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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비경

제주의 오름에서 만난 희귀 야생화 변산 바람꽃 녹화

by 광제 2017.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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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오름에서 만난 희귀 야생화 변산 바람꽃 녹화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얼마 전에는 야생화를 찍으러 다녀왔습니다. 카메라를 처음 들고 다닐 때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것이 야생화 접사였는데, 몇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야생화 출사를 떠나봅니다. 그것도 자의에서가 아닌 타의에서 말입니다.

새봄이 시작되면서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야생화들도 서서히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데요, 저는 오래전부터 눈 속에서 피어나는 노란 세복수초를 찍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진즉에 알고 있었습니다.

세복수초가 꽃을 피우는 시기도 잘 맞춰야 하지만 눈이 적당한 높이로 쌓여 있어야 제대로 된 그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시간과 기다림의 끈질긴 노력이 없이는 담아낼 수 없는 결과물인 것이지요. 더욱이 저처럼 게을러서는 아예 꿈도 못 꿀 일인 것입니다. 그래서 어렵게 담아낸 근사한 사진을 볼 때면 찬사를 아끼지 않게 됩니다.

며칠 전에는 지인의 손에 이끌려 제주도의 한 오름엘 올랐습니다. 딱 이맘때쯤이면 겨울이 채 가시지도 않은 딱딱한 지면을 뚫고 오르는 하나의 생명은 그 자체로도 신비로운 광경일 수밖에 없습니다. 새 생명이 움트는 제주의 오름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울창한 삼나무 숲으로 스며드는 아침햇살이 아주 신선한 청량감을 줍니다. 오름으로 향하는 길은 이렇게 낭만적입니다.

겨울을 나면서 대지는 바짝 메말랐어도 제주도 깊은 곶자왈 지역은 푸른 이끼가 자연의 신비로움을 더해줍니다. 태양은 중천에 떠올랐지만, 여전히 음습한 가운을 품고 있는 오름의 능선...

저는 솔직히 아무 때나 올라도 피어 있는 야생화는 쉽게 볼 수 있는 줄 알았습니다. 이런 단순 무식쟁이....그늘이 지면 꽃잎을 움츠리고 빛이 스며들어야 잎을 벌려 꽃술을 드러내는 단순한 이치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세복수초와 변산 바람꽃으로 유명한 이곳, 아직 부족한 빛으로 인해 꽃잎을 잔뜩 움츠리고 있는 변산 바람꽃을 만납니다. 곱게 꽃단장하고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는 어여쁜 색시를 닮았습니다. 그래서 변산 바람꽃을 변산아씨라고 달리 부릅니다.

변산 바람꽃은 전북 부안군에 있는 변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한라산과 지리산 그리고 변산 지방의 낙엽수림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입니다. 나무 아래, 습한 지역이나 빛이 잘 스며드는 곳에 자랍니다.

사진에서는 커 보일지 모르지만 키는 아주 작습니다. 5~8㎝가량이라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잘 눈에 띠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변산 바람꽃은 세복수초와 함께 봄이 왔음을 알리는 대표적인 야생화라 할 수 있습니다.

나뭇가지를 뚫고 이끼바위틈으로 빛이 스며들고도 얼마의 시간이 흘러야 고운 자태를 드러냅니다.

봄의 전령사, 세복수초의 모습도 눈에 띱니다.

DSLR카메라를 처음 접할 때, 야심차게 접사를 찍어보겠노라고 장만해뒀던 60mm 매크로 렌즈를 이제야 사용해 봅니다.

이끼바위틈을 살피다 조금은 다른 색을 가진 변산 바람꽃을 만납니다. 줄기와 꽃받침도 녹색, 수술까지도 모두 녹색을 띠고 있습니다. 변이종인 변산 바람꽃 녹화입니다. 변이종이라 더욱 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설사 있다고 해도 못보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고 어떤 때는 눈에 띠는 사람에게만 집중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답니다.

이곳에는 녹화 변산아씨가 무려 넷이서 고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따스한 햇볕을 받아 꽃잎을 활짝 벌리고 암술과 수술을 드러낸 희귀종 녹화 변산 바람꽃은 볼수록 신비롭고 아름다웠습니다.

아직 채 녹지도 않은 거친 대지를 저 연약한 줄기가 어떻게 올라오는지 생명은 언제나 신비롭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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