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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흉물 철재다리 용머리 해안, 일 년 뒤 찾아가보니

by 광제 2017.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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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 철재다리 용머리 해안, 일 년 뒤 찾아가보니

“감시자의 역할 소홀히 한 탓에 방치된 흉물” 

180만 년 전 수중폭발에 의해 만들어진 수성화산채로서 오랫동안 층층이 쌓여 이루어진 사암층 중 하나인 제주 용머리 해안, 산방산 기슭에서부터 바다로 뻗어 내려간 형상이 마치 용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 바로 용머리 해안인데요,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에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이 되고, 2011년에는 천연기념물 526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해 이곳에는 천연 암석위에 볼트를 박고 콘크리트로 완성한 철재다리하나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지요. 2014년 11월, 이곳을 지나가던 관광객이 절벽에서 떨어진 낙석에 맞아 부상을 당하면서 전면 통제 후 안전진단을 거친 후에 약간 우회하여 사람들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바로 철재로 된 다리였습니다.

그런데 이 철재로 만들어진 보행용 다리가 주변의 경관을 완전 무시한 채 만들어져 있어서 제 블로그를 통해서 흉물스럽다는 지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해 7월30일의 일이었는데요, 아래는 당시의 제가 올린 글입니다.

http://jejuin.tistory.com/1840

이글을 올리고 난 뒤,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각종 언론에서 집중 보도를 하기에 이르렀죠. 주먹구구식으로 안일하게 일처리를 한 행정의 결과물이었죠. 언론의 집중보도와 여론의 관심은 결국 주변경관과 어울리게 리모델링을 실시하겠다는 관계기관의 답변을 받아내기에 이릅니다. 불과 일주일 만이었지요.

당시 보도 자료로 나왔던 내용을 살펴보면, ‘상판을 제주석으로 재배열’, ‘하단부 교대 색상교체’, ‘철재난간 철거’, ‘자연질감의 판석배치 등, 이질감이 드는 부분을 재차 시공하여 주변경관과 잘 어울리도록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가 바로 지난해 8월8일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정확히 일 년이 지났습니다.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합니다. 들리는 소식은 없고, 직접 가서 눈으로 보지 않으면 상황을 알 길이 없었습니다. 딱 일 년이 되는 날 다시 찾아가봤습니다.

용머리해안을 안전하게 출입하기 위해서는 물때를 잘 확인해야합니다. 탐방로가 물에 잠기면 출입을 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쉽게 갈수 없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비교적 저렴한 관광지 위주로 많이 다녔던 중국인 관광객들. 성산일출봉, 섭지코지와 더불어 이곳 용머리해안도 단체 중국인 관광객들이 아주 많이 찾는 곳 중에 한 곳이었는데, 최근 사드보복으로 중국인들의 발길이 줄면서 이곳 또한 많이 여유로운 모습입니다. 

여유롭게 용머리해안의 정취를 즐기며 돌아 나오는데, 지난해 이슈가 되었던 철재다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정말 궁금했던 곳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지난해 이 철재다리를 시공했을 때와 하나도 달라진 점이 없었습니다. 일 년이란 시간동안 해풍과 파도에 많이 시달렸는지 밝은 색이었던 판석이 어둡게 변한 것 말고는 그대로입니다.

철재난간도 그대로이고, 암석에 박아 놓은 스텐레스 볼트도 잘 버티고 있는 것을 보니 염분에 강한 스텐레스를 사용했나 봅니다. 하지만 철재로 만들어진 교각 기둥 부분에서는 이미 부식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파도치는 해안에 철재로 된 다리, 염려했던 부분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아직까지 행정의 움직임은 없어 보입니다. 늦어지는 걸까요? 아니면 리모델링 계획이 취소가 된 것일까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기대하며 시간이 흘러 사람들로부터 잊혀지기를 바라는 것일까요? 행정에 문의를 해본 결과, 설계용역실시가 좀 늦어지고 있다는 답변이 전부였습니다. 언제쯤이 될지도 기약이 없습니다.   

여론이 집중될 때 앞 다퉈 보도를 했던 언론들도 이제 관심 밖으로 밀려난 지 오래입니다. 어느 언론사 하나 들여다  보지 않았습니다. 이슈를 따라다니기에 급급하고 감시자의 역할을 소홀히 한 탓입니다. 뜨겁게 끓어오르다가 쉽게 식어 버리는 우리의 냄비근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기에 더욱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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