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어난 경관의 곽지 해수욕장에 세워지고 있는 인공해수풀장

 

제주도의 곽지 해수욕장에 인공풀장이 들어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SNS을 통해서입니다. 사람마다 이에 대한 의견은 다를 수가 있지만, 글을 올린 유저는 풀장이 들어서게 됨으로서 기대가 된다는 내용도 덧붙였습니다. 이름난 명소인 해수욕장에 인공 풀장이 들어선다는 것, 과연 우리 모두가 바라는 일이었고 기대할만한 일일까요? 인공풀장이란, 바다나 계곡이 없는 환경에서 물놀이를 기반으로 한 유원지를 만들 때 필요한 시설입니다. 이런 원론적인 얘기는 차치하고라도, 과연 곽지 해수욕장에 풀장이 필요했을까만 놓고 얘기를 해볼까합니다.

 

제주시의 애월읍에 있는 곽지해수욕장은 인근에 있는 협재해수욕장, 동부권에 있는 김녕해수욕장과 더불어 물빛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정평이 나 있는 곳입니다. 물빛이 아름답다는 얘기는 곱디고운 백사장에 기반 합니다. 거론한 해변 모두는 제주도를 넘어 대한민국에서 으뜸가는 고운 백사장을 간직한 해수욕장이기도합니다. 세곳 중에 이곳 곽지해변은 백사장의 길이 350미터, 평균수심이 1.5미터에 지나지 않아 어린이등 가족단위의 피서객들이 자주 찾는 낭만적인 해변이기도 합니다.

 

 

눈부신 경관을 갖고 있는 곽지해수욕장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해변의 백사장위에 콘크리트 구조물인 인공풀장이 들어선다는 것입니다. 이미 착공이 시작되어 상당한 부분에 있어 공정이 진행되었고, 풀장의 윤곽이 다 드러난 상태입니다. 올여름 해수욕장 개장과 맞물려 동시에 개장하려는 계획을 갖고 공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곽지해수욕장

 

개인적으로는 처음 알았지만, 곽지 해수욕장에 인공풀장이 들어서는 계획은 이미 진행이 되었던 사안으로 보여 집니다. 제주해변을 명품관광지로 꾸미겠다는 기치아래 총 사업비 8억원(국비3억, 지방비5억)을 들여 워터슬라이드를 비롯하여 각종 놀이기구와 휴식 공간을 설치한다는 것입니다. 사업은 제주시청 해양수산과에서 진행하는 것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해수욕장 주변으로 풀장이 만들어져 피서객들이 안전한 물놀이를 가능하게 하고 다양한 체험과 함께 보다 많은 사람들을 찾아오게 하는 것은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이미 제주도에는 화순과 이호, 남원과 토산리 하모리 등 다섯 곳에서 풀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다섯 곳 중 남원, 토산, 하모리는 백사장이 없는 곳에 만들어진 풀장이고, 화순과 이호 두 곳만이 해수욕장을 이용해 만들어진 풀장입니다.

 

곽지해수욕장과 비슷한 환경에서 만들어진 풀장으로는 화순과 이호 두곳으로 압축이 되는데요, 아시다시피 화순은 해수욕장 인근에서 솟아나는 용천수를 이용한 담수풀장으로 이곳에 가면 해수와 담수로 다양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잇 점이 있습니다. 이호 해수욕장은 바닷물을 이용하긴 하지만, 기존 해수욕장이 급격하게 깊어지는 곳이 많아 늘 위험이 내재되어 있었고 또한 부유물이 많아 바다에 들어가기 꺼리던 피서객들에겐 기다리던 시설이었습니다.

 

 

백사장을 크게 잠식하지 않고 환경피해를 최소화해 특화 상품에 성공한 화순해수욕장(좌)과 이호해수욕장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화순해수욕장에 시설된 용천수풀장은 기존 백사장과 전혀 인접이 안 되는 곳에 시설이 되었고, 이호해수욕장 또한 기존의 백사장은 최대한 유지를 하면서 기존에 거의 쓸모가 없었던 언덕을 이용하여 설치를 함으로서 공간적 효율성에서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백사장을 침해하거나 잠식하는 일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곳 곽지 해수욕장의 상황은 아주 다릅니다.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려고 찾아 갔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이곳에 만들어지는 풀장은 백사장의 한복판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난히 하얀 모래를 간직하고 있어 예쁘기로 정평이 나 있는 곽지해수욕장의 백사장, 이 백사장 한복판에 길이 50미터에 넓이가 40미터나 되는 대형 풀장이 떡하니 들어서게 되는 것입니다. 기존 350미터에 이르는 백사장의 길이는 대폭 줄어들고, 백사장에서 낭만적인 모래찜질이나 선탠을 했던 공간도 대폭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콘크리트 구조물에 아름다운 백사장이 잠식당하는 상황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백사장을 파헤쳐 콘크리트 구조물 기초를 세운 모습

 

백사장을 파헤쳐 콘크리트 구조물 기초를 세운 모습

 

백사장을 파헤쳐 콘크리트 구조물 기초를 세운 모습

 

멀리서 바라본 모습

 

멀리서 바라본 모습

 

지금 제주시에서 무슨 일을 벌이는 것인지 알고나 있을까요? 근래 들어 지구 온난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으로 전국 각 지역의 해수욕장 백사장이 급격하게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부산지역에선 해수욕장의 모래가 유실되어 매년 십 수억 원을 들여 백사장으로 모래를 퍼 나르기도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해수면 상승도 있지만, 백사장 주변의 무분별한 개발이 모래 유실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백사장을 지키려는 노력은커녕 오히려 백사장을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최근 제주도는 중국자본에 의한 무차별적인 난개발로 환경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아주 드세게 일고 있습니다. 물론 제주도에서 허가를 해줬으니 가능한 일이겠지만, 중국자본만 나쁘다고 욕할 것이 아닙니다. 제주시 스스로가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황폐화 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하늘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인공해수풀장(50미터×40미터)이 들어서는 공간

 

인공풀장을 건설하는 이유를 들어보니, ‘주민들의 오래된 숙원사업’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해수풀장이 만들어지면 가족과 연인들이 즐겨 찾는 여름철 관광명소의 입지를 다지고, 어린이들도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피서객을 유치하기 위한 단순한 명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평균수심 1.5미터로 제주도내에서 가장 안전하게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해수욕장이 바로 이곳이란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숙원사업이라고는 하나 이렇게 환경을 훼손하고 백사장을 잠식하며 인공수영장이 만들어지는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입니다.

 

독특한 해변의 특징을 살리고 지역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즐길 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곳 곽지해수욕장 한복판, 백사장을 잠식하면서까지 건설되는 인공해수풀장은 특성을 살리기 보다는 생태계와 환경은 뒷전이고 돈벌이에만 급급한 꼴불견으로 밖에 보여 지지 않습니다.

 

 

기존의 모습(좌)과 현재의 모습

 

다른 지방에서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더불어 해변과 고운 백사장을 지니고 있는 제주도를 너무나 부러워합니다. 이런 해수욕장을 갖고 있다는 것에 제주도민은 무한한 자긍심을 갖고 있습니다. 인공풀장은 이러한 천혜의 조건을 갖고 있지 않은 곳에서나 있을 법한 일인 것입니다. 누구나 부러워하고 세계에 내놔도 떨어지지 않은 아름다운 공간에 시멘트를 들이 붓다니요. 기가 찰 일입니다.  


돈을 들여 자연을 망가뜨리는 꼴입니다. 무려 8억입니다. 수십 년이 지나 이미 망가진 자연을 복구하려면 80억?, 800억? 아니, 영원히 복구 못할지도 모릅니다. 제주도를 끔찍이 사랑하는 도민의 한사람으로서 도무지 그냥은 지나치질 못하겠습니다. 욕을 먹더라도 할말은 해야겠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쏟아 부은 시멘트 그대로 걷어내고 원래의 백사장으로 돌려놓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지금 제동을 걸지 못하면, 아름답기로 소문 난 협재, 김녕 등 제주도의 다른 해수욕장에서도 너나없이 달려들어 콘크리트를 들이 부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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