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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카페

못 먹으면 후회해, 제주의 말고기 요리 사돈집

by 광제 2010.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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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여행하려는 분들이 봐야할 곳 다음으로 반드시 물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맛 집인데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일단은 배가 불러야 빼어난 비경도 제대로 눈에 들어오는 까닭이겠지요. 어렵게 제주에 왔으니 이왕이면 제주의 토속음식이나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메뉴를 많이 찾습니다.

요즘에는 맛 집만을 탐방하는 여행객들이 많아 제주의 독특한 음식들이 많이 알려지기도 하였지만 정작 고대하던 여행을 앞두고는 마땅한 메뉴를 정하지 못해 고민하는 모습들, 더욱이 메뉴는 정했으나 제대로 된 음식점을 고르는 일도 제주를 잘 모르는 여행객들에겐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사람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고 말을 낳으면 제주로 보내라’는 속담이 있듯이 말과 제주는 아주 먼 옛날부터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었고, 불과 몇 년 전부터는 말고기를 취급하는 전문점들이 하나둘 문을 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무려 50여 곳에 이르러 누구나 쉽게 맛볼 수 있는 음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말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은 다양합니다. ‘질기다’ 거나 ‘텁텁하다’는 등 더욱이 이런 의견은 난생처음 말고기를 먹어본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오는데, 이런 현상은 퀄리티를 제대로 갖추기 않은 음식점을 이용했을 경우 많이 나타납니다. 이는 바로 말고기의 첫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된 음식점을 선택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하여 제주도에서 말고기 요리를 잘한다고 소문난 사돈집을 찾았습니다. 이미 제주사람들에게는 맛있는 말고기 식당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사돈집, 말 목장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직접 육가공을 하여 질 좋은 고기를 공급하고 있는 식당입니다. 실내의 분위기도 나름 괜찮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젊었을 때 한가닥(?)하셨을 듯한 미모의 여사장님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주문한 메뉴는 ‘코스요리’입니다. ‘육회’나 ‘생고기’라는 메뉴가 따로 있었지만 말고기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모든 요리를 맛보기 위해선 코스로 주문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말고기를 이용하여 만든 요리를 7가지나 맛 볼 수 있다고 귀 띰을 합니다. 코스요리의 상이 차려지는 순서는 얼핏 생선회집을 연상케 합니다. 날 음식이 먼저 나오고 이후에 익힌 음식들이 차례로 나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정갈스럽게 차려진 기본상, 일반음식점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 보였던 밑반찬이었지만, 필요 없이 가지 수를 채우는데 급급하지 않고 꼭 젓가락이 갈만한 반찬들로 차려졌습니다. 가장먼저 육회와 말고기 회(사시미)가 나옵니다. 갖은 양념에 버무려진 육회의 일반 소고기 육회와 별반 달라보이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맛이 거북스러울 것이라 염려했지만 생각보다 깔끔하고 담백한 육질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육질이 전혀 질기지도 않고 상당히 부드럽습니다.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육질의 맛은 양념을 하지 않은 회에서는 더욱 감칠맛이 느껴집니다. 밑반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말고기로 만든 장조림입니다. 맛을 보니 이것만 있어도 밥 한 공기 비우는 것은 충분해 보입니다.

 

다음으로 익혀진 요리들이 차례로 나오기 시작합니다. 말고기로 만들어진 스테이크, 이건 애들이 참 좋아하겠습니다. 그리고 말고기를 다져, 소를 채워 넣은 만두와 가장 입맛을 돌게 만들었던 양념구이, 그리고 무엇보다도 말고기 찜이 일품입니다. 한방약재를 넣었는지 모르지만 코끝을 자극하는 독특한 향에 처음에는 잠시 머뭇거리기도 했지만 이내 그 독특한 맛에 빠져들고 맙니다. 진한 향이 거북스럽다고 느끼는 분도 있을 듯.

 

이제 주 메뉴라 할 수 있는 샤브샤브가 상위에 차려집니다. 이미 주방에서 어느 정도 끊여진 듯한 육수와 갖은 야채들이 올라오고, 돌돌 말린 채 유난히 붉은 색채를 띠고 있는 말고기가 상당히 싱싱해 보입니다. 샤브샤브를 먹는 요령은 다른 샤브샤브 요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샤브샤브에서도 말고기 특유의 담백한 육질은 여전합니다. 육수에 익혀진 쫄깃한 맛의 칼국수도 그만입니다.


식사말미에 사장님이 슬쩍 내어 오신 엑기스입니다. 말뼈에서 추출된 것인데, 이 엑기스가 성장판의 연골세포 형성을 촉진시켜 키를 크게 하는데 도움을 주고, 골다공증 예방, 그리고 관절염 진행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외에도 말고기는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해 피부보호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고 췌장기능을 향상시키는 팔미톨레산 성분이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3~4배가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건강에 좋다는 이유하나로 이웃인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말고기요리가 최고 인기요리에 속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말고기가 터부시 됐던 이유는 예로부터 말은 곧 국력이라는 판단아래 말 도축 자체를 국법으로 금지시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반인의 도축은 금지했으나 조선왕조실록에는 말고기를 조정에 진상했다는 기록들이 나옵니다. ‘제주에서는 매년 섣달에 암말을 잡아서 건마육(乾馬肉)을 만들어 조정에 진상했다(태조실록 권8). 말고기가 제향(祭享)에  이용되기도 했다(단종실록 권2). 연산군은 말고기가 양기를 돕는다 하여 즐겨먹었다(연산군일기 권48).’ 등의 여러 기록으로 볼 때 말고기는 지배층에서만 즐겨 먹었던 귀한 음식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말고기 전문점 사돈집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노형동 928-13
064-748-0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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