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자암에서 느껴보는 제주불교 성지 순례길의 가을

가을이 깊어가는 고즈넉한 사찰, 존자암


한라산 영실코스의 매표소 주차장에서 정북 방향으로 바라보면 조그마한 사찰 입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약1km를 걸어가면 존자암을 만날 수 있는데요, 가을철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제주의 불교 성지순례길 중 두 번째로 만들어진 ‘정진의 길’이기도 하여 조용히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제주불교성지순례길은 지금까지 총 4개의 코스가 만들어졌는데요, 제주도 각지에 존재하는 사찰과 사찰을 잇는 도보여행길로, 제주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함께 제주의 불교역사를 체험하고 제주 선조들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문화 탐방로이기도 합니다.

2012년 10월 ‘지계의 길(구도의 신행)’이 처음 개장되었고, 2013년 10월에 이곳 존자암에서 시작하는 ‘정진의 길(수행의 신행)’이 만들어지고, 2014년에는 ‘보시의 길(전법의 신행)’이 그리고 바로 어제인 2016년 11월 6일에는 ‘선정의 길’이 개장되었고 내년에는 ‘인욕의 길(존자의 신행)’과 ‘지혜의 길(회향의 신행)’이 개장됩니다.  

존자암이 속해 있는 정진의 길 순례길은 18.2㎞로 존자암을 왕복한 뒤 다시 영실주차장에서 하원수로길 입구까지 이동한 후 연물을 거쳐 법정사지에서 돌아오게 되는데요, 오늘은 영실주차장에서 존자암까지 왕복 2km에 펼쳐진 풍경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가을 단풍이 절정기에 접어들어 한라산을 찾는 발길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한라산은 어느 코스를 가든 주말이면 이렇게 차량들이 넘치는데요, 어쩔 수 없이 갓길 주차를 해야 하는 실정이기도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좋겠지만, 영실코스가 있는 1100도로 노선은 버스도 그리 많은 편은 아니라서 등산객들이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년 후반기에 한라산 등산이 예약제로 바뀌면 조금은 교통체증에서 벗어 날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영실코스에는 주차장이 두 곳이 존재합니다. 이곳은 매표소가 있는 주차장으로 이곳에서 북쪽방향으로 바라보면 사진에서처럼 사찰입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제주불교 성지 순례길로서 불심을 따르는 사람들은 물론 자연을 벗 삼아 도보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제법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길가에는 모노레일도 놓여져 있습니다. 모노레일의 용도는 영실주차장에서 사찰까지 무거운 짐을 실어 나르는 용도인데요, 사람들이 편해지자는 욕심이 강해질수록 아름다운 풍경에 있어서는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조금은 안타깝습니다.



가을이 깊게 물들어 가는 존자암 길입니다.



한라산 단풍은 해마다 강풍에 시달려왔는데요, 하필 단풍이 곱게 물드는 시기만 오면 태풍이나 비바람이 강하게 불어 닥쳐 물들어 가는 단풍을 떨구곤 하였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미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는 나무들도 있지만, 아직 채 물들지 않은 단풍들도 많이 눈에 띱니다.



가을이 내려앉은 존자암길



존자암길에 무수히 떨어져 내린 도토리들



기암괴석 위에서 꿋꿋이 자라고 있는 나무들, 간혹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광경들도 눈에 들어옵니다.



영실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이곳을 거쳐 내려갑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의 열매도 보입니다.



 


한라산에는 바람이 많아서 단풍이 곱지 못한 것이 흠입니다.



 


 


 


 


 


가을에 심취하여 걷다보면 어느덧 존자암이 눈에 들어옵니다.



존자암으로 오르는 돌계단입니다. 돌계단이 독특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툭 잘라내고 계단을 만들 수 있었겠지만 나무를 피해 계단을 쌓아 올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그루의 나무라도 소중히 여겼던 사찰 스님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곳 존자암은 ‘존자암지’라고도 부릅니다. 실제로 존자암은 2천4백여 년 전에 세워진 한국 최초의 사찰이었을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절터라는 얘기가 됩니다. 한라산 산중 깊은 이 곳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절터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우리나라에 불교가 처음 전래된 것은 고구려 소수림왕2년(372)인데, 이보다 앞선 48년에 가야의 시조인 김수로왕이 인도의 불교국가 아유타국에서 배를 타고 온 공주 許黃玉과 혼인했다는 설화 등을 근거로 가야 불교가 고구려보다 3백여 년 전에 남방 해양 루트를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이 학계에서 제기되어 왔습니다. 또한 제주 불교는 가야 불교보다 400여년 앞서 남방 해양 방면으로부터 전래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1520년 8월 제주도에 유배 온 충암 김정이 지은 [존자암중수기]에 따르면 '존자암은 삼성(고.양.부)이 처음 일어날 때 창건되었는데 제주. 대정. 정의현이 솥발처럼 된 이후 까지도 오래도록 전해졌다. 4월이 되면 좋은날을 가려 삼읍의 수령들 가운데 한사람을 선정하여 이 암자에서 목욕재계하고 재사를 지내도록 하였는데, 바로 이것이 국성재(國聖齋)이나, 지금은 이재를 폐한지 7~8년이 되었다.' 고하여 존자암은 이미 오래전에 창건되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존자암의 대웅보전입니다. 이곳은 기도도량으로 많은 불자들이 다녀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최초의 사찰이었음을 크게 뒷받침 해주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16 아라한 중 탐라국 제6존자 발타라존자가 2550년 전 인도에서 모셔 온 세존사리탑이 이곳에 성스럽게 모셔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즉, 발타라 존자가 불법을 전하기 위하여 이곳 탐몰라주(제주도)에 와 수행하면서 불교를 전하였던 도량인 것입니다.



존자암지에 있는 세존사리탑, 2천5백 년 전 인도에서 모셔온 것입니다.

존자암지의 세존사리탑은 제주석으로 만들어진 도내 유일의 석종형 사리탑으로 유려한 곡선미와 세련된 조각미를 지녔습니다. 지대를 단단히 다진 후 고려시대의 특징인 8각의 기단을 구축하여 그 위에 괴임돌을 놓고 탑신을 얹어 옥개석을 동일석으로 만들었습니다. 위에 놓인 하대를 옆에서 깎아 들어가 직경 23cm의 사리공(舍利孔)이 돌출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뜻 깊은 불교성지인 존자암은 최근에야 복원이 되었는데, 서귀포시는 '동국여지승람'을 비롯한 옛 문헌에 기록으로만 남아 있는 존자암지(尊者庵址)에 대한 정비사업을 1992년부터 총 사업비 22억여 원(국비 7억7000여만원 포함)을 들여 추진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정비사업의 핵심인 존자암지 대웅전과 국성재각(國成齋閣) 등 주요 건물에 대한 복원공사를 2001년부터 추진해 2002년 마무리하여, 2002년 11월 3일 오전 한라산 해발 1200m 속칭 '볼래오름'중턱에 위치한 존자암지에서 대웅보전과 국성재각 낙성식과 만등불사 대법회를 거행했습니다. 이로써 탐라시대의 사찰로 전해지던 한라산 영실 인근의 존자암(尊者庵)이 350여 년 만에 제 모습을 찾은 것입니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한번 걸어 보시길 바랍니다.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제주의 자연 풍광으로 오감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제주불교 성지 순례길인 존자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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