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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카페

가을 입맛 살리는 산지물식당 객주리 조림

by 광제 2010.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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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진짜 밥도둑!


해가 떨어지면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네요.
이불장에 넣어 두었던 두꺼운 솜이불을 조만간 꺼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석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무더웠던 여름에는 냉국이나 시원한 물 회를 많이 찾았지만,
슬슬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서는
따뜻한 국물이 들어있는 찌개나 조림 종류의 음식을 많이 찾게 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객주리 조림. 명절 이후 느끼함 없애는데 최고일 듯.

오늘은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아주 독특한 음식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혹시 객주리라는 바닷고기를 들어 보셨는지요.
지금은 아주 귀한 대접을 받고 있지만,
과거 70년대만 하더라도 제주의 인근 바닷가에서
대나무로 만든 낚시대를 들이대면
오래 기다리지 않아 손쉽게 잡을 수 있는 물고기였습니다.

너무 많이 잡히다 보니 먹는 방법도 다양하여,
그 자리에서 포를 떠서 초된장에 찍어 먹기도 하고
남은 녀석은 집으로 갖고 와 조림을 만들어 먹기도 하였습니다.
그 어떤 횟감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쫄깃한 맛에
지금도 맛을 아는 제주사람들은 객주리회가 있는 곳이라면
먼 길을 마다 않고 찾아다니곤 합니다.

이 녀석이 바로 객주리(쥐치의 제주사투리)

제주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았던 객주리는 바로
'쥐치'의 제주사투리이며 국민 간식거리인 쥐포의 재료이기도 합니다.
객주리를 통째로 포를 떠 가공하여 말린 것이 바로 쥐포입니다.
과거에는 너무 많은 양이 잡히다 보니
전량 쥐포로 재생산 되었지만
유독 제주에서는 제주만의 독특한 조리 방법이 전해져옵니다.

제주도에서도 객주리 조림을 가장 맛있게 한다는 산지물 식당의 '객주리 조림' 상차림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객주리 조림입니다.
담백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인 객주리는 회로 먹는 것이 으뜸이지만,
살을 발라내는 것이 힘들어 주로 조림을 만들어 먹었는데,
그 조리방법 또한 아주 독특합니다.


객주리의 가장 큰 특징은 손질하기가 아주 편합니다.
아가미 부분에 흠집을 내어 껍질을 잡고 벗겨내면 쉽게 벗겨집니다.
이렇게 손질한 객주리를 통째로 냄비에 넣어
다진 마늘과 함께 간장, 설탕, 고춧가루 등으로 간을 하여 졸여내면 되는데,

여기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독특한 재료가 있으니
그게 바로 볶은 메주콩입니다.

볶은 메주콩은 생선의 국물을 흡수하고 생선의 비린 맛을 없애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 방법은 다른 지방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전통 방식이라고 합니다.


달짝지근하면서도 쫄깃쫄깃한 육질,
그리고 깊이 우러나온 간이 베긴 걸쭉한 국물에
밥을 비벼먹어도 아주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밥도둑이 따로 없을 정도입니다.

이런 객주리 조림을 가장 맛있게 하는
제주시의 산지물 식당, 하지만
.
.
.

생선조림이나 물회 등으로 아주 유명한 제주시 산지물 식당의 기본반찬.
먹을 만한 반찬이 하나도 없습니다.

미역무침, 콩나물 무침, 호박무침
미치겠습니다. 
흔한 김치 종류 두가지에
양파지.
이 음식점을 이용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불만을 표출하는부분입니다.
도대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주인장님 신경좀 쓰시지요. 제발~!
 


반찬은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재활용은 하지 마시길...

하지만, 객주리조림의 독특한 맛 하나만은 정말 알아줄만 합니다.


객주리는 살점을 발라내기가 아주 쉽습니다.
의도하지 않아도 젓가락을 갖다 대면 가시와 살점이 스스로 나눠집니다.
다른 생선에 있는 잔가시는 아예 없습니다.
  


발라낸 살점을 그냥 드시는것 보다는
걸쭉한 국물에 묻혀 먹는것이 좋습니다.
  


객주리에 담겨진 영양소로는
단백질의 양이 많고 지질의 양이 아주 적은 저칼로리 다이어트 식품이며,
포를 떠 놓으면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탓에
예로부터 복어의 대용으로 많이 써 왔다고 합니다.

아~! 해보세요^^

살점이 떨어져 나간 후
앙상하게 가시만 남아 있는 모습입니다.


차림표에서는 알기쉽게 표준어로 표기를 해 놓았습니다.
쥐치조림, 바로 저녀석입니다.

성인네명이면 큰 거 하나면 충분합니다.
대신 밥공기는 별도로 계산을 하더군요.
이유는 안주로도 많이 찾기 때문입니다.  

쫄깃쫄깃 씹는 맛과 담백한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제주도의 별미인 객주리 조림,
기회가 된다면 꼭 맛보시기 바랍니다.
전혀 후회 없는 강추 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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