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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에 계속된 냉방기기 사용으로 인해 전력사용치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급기야 전력경보까지 발령되고 정전사태가 속출하였습니다. 정부에서는 에어컨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를 하고 있지만, 사람이 죽을 것 같은데 어찌 견디냐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견딜 수 있는데 까지는 견뎌봐야 할듯합니다.
연일 계속되는 열대야도 언제면 그칠지 모르겠습니다. 못 견디게 무더운 날씨의 연속이지만 마냥 에어컨에 의지할 수만은 없지요. 갖은 방법을 다 써 봅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씩 찬물로 샤워를 해보지만 그 때뿐입니다.
어떻게든 더위를 이겨내야 하겠는데, 정말로 방법이 없는 것일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난해 방송과 인터넷에 소개되어 관심이 집중됐던 '선풍기로 열대야를 이기는 노하우'가 떠올랐습니다. 언제든 기회가 되면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방법이었는데, 요즘 같은 날씨면 실험을 해보기엔 더없이 좋습니다. 말로만 듣던 선풍기 효과, 얼마나 대단한지 직접 해봤습니다.
직장에는 다행히 냉방기를 가동한 덕에 더운 줄을 모르고 지냈지만 퇴근 후 집에 들어오자마자 후텁지근한 기운이 온몸을 엄습합니다. 집에 들어온 시간이 밤11시였음에도 낮 시간 동안 받았던 뜨거운 열이 식혀지지가 않은 탓입니다. 콘크리트 건물의 최대 단점이지요.
온도계를 보니 무려 섭씨31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정도 기온이면 한낮에도 못 견디게 무더운 기온인데, 한밤중에 이정도면 열대야 중에 열대야입니다.
온도계가 잘못됐나 싶어 방안에 붙어있는 보일러 온도계를 살펴봤습니다.
실내의 온도 섭씨 32도!, 가만히 있기만 해도 땀줄기가 등을 타고 흐르는 열대야의 밤입니다.
온도계를 들고 창문 밖으로 나가봤습니다.
이유는 바로 실험다운 실험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선풍기로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은 바로 외부의 온도가 현격하게 낮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내의 온도와 외부의 온도가 별반 차이가 없다면 선풍기 효과는 거의 없다고 봐야합니다. 다행히 외부의 온도가 섭씨26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비교적 시원한 바깥 날씨입니다. 이정도면 아주 좋은 효과가 나타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서둘러 실험을 시작하였습니다. 선풍기를 창문 위에 안전하게 올려놓은 뒤, 사진처럼 블라인드를 내려 빈 공간을 차단합니다.
못 쓰는 달력이나 넓은 종이가 있다면 스카치테이프를 이용해 막아놔도 상관없습니다. 이렇게 방안으로 통하는 공간은 선풍기의 날개부분과 아래 선풍기의 기둥부분만 남겨 놓으면 됩니다.
그리고 방안으로 통하는 문도 닫아 놓습니다.
공기의 흐름은 오직 창문을 통해서만 흐르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원리는 위 사진과 같습니다.
방안의 더운 공기는 선풍기의 힘에 의해 강제로 외부로 분출되고 이에 따른 외부의 시원한 공기가 방안으로 유입이 되는 것이지요. 이와 같은 원리 때문에 외부의 공기가 실내공기보다 많이 차가울수록 효과는 더욱 좋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효과는 어땠을까요.
정확히 27분 후에 수은주가 가리키는 기온입니다.
10분정도에서 한번 체크를 하려고 했는데, 딴 짓을 좀 하느라 놓치고 말았습니다.
선풍기를 돌리기 전보다 4~5도 정도 떨어진 걸 보니, 10분만 돌려도 시원함이 느껴질 것 같은 예감입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런 효과를 보기위해선 반드시 외부의 온도가 실내온도 보다 많이 낮아야 한다는 점, 그러기 위해서는 뜨거운 태양빛이 내리쬐는 낮 시간 보다는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한밤중이 제격이라는 것입니다. 열대야로 잠 못 드는 밤에 딱! 입니다.
보고 듣기만 했던 선풍기로 실내온도 낮추는 법, 과연 얼마나 시원해질 수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걸 직접 해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네요. 전기료도 아끼고 열대야도 물리치고, 여러분도 한번쯤 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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