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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제주

직접 본 130년 전 신비의 악기, 디스크 오르골

by 광제 2009.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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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본 130년 전 신비의 악기, 디스크 오르골

-우리나라에서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는 악기로는 유일- 

길을 가다가 신비로운 멜로디가 귓전을 때린다면 어쩌시겠습니까?
그것도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청량하면서도 심금을 울리는 신비로 가득한 소리라면 당연히 발길을 멈출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한 박물관을 방문했다가 귓전에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소리에 결국은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하여 발길이 옮겨지고야 말았습니다.
얼핏 들어보니 오르골 소리를 닮긴 했는데, 늘 들어오던 그 소리는 아니었기에 궁금증은 증폭될 수밖에 없습니다.

신비로운 음이 울려 퍼지는 악기는 다름 아닌 전축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전축은 아니고, 이게 과연 무엇인지 관계자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 예상한데로 '오르골'의 한 종류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소중하게 보관되어 있는 이 신비한 악기는 뚜껑을 열어보니 원반형의 디스크를 올려 놓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오른쪽 옆으로는 태엽을 감을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있고 속도와 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오르골은 1770년경에 유럽에서 처음 만들어진 음악신호로서의 핀을 원통에 붙여 이 핀이 강철 빗살을 튕기며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입니다. 음계순으로 바늘의 위치를 다르게 하면 아름다운 음으로 연주하게 되어있습니다. 처음에는 시계나 담배상자, 반지 등에 응용되기도 하였는데, 세계최초로 오르골을 만든 사람은 스위스 제네바의 시계장인 A. 파브르입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커다란 악기는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오르골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강남고급아파트 세 채의 가격과 맞먹는 가격.
연주가 가능하고 보존상태가 양호한 악기로는 국내유일.


알고 보니, 이 악기는 오르골의 일종이긴 하지만 디스크 형태로 되어 있는 것이 아주 특이해 보였습니다. 오르골의 원리와 같은 원반의 돌기가 강철 빗살을 튕기는 방식으로 되어 있는데, 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은 디스크 교환방식이라는 것입니다. 한 대의 기계만 있으면 디스크를 교환하면서 다양하고 수많은 곡을 들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 그리고 다양한 간격으로 홈이 파여 있는 것을 볼수가 있습니다. 이 홈을 강철로된 빗살이 튕겨 주면서 아름답고 신비한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태엽을 감고 원반형의 디스크를 조심스럽게 올려 놓고 연주를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하얀 면장갑을 끼고 조심스럽게 다루는 모습이 진지해 보입니다. 그 만큼 귀한 악기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태엽이 풀리면서 디스크가 회전을 하자 아름답고 영롱한 소리가 실내에 울려퍼집니다. 정말 맑고 고운 소리입니다.>>

<<연주를 마치자 디스크의 내력과 악기에 대한 설명도 겻들입니다.
이 오르골이 처음 나왔을 때 유럽의 부호들만이 소유를 할 수 있었는데요,
당시의 가격을 지금의 우리나라의 돈으로 환산하면 서울 강남의 고급아파트 세 채의 가격과 비슷한 가격이라고 하니 일반인들은 꿈도 꿀 수 없는 고가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이 악기의 가격은 1억을 호가하는데, 당시 가격과는 비교(?)도 안 됩니다.>>

<<악기의 아랫부분에는 수납공간도 마련되어 있는데, 각기 다른곡이 내장된 디스크들이 여러장 진열되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 악기는 지금으로부터 130년 전인 1880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입니다. 독일에서 처음 만들어진 이 악기의 이름은 '레지나 올 오리지널 숏 베드 플레이트' 라는 악기로 1820년대 경부터 상자에 넣어 음악을 감상하는 오르골을 만들어 시계산업과 더불어 국가의 중요 산업으로 성장시켜온 스위스의 오르골 시장을 잠식하게 됩니다. 한정되어있는 연주의 오르골 보다는 골라듣는 재미가 어필한 것입니다.

디지털로는 절대로 표현할수 없는 신비한 마력의 소리


물론 이 신비의 악기를 비롯한 오르골 산업은 1920년대에 들어서 애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하는 바람에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나아가 제1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이 큰 타격이 되어 오르골산업 자체가 큰 위기에 빠지기도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후, 유럽에 주둔해 있던 미군들이 오르골을 좋아하게 됨으로써 오르골 산업은 다시 일어서게 됩니다.

1950년대에는 일본이 소형 오르골의 대량생산에 착수, 한때는 세계물량의 90%이상을 점유하였고, 현재는 일본과 중국, 유럽 일부에서 오르골을 생산하고 있기도 하지만 이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디스크 형식의 오르골은 세계적으로 아주 귀한 악기이며, 초창기에 만들어 졌으며 실제로 연주가 가능한 오르골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곳에 유일하게 존재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디스크 방식의 오르골에서 연주되는 신비의 소리는 디지털음으로 변환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제 아무리 뛰어난 장비를 동원하여 녹음을 해도 실제로 듣는 소리와 같은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없다고 합니다. 옥구슬이 굴러 가는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청량함에 한참동안을 넋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는 오르골 연주, 그 신비의 소리를 직접 들어 보면 아마도 그 동안 쌓여 있던 스트레스가 단숨에 해소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취재협조 및 문의:제주소리섬박물관 본부장, 이송현 T.010-3696-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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