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색카페, 풍경이 예쁜 카페루나

       

제주도 이색카페, 풍경이 예쁜 카페루나

"주변 경치가 아름다운 갤러리카페 "

요즘은 카페투어만을 위해 제주도를 찾는 분들도 정말 많은 것 같더라고요. 자연이 아름다운 제주도, 보고 즐기는 여행을 마다하고 카페투어가 웬 말이냐 하고 처음에는 생각했는데, 실제로 카페를 다녀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랍니다.

예쁘고 톡톡 튀고 아담하고 개성이 넘치는 카페들이 속속 생겨나는 제주도, 예전에는 해안도로를 중심으로 많이 생겼는데, 요즘은 중산간 풍경이 예쁜 곳에는 어김없이 카페가 들어서고 있더군요.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과열에 죽을 맛이지만, 이용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골라갈 수 있는 재미가 있으니 이 또한 아이러니입니다.

얼마 전에는 제주시 구도심지의 100년 된 카페를 소개해드렸는데요, 이번에는 까무러치게 풍경이 아름다운 중산간 카페 한곳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남국의 정취가 한껏 묻어나는 곳으로 제주 서남부를 여행하시다가 잠시 쉬어 가면 좋을 곳에 위치하고 있으니 눈여겨 봐두셨다가 한번쯤 들러보면 좋을듯합니다.

요즘 뜨는 여행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제주의 서남부, 서귀포의 서쪽, 평화로를 타고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산방산이 손에 잡힐 듯 시야에 들어옵니다. 구름에 휩싸인 모습은 신령스럽기까지 합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심취해보고도 싶지만 차량들이 오가는 길이라 그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그림 같은 비경을 눈앞에 둔 채 화순리에 다다를 즈음, 눈에는 잘 띠지 않지만, 조금 전 속앓이를 했던 그 풍경을 마주하고 있는 조그마한 카페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예쁜 잔디밭과 그곳에서 앉아 쉴 수 있는 의자, 안에는 제주의 풍경 곳곳을 담아 걸어놓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갤러리 카페, 카페루나입니다.

마침 찾아간 날이 평일이고 오전시간이라 사람들이 없는 조용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럴 때는 마음 놓고 카페 내부를 살피고 다닐 수 있어서 아주 좋습니다. 얼마 전에는 자세히 살피지 못했는데 오늘은 여행자의 느낌으로 살펴봐야겠습니다.

안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면서 인상적인 것이 바로 창밖으로 보이는 산방산의 풍경입니다. 워낙에 빼어난 비경인지라 구름도 쉬어 간다는 그 유명한 산방산입니다. 그렇게 구름 모자를 쓰고 있을 때 이곳을 찾았다면 횡재한 것입니다.

차 마시며 쉬러 왔는데 무슨 풍경이 그리도 중요하냐 할지 모르지만, 주문해 놓은 커피가 식는 줄도 모르고 풍경에 빠져 들었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이곳을 찾은 목적이 뒤바뀐 셈이 되는 거지요.

이미 식어버린 커피 잔을 그대로 둔 채 밖으로 나가봅니다. 건물 자체는 그다지 독특하지 않고 평범하지만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지니 이 또한 그림 같은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가까이에는 지금까지 역설한 산방산이 손에 잡힐 듯 서 있고, 멀리 송악산과 형제섬, 그리고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을 마주합니다. 겨울철 해가 떨어지며 산방산 허리에 붉은 빛이 물들 때는 환상적인 모습이 연출된다고 합니다.

갤러리 '카페루나'


갤러리 '카페루나'

내부에는 액자그림들이 또 한 번 시선을 잡아끕니다. 걸린 작품 대부분이 제주도를 배경으로 담아낸 그림들, 딱 봐도 제주도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 작가인지 알 수가 있습니다. 나는 언제쯤 이런 사진들을 찍어보나 생각하게 합니다.  

제주의 아픈 역사를 담아낸 작품도 눈에 띠어 잠시 들여다봅니다. 제주4.3은 언제는 제주사람들을 숙연하게 만듭니다.

발걸음을 옮겨 복도에도 많은 작품들이 걸려 있습니다. 화장실을 찾으러 나왔다가 내가 왜 나왔는지를 깜빡 잊고 말았습니다.

주인장이 요즘 기타 배우기에 한창이랍니다. 기타 하나와 건반이 눈에 들어옵니다. 음악을 꽤나 즐기는 분이신 듯.

우리는 생각지도 않았던 무언가를 마주할 때 횡재했다고 표현을 합니다. 차 한   마시러 왔는데, 그것 말고도 또 다른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곳이 바로 카페루나가 아닐까합니다. 지나가다 꼭 한번 들러 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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