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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제주

가장 한국적인 가을 풍경

by 광제 2009.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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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적인 가을 풍경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을 보내면서 시원한 가을이 왔나싶더니 어느새 옷깃을 여미게 하는 제법 차가운 바람이 계절이 깊어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듯 합니다. 기온이 뚝! 떨어지는 바람에 신종플루가 극성을 부리는 바람에 가뜩이나 떨어진 기온을 더욱 싸늘하게 만드는 요즘입니다.


제주의 들판에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신록으로 물들여 왔던 들판이 이제 조금 있으면 찬바람에 삭아내려 그간 간직해 왔던 푸른빛을 잃어갈 것입니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하얀 눈으로 뒤덮일 날도 올 것입니다.
 


야산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던 소들도 이제 계절이 다급해짐을 아는지, 입놀림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계절의 흐름과 함께 싱그러운 먹이가 사라져 버릴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껏 부풀어 오른 한우의 몸집을 보니, 이래서 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아니 지금은 소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으니 '천고우비(天高牛肥)'라고 해야 하나요?


수십 년 전 어린시절,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는 시간이면 언제나 동네 어르신이 소 떼들을 몰고 마을로 들어 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바로 깊어가는 가을에 볼 수 잇는 풍경이었습니다. 여름 내내 들판에서 생활하던 소 떼들은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깊은 가을이면 집안의 마굿간에서 밤을 지내야하는데, 각 마을마다 한사람씩 돌아가며 아침 일찍 소 떼들을 몰고 나갔다가 저녁 늦게 들어오곤 하였습니다.


지금보다 더 추워지면 들판을 집삼아 지냈던 소 떼들은 주인을 찾아 따뜻한 집안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유난히 높고 푸른 가을 하늘아래에 쉴 새 없이 풀을 뜯고 있는 한우들의 모습에서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맘껏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제주의 들판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한라산과 제주]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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