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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제주

귤밭에 귤이 없습니다.

by 광제 2008.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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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가 없이 앙상한 가지만, 그나마 달린 열매는 비상품 

어제는 눈발이 날리는 도로를 달려 서귀포에 귤 작업을 하러 다녀왔습니다.
조그마한 섬 지방에 날씨가 왜이리 틀리나요..제주시 도로에는 눈발이 날리며 거북이 운행을 하고 한라산에는 첫눈도 내렸는데, 서귀포에는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습니다. 남쪽은 남쪽입니다..

작년에도 이어 올해도 거르지 못하고 귤을 따러 와보니, 귤 농장 꼴이 말이 아닙니다. 귤이 달려있어야 할 나무에 달린 귤이 없습니다. 작년에는 귤이 많이 달렸으나 가격 폭락으로 인하여 감귤 농가들의 일년 농사를 망쳐 놓더니, 올해는 가격은 그럴싸 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생산량이 받쳐 주질 못합니다.

물론, 생산량이 저조하다 보니 가격이 높게 형성 되는게 당연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안달려도 너무 안달렸습니다. 제가 작업을 하고 있는 이 농장에는 작년의 수확량에 절반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농장별로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감귤조합에서도 노지감귤 수확량이 작년에 비하여 24%가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를 하였더군요.

지난 몇해 동안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감귤농가들의 피눈물 나는 품질개선 노력에 의한 철저한 상품성 감귤의 선별과 예년에 비하여 감귤이 열리지 않다 보니 결과적으로 상품성(2번과~8번과) 감귤이 현저 하게 줄었습니다. 얼마나 열매가 안달렸는지 사진으로 찍어 봤습니다.

위 사진의 모습은 감귤을 따낸 사진 처럼 보이지만 손도 안댄 사진입니다. 달리지도 않았을뿐더러 그나마 달려 있는 감귤도 상품성 감귤이 아닙니다.

그나마 많이 달려 있는 나무에서 상품성 감귤을 따낸 후의 모습니다. 지금 달려 있는 감귤도 상품성으론 가치가 없는 9번과 이상입니다. 가공용으로만 출하가 가능합니다.
 
비상품 감귤들입니다. 사진으로 보기엔 보기 좋으실지 모르겠습니다. 먹기 좋게 크기도 알맞게 열렸습니다. 맞습니다. 알맞은 크기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9번~10번과 입니다. 상품성 감귤만 몇개 따내고 나니 이렇게 대부분 알이 굵은 비상품만 남았습니다.
 

듬성 듬성 달려있는 상품성 감귤을 따내는 모습니다.

지금 보시는 그림의 감귤 어떠세요? 먹음직 스럽죠. 하지만 그림의 떡입니다. 보내드릴 수 없습니다. 출하를 하면 안되는 9번과에 해당하는 크기입니다. 대체 얼마나 작은걸 출하하나, 인근에 있는 감귤 선과장을 찾아가봤습니다. 

 선과장 관계자를 만나보니 작년에 비해 현저히 반입량이 줄었음을 알려 주었습니다.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상품성 감귤인 2번과~8번과의 크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위에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2번부터~8번까지 7가지 크기의 감귤만 상품감귤로 포장을 하고 있고 나머지는 폐품으로 처리하고 있더군요. 그나마 작년보다는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다행이라는데, 언제면 크게 한번 웃는 농가의 모습을 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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