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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주유소 사장 이야기

by 광제 2009.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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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사장하기 나름이에요, 주유소 사장이 장사하는 법

주유소 사장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다름 아닌 제가 사는 동네의 인근에 있는 조그마한 단골 주유소입니다. 한달에 20~30만원을 주유하고 있는 저는 이곳에서 50%이상을 주유하고 있습니다. 주유소측에서 생각하면 별볼일 없는 고객일지 모르나 저의 입장에 서서 반대의 생각을 해 보면 대단한 단골 고객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회사와 집을 왕래하는 길가에 있는 이 주유소에 주유를 하러 들를 때면 사장님은 잘 안보였습니다. 언제나 종업원으로 보이는 젊은 분이나, 가끔은 사모님으로 보이는 연세 지긋하신 아무머니 한 분이 연료를 넣어 주시곤 했죠. 하지만 저는 지금부터는 이 주유소를 갈 생각이 없습니다. 이 주유소 말고도 집과 회사의 사이에는 도로의 편도 측에만도 세 곳, 반대편 도로까지 합하면 다섯 곳의 주유소가 있으니 자동차에 연료를 채우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도대체 무슨일이냐구요, 요즘에는 거의 모든 주유소에는 자동세차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세차를 한지가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설연휴를 전후하여 날씨가 안 좋았던 관계로 차가 많이 더러워졌습니다. 그래서 외부세차나 간단하게 할 요량으로 연료는 충분했지만 이 단골 주유소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주유소로 진입하면서 보니 지금까지 한번도 본적이 없는 나이 지긋하신 아저씨 한분이 다가옵니다. 순간, ‘이분이 이 주유소 사장이었구나’를 단번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종업원이 있을 때는 ‘어서오세요’ 하고 소리치더니, 사장님은 아무런 인사도 없습니다. ‘3만원어치요~ 그리고 끝나고 세차 좀 해주세요..’ 라고 말하니, 사장님 왈~ ‘겨우 3만원 넣고 세차를해요? 5만원 넣어요..’ 그러는 겁니다. ‘3만원 이상은 넣어 본적이 없는데..-.-;; 그럼 다른 곳으로 갈께요.’ 하고는 주유소를 빠져 나오는데, 사장님은 갈테면 가라는 식으로 멀뚱 쳐다보기만 합니다. ‘제가 한달에 넣는 기름값이 얼만데요?’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저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저것 따질 필요가 없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행여 이 글을 쓰는 제가 ‘3만원 주유하고 세차를 못하게 되니 심통이 단단히 났구나.’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나 저는 전혀 화가 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주유소 사장님이 좀 안쓰러워 보였으니까요. 단골고객 한명 잃어 버려 안쓰럽다기 보다는 주유소를 운영하는 사장님의 사업 마인드 자체가 정말 한심해서 앞으로 주유소를 어떻게 운영해 나가나 우려에서 나오는 안쓰러움입니다.


이제는 유가를 주유소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가 있게 되어 인근에 있는 주유소와 다른 가격에 기름을 판매 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가 있습니다. 그 많은 주유소 중에서 어느 주유소를 이용할 것인지를 선택할 권리는 자동차 운전자인 고객입니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연료만 채우고 가는 고객도 있을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같은 가격이면 주유소의 이미지를 보고 단골을 정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종업원에게 서비스 교육을 시켜야 할 사람도 사장님입니다. 설사 종업원이 그러한 행위를 했더라도 사장님이 말려야 할 판인데, 오히려 인사나 판매 마인드가 종업원만도 못한 사장님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나서서 ‘사장님 마인드가 왜그래요?’ 라고 따질 일도 못됩니다. 비록 한사람의 고객이었던 제가 더 이상 이 주유소를 이용 하지 않는다고 해서 주유소가 문을 닫는 일이 없겠지만, 앞으로 저 같은 일을 겪는 사람이 생기지 말란 법은 없을테고 사업이 번창할거라고 보기에는 글쎄요, 대단한 마인드를 갖고 있는 주유소 사장님 얘기였습니다. ‘장사는 사장님하기 나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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