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의 문자를 받은 아내가 스마트폰을 보면서 배꼽을 잡고 뒹굽니다.
짜증이 몰려오는 무더운 날씨를 감안하면 뭔가 대단히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 것이 분명해 보이더군요.
궁금하면 못참아~!
그런데 뭔 일이냐고 물어보기도 전에 스마트폰을 들이대더군요.
다름 아닌 아래층에 사는 이웃의 이야기였습니다.
이제 갓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들을 둔 아래층 이웃,
평상시에도 이웃들은 물론 가족들에게 귀여움을 독차지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답지 않게 똑 부러지는 논리로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하는 녀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사고(?)를 친 모양입니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 보면 마음 놓고 낙서도 하고 글쓰기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보드판을 걸어놓은 경우는 보는데요,
녀석이 이 보드판에 메모를 해 놓은 것이 화재가 된 것이지요.
이름 하여 "엄마의 버릇~~!!"
엄마와 지내면서 느끼고 있던 생각과 불만(?)들을 낙서용 보드판에 낱낱이 기록을 해놓은 것인데요,
그 내용을 얼마나 일목요연하고 적어놓았는지 그것을 본 엄마도 그 자리에서 할 말을 잃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엄마가 이미 밖에서 이 낙서와는 무관한 언짢은 일을 겪고 난 뒤라 더욱 문제가 된 것~^^
먼저 아이가 적어놓은 낙서를 좀 보실까요?
아직은 꼬마 녀석이라 글씨가 서툴지만 나름 정성을 다해 적어놓은 흔적이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해놓은 것이 기특(?)하기도한데요.
엄마의 버릇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고는 다섯 가지씩, 총 열 가지의 내용을 그럴싸하게 적어놓은 것입니다.
아마도 이 내용 보면 찔리는 부모님들 많으실텐요 긴장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순서 표시를 손가락 개수로 보기 쉽게 표현해 놓은 것도 압권이라면 압권이라 할 수 있겠더군요.
눈에 보이는 데로 정리를 해봤습니다.
파일명:엄마의 버릇
엄마의 버릇 1위 5가지(사람 마음을 모른다)
1 애들 놔두고 방에서 텔레비전 본다.
2 자기만 하고 싶은데로 한다.
3 자기만 놀러간다.
4 뭐든지 거의 안됀다고 한다.
5 우리만 놔두고 어딜 간다.
BONAS(ㅋㅋ이 부분에서 완전 뿜었습니다.) 우린 안데리고 간다.
엄마의 버릇 2위 5가지(먹고싶은 건 자기만 먹는당)
1 나누어 먹지도 않고 자기만 먹는다.
2 먹고 싶은 건 하나도 안준다.
3 피자 시켜 주라면 치킨 시킨다.
4 준다고 했으면서 안준다.
5 준다고 한거 주라면 내가 언제 그랬냐고 하고 안준다.
BONAS 주말에 라면을 주라면 자기만 먹고 안준다.
이 메모를 보고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엄마~~!!!
엄마에게 불만이 이리 많다면 혼자 잘 살아보라며 집을 나가는 액션을 취했답니다.
(뭔가 본보기를 보여줄 심산이었겠지요^^)
윗층에 이웃으로 살면서 속속들이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제 아내가 살짝 끼어들었습니다.
"현승아~! 너 엄마도 집 나갔는데, 혼자 살 수 있겠어?"
그런데 돌아온 말은
"살아봐야죠 뭐~!"
"엄마가 없으면 밥도 못 먹는데 어떻게 살아?"
그랬더니...
"밥도 어떻게 해봐야죠 뭐~!"
그리고는 엄마가 없는 사이에 또다시 사고(?)를 친 것입니다.
혼자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전기 밭솥에 밥을 손수 지은 것입니다.
제대로 될 리 만무지요...^^
한참만에야 집에 돌아온 엄마, 밥솥을 열어보는 순간 까무러치고 말았는데요,
아이가 직접 해놓은 밥을 보니 생쌀이 그대로 있는 것이었습니다.
물을 맞추지 못하고 아주 적은양의 물을 넣었으니 밥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던 것이지요.
이 정도 되면 엄마로서는 두손두발을 다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요즘 아이들, 기성세대가 살아왔던 왕년의 그때와는 너무나 다르게 커가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엄마아빠의 허점도 그대로 보아 넘길 수 없을 정도로 주관도 뚜렷하구요,
자기가 갖고 있는 생각을 여과없이 표출하는 것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지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아이들 키우는 부모님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되겠어요^^
추천도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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