았습니다.

이집의 차림표입니다.

저희가 먹을 몸국이 6천원, 큰 것은 곱빼기 요금을 받는 것으로 보니 아마도 전골냄비에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명이 한꺼번에 먹으면 좋을 듯...몸국에 사용하는 재료들은 당연히 순수 제주산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몸국보다도 더욱 눈에 띠었던 것은 다른 메뉴의 가격들입니다.

가격들이 하나같이 저렴합니다. 특히 만 원짜리 고등어구이는 제주도내 음식점 숱하게 돌아다녀봤지만 이곳에서 처음 봅니다. 원산지 표시도 정확하게 해 놓았습니다.

우리가 맛볼 몸국입니다.


무엇보다도 밑반찬이 단촐합니다.

달랑 김치 하나에 콩나물무침,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멸치젓(맬젓) 쌈용 배추잎이 전부입니다. 보기에는 형편없어 보이지만 이게 바로 순수 제주도식 밥상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수북이 올라온 밥공기가 넉넉한 인심을 말해 주는 것 같네요.


이게 바로 몸국입니다.
몸국에는 이렇게 고춧가루를 쳐서 먹는 것이 제 맛입니다.


고추가루를 휘휘 저어줍니다.

붉은 기가 살짝 돌고 있는 몸국,
풋풋 모자반이 가득 들어있고 걸쭉해 보이는 뽀얀 국물을 보니, 먹어보지 않았어도 어떤 맛이 날지 대충 짐작이 갑니다.

몸국이란?

돼지고기를 삶고 난 후, 그 국물에 갖은 양념과 고기의 내장 일부 그리고 고기를 발라 낸 뼈를 넣어 진한 국물이 우러나게 푹 고아낸 후, 뼈에서 우러나온 고깃덩이와 푹 삶아진 모자반을 집어넣고는 소금으로 간을 한 후, 파와 고추를 썰어 넣으면 바로 몸국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몸'이란 말은 해조류의 일종인 모자반의 일컫는 제주어입니다. 제주해녀들이 세찬 겨울을 이겨낸 영양식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국물이 정말 걸쭉합니다.

한 수저 떠봅니다.

'맛있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돼지고기의 담백한 맛과 모자반의 바다 냄새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습니다.


적은양이지만 수제비도 들어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맬젓(멸치젓),
제주도 사람들이 예로부터 가장 즐겨 먹었던 밑반찬중의 하나입니다.


맬 젓은 이렇게 배추쌈을 싸먹은 것이 가장 맛있습니다.
콩잎에 싸먹으면 더욱 맛있는데...;;


오늘도 남김없이 싸악 비웠습니다.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지금까지 먹어본 음식점에서 만드는 몸국 중에 단연 으뜸입니다.



제주도 색이 가장 짙은 음식이 바로 몸국입니다.

제 아내도 제주에서 태어났지만 처음에는 거북해 하던 음식이 바로 몸국입니다.
하지만 한번 먹어보고 나면 그맛을 쉽게 잊을 수 없는 음식이 몸국이기도 하지요.

제주도에서 유명하다는 흑돼지는 못 먹어도....
다금바리 같은 생선회는 먹지 못하더라도....이몸국 만큼은 반드시 먹어봐야 제주를 다녀갔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집에는 돔베고기도 맛있다고 합니다.
다음에는 돔베고기 한번 먹으러 다시 와야겠습니다. 구제주 일도지구에 있습니다.

맛집정보: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일도2동 377-12(T.064-758-0143)

영업시간: 아침 11시~다음날 새벽 5시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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