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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제주

폭염속에 개장한 야간 해수욕장, 직접가보니

by 광제 2010.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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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 폭염의 날씨에도 썰렁했던 주말의 해변


제주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수욕장 세 곳에서 야간개장을 시작하였습니다. 지난 주말인 17부터인데요, 이번에 개장된 야간해수욕장은 다음달 15일까지 약 한 달간 이어집니다. 해가 저문 야간에도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해수욕장은 '함덕서우봉해변', '협재해수욕장', '이호테우해변' 등 세 곳인데, 그곳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전국 최초인 야간해수욕장 개장은 지난해에 제주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이호테우해변에서 시범적으로 실시되었는데, 이용객들의 호응이 좋아 올 여름부터는 세 곳으로 확대 운영하는 것입니다. 이 세 곳은 모두 제주시 지정 해수욕장으로, 이렇게 되면 관리주체인 제주시와 해양경찰간의 업무협약을 통해 일원화된 수상 안전체계가 이뤄지게 됩니다.

불 밝히고 있는 야간해수욕장

야간해수욕장 개장을 위해 가이드라인인 부표를 설치하는 수상요원들
 
야간해수욕장 개장을 위해 제주시에서는 총1억7천여만 원을 들여 조명시설과 안전장비 마련 등을 완비했으며, 만일에 발생할 수 있는 수상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하여 각 분야에서 수십 명의 요원을 추가로 배치하였고 무려 7~10명의 해경구조대원들이 밤 10시까지 근무를 서게 됩니다.

이렇게 추가로 확대 개장하게 된 배경에는 지난해 이호테우해변으로 몰려든 피서객수가 자극제가 된 것입니다. 이호테우해변에서 시범 운영된 한 달의 기간 동안에 무려 12만 명이 넘는 피서객들이 다녀간 것입니다. 야간 이용객 수만 이렇습니다. 하루 평균 4천명에 넘는 엄청난 피서객이 열대야를 피해 야간에 이호해변을 스쳐간 것입니다.

정적만이 감도는 야간해수욕장

그런데 지난 주말 올 여름 들어 가장 더운 30도를 웃도는 날씨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야간해수욕장에는 정적만이 감돌았습니다. 제주도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함덕서우봉해변과 협재해수욕장이 그렇습니다. 그나마 피서객들이 몰려든 곳은 제주시내에 위치해 있는 이호테우해변입니다.

관광객들에게 조차 널리 알려진 함덕과 협재에 왜 이렇게 피서객들이 없는 걸까요, 아직 피서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라 조금 더 기다려 봐야 할 듯도 하지만, 이호테우해변에는 피서객들이 북적되는데, 유독 다른 두 곳에만 썰렁한 이유꼼꼼히 짚어 볼 필요는 있을듯합니다.

환하게 조명을 밝히고 있는 썰렁한 협재해수욕장

환하게 조명만 밝힌 채 정적이 감도는 함덕서우봉해변

이호테우해변에서 5분 거리에 살고 있는 저는 지난해 열대야를 피해 수차례 이호테우해변을 찾았습니다. 물론 야간해수욕장이 개장되는 시간대에 말입니다. 그런데 이호해변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해수욕을 즐기려는 목적 보다는 계절음식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헤아릴 수 있을 정도로 적은 수에 불과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지난해 야간해수욕장을 이용한 12만 명의 피서객 중 상당수는 야간물놀이를 위해 찾은 것이 아니라 야간 계절음식점 이용을 위해 찾은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중에 피서를 온 관광객은 소수에 불과하고 상당수는 시내에 거주하는 시민들입니다. 이호테우해변이 제주 도심에 있기 때문에 더위를 식히기엔 이보다 더한 곳이 없기에 아주 쉽게 이곳을 찾는 것입니다.
 
비양도를 배경으로 텅빈 해변을 지키고 있는 수상안전요원

야간 피서객의 상당수는 계절음식점 이용객

문제는 이호테우해변에는 야간물놀이장을 개장하기 전에도 수많은 시민들의 야간 피서지로 각광을 받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세 곳의 해수욕장에 들어서 있는 계절음식점의 규모를 보아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함덕이나 협재의 백사장에는 2~3동에 불과한 계절음식점 천막이 유독 이호테우해변에서 만큼은 백사장 위로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름철이면 대 호황을 누리는 이호테우해변에 늘어선 계절음식점

그림 같은 섬 비양도와 서우봉의 빼어난 절경을 품고 있는 두 곳 해수욕장의 공통된 장점은 환상적인 에메랄드빛깔의 물빛과 수심이 얕아 최상의 해수욕을 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들 수가 있습니다. 이런 장점은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단점을 커버하고도 남지만 이미 해가 떨어져 버린 야간에는 상당부분 상실해버립니다.

결론은 시내에서 자동차로 무려 30~40분을 달려야 갈수 있는 함덕과 협재에 열대야에 지친 피서객들을 유도하기엔 상당한 무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화려한 야간조명시설을 갖추고 있고 사람들이 붐벼 피서지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도심지의 이호테우해변을 두고 먼 거리의 외각까지 움직일 피서객이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이호테우해변에 12만 명이상이 다녀가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줬다는 평을 듣고 있는 야간 해수욕장 운영, 지난해의 성공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올해에 과감하게 확대 운영하여 사상 최고의 실적이 오를 것이라 기대를 품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야간해수욕장을 돌아 본 결과, 썰렁하기만 한 해변. 아직 본격적인 피서철이 아니라서 그렇다는 위안과 함께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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