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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카페

6천원 보리비빔밥 정식, 오당빌레촌

by 광제 2011.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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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제주도식 보리 비빔밥에 봄 향기 물씬

-보리밥과 밑반찬, 모든 게 무한리필-

요즘 웬만한 음식점에 가면 훈장처럼 내걸린 액자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방송에 출연했던 사실을 액자에 담아 걸어 놓은 건데요, 액자들은 하나같이 눈에 잘 띠는 곳에 걸려 있어, 이를 본 손님들은 자칫 대단한 맛집이라고 지레 짐작하기도 합니다. 심한 곳은 틈이 보이는 벽에는 온통 액자로 도배를 한집도 간혹 볼 수가 있습니다. 맛집도 치열한 경쟁시대에 접어든 지는 이미 오래입니다.

반면, 모든 음식점들이 방송출연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제주도 애월읍에 위치한 오당빌레촌, 아마도 수많은 맛집들이 화려하게 온라인 공간을 수놓고 있지만 이집처럼 흔적을 찾아보기 힘든 집도 없더군요. 이유는 이 음식점의 마인드에서 찾아 볼 수 있답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밀려드는 손님과 독특한 맛에 반해 단 한 개의 액자도 찾아 볼 수 없었던 이유를 이렇게 말한 것이 기억납니다.

"찾아오는 손님들 시중하기도 바쁜데, 언제 방송출연 한답니까. 우선은 맛을 알고 찾아오는 사람들께 최선을 다해야지요."

그렇다고 해서 방송출연 요청이 전혀 없었던 것은 전혀 아니더군요. 하지만 극구 사양을 했답니다.

시골 할머니댁에 온 듯, 정겨운 느낌을 주는 외관(현재는 다른 건물로 이전) 
 
제가 이 음식점을 알게 된 건 약 2년 전이었습니다. 제주도의 중산간 도로에 위치하고 있어 눈에 잘 띠지 않는 것도 그렇지만, 겉으로 보기에 음식점이라곤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외부 분위기, 달랑하나 내걸린 입간판에도 밑에 음식메뉴가 조그맣게 적혀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면 식당인줄 모르고 그냥 지나치기 일쑤입니다.

물론 저 조차도 당시 자동차를 몰고 지나갔더라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네요. 천천히 걷기여행을 할 때였고 끼니때라 출출하던 참이었는데, 때마침 눈에 띤 입간판, 바깥쪽에서 보면 완전히 넝쿨에 둘러싸여 있어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고개를 갸웃거려 봄직한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음식점이었지요.


외관은 시골마을의 외진 곳에 위치한 오래된 가정집에 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정통초가에 쓰이던 나무로 된 현관문이 참으로 독특한데, 한국 사람들에 친숙한 이러한 분위기는 실내에 들어서면서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답니다. 언듯 보기에는 살던 집을 보수해서 음식점으로 꾸며 놓은 듯 보이는데, 무엇보다도 시골에 있는 외할머니 댁에 온 듯, 포근한 느낌을 주는 것이 이집만의 매력이 아닌가 합니다.

아주 독특한 실내 분위기



출입문 한지에 아무렇게나 적어 놓은 가격표가 왠지 정겨워보입니다.
 
실내의 인테리어도 눈길을 끄는 소품으로 가득합니다. 소품은 모두가 이곳의 주인장님께서 손수 마련하시고 손보고 설치를 했다고 합니다. 한지를 발라놓은 창문에 먹으로 써 놓은 메뉴판도 아주 독특합니다. 이곳도 물가의 오름세에는 견디기 힘들었나 보군요. 억지스럽게 가격을 고쳐 올려놓았음을 눈치 챌 수 있습니다. 보리밥은 예전에 5천 원 하던 걸, 천원 올려 받는군요.  

몇 가지되지 않는 메뉴이지만, 제가 이곳에 들를 때마다 먹는 메뉴는 보리밥 정식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보리밥에 갖은 야채를 넣고 강된장과 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는 보리비빔밥인데요, 비빔밥에 들어가는 풋풋한 봄내음의 야채들, 그리고 제주의 토속적인 향이 깊게 베어있는 밑반찬들을 보면, 새봄을 맞는 지금의 계절에 아주 어울리는 음식점이 아닐까합니다.

보기만 해도 구수함이 느껴지는 보리밥 숭늉

이집에서는 주문을 하고나서 자리에 앉으면 가장 먼저 내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맛이었어~!" 하며 무릎을 탁 치는 그 맛, 옛날에 시골집에서나 먹을 수 있었던 보리밥 누룽지로 만든 숭늉입니다. 구수한 숭늉으로 입가심을 하고 나서 잠깐 기다리면 밑반찬이 차려지는데, 한눈에 봐도 그 정갈함이 묻어납니다.
 

정갈한 밑반찬

보비밥에 넣고 비비게 될 양념, 고추장과 강된장


보리밥을 비비면서 양념으로 넣게 될, 강된장과 고추장, 그리고 시골의 멋을 한껏 느껴볼 수 있는 반찬들을 살펴보니, 김치라든가 숙주나물무침, 무말랭이나 브로콜리는 누구나 알 수 있지만 위에 있는 두 가지는 제주도 사람이 아니면 잘 알 지 못하는 반찬이네요. 하나는 보말(바다에서 나는 조그마한 고동을 일컫는 제주도 말)과 오분작(전복류의 어패류)을 넣어 만든 젓갈입니다. 그리고 옆에 보이는 반찬은 몸국의 재료로 쓰이는 몸(모자반)무침입니다.

기본 상차림

봄향기 물씬, 온갖 야채들이 들어있는 커다란 항아리 그릇

무한리필되는 구수한 보리밥

보리비빔밥을 먹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우선 갖은 야채들이 큼지막한 항아리그릇에 담겨져 나옵니다. 얼핏 봐도, 상추, 깻잎, 당근, 숙주나물, 버섯, 고사리, 오이, 양배추 등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약 8대2정도의 보리 비율로 만들어진 보리밥을 알맞게 넣고는 구미에 낮게 강된장과 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으면 된답니다.

보리밥을 툭툭~! 털어 놓고~

강된장과 고추장을 알맞게 넣어~슥삭~슥삭~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보리비빔밥 완성입니다.

강된장에 맛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듯, 싱그러운 야채와 구수한 보리밥의 향기가 일품이기도 하지만 모든 음식은 도기로 만들어진 그릇에 담겨져 나와 눈으로 느끼는 맛도 무시할 수 없더군요. 무엇보다도 보리밥과 야채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아무리 많이 먹어도 속이 거북스럽지 않다는데 매력이 있습니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이집만의 매력, 보리밥과 모든 반찬은 무한리필이 된다는 것입니다.
 

아~~!비빕밥의 종결자라 할만합니다.

다시한번 잊지 말아야 할 부분! 모든 음식은 무한리필입니다.
 


봄 향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의 오당빌레촌은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의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한번 찾아갔던 사람들은 잊지 않고 단골처럼 찾아가는 집이기도 합니다. 지난해에는 인근으로 제주올레 15코스가 거쳐 가기도 했는데, 약간 코스를 벗어나 있어 아쉽긴 하지만 수백 미터만 이동하면 올레꾼들도 정통 시골집의 보리밥을 경험할 수가 있을듯합니다. 시간을 투자하여 찾아가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 같은 맛집이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맛집정보: 전국맛집, 제주도맛집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 802-1번지 '오당빌레촌'(T.064-799-7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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