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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녀석을 데리고 목욕탕엘 다녀 온지가 꽤 된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모를 때에는 곧잘 따라다니더니, 이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부터는 친구들과는 곧잘 다니는데 아빠하고는 가지 않으려고 하네요.

일요일인 이틀 전, 요즘 K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제주유나이티드 축구팀의 경기가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있었습니다. 오후 2시에 경남과 경기가 치러지는데, 아들 녀석이 친구들과 응원을 다녀오겠다고 합니다.


마침 잘됐다 싶어, 응원을 보내주는 대신에 아빠하고 오랜만에 목욕이나 하러 가자고 하였더니 좋다고 따라 나섭니다. 오랜만에 아들 녀석의 손을 빌려 등을 밀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때의 기분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지요.

얼마의 시간이 목욕탕 안에서 흘렀을까. 아들을 냉탕에서 잠시 놀고 있으라고 하고는 내 할 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들 녀석이 손으로 고추를 가리고 기겁을 하며 달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 왜 그래...놀고 있으라니, 고추는 왜 가렸어?"

"아이~짜증나 아빠!"

"뭐가 또..."

"왜 여자가 남탕에 들어오는 건데..."

"엥? 여자가 들어왔어?"

"웅~~~저기~~"

아들 녀석이 고개를 돌리며 눈짓으로 가리키는 곳을 자세히 보니, 정말 여자가 들어오긴 했습니다. 얼핏 보아하니 너 댓살 정도 되어 보입니다. 어린 딸래미를 데리고 올 수밖에 없는 긴한 사정이 있었겠지요.


"꼬마인데 뭐가 창피하냐..그냥 신경 쓰지 말고 놀아~"

"아니, 그런데 아빠. 쟤가 자꾸 쫓아다니면서 거길 쳐다본단 말야..."

"그래?"

아들 녀석을 가까이에 앉혀놓고 등을 밀어 주면서 유심히 여자애가 하는 행동을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정말 조금은 어이없는 광경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뭐 이정도가 대수냐 할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자애가 가만있질 못하고 목욕탕 안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다 큰 남자애들, 때론 어른들의 그곳을 빤히 쳐다보고 다니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여자애를 데리고 온 보호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탕 안에서 놀게 놔두고는 어디선가 때를 밀던지 한증막 안에 들어갔던지 한 모양입니다. 어른들조차도 여자애의 이런 행동에 예민하게 신경을 쓰는 듯한 눈치입니다. 대놓고 뭐라 하지도 못한 채 난처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어른들의 난처한 입장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자애는 눈앞에 보여 지는 광경들이 사뭇 신기한 듯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고 있는 동안 보호자라는 사람은 나타날 줄도 모릅니다.

누구한테 하소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보호자가 불가피하게 애를 데리고 와야 할 사정이 있었다면 이렇게 자유분방하게 놔두지 말고 곁에 데리고 다니면서 목욕을 했으면 좋겠는데, 조그마한 배려가 정말 아쉬웠습니다.

이번에 경험한 일은 여자애의 경우지만, 대부분은 남자애들이 여탕 안에 들어가서 생기는 에피소드가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몇 살 이상은 출입을 금지한다라고 법으로 정해놓고 있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상대방으로 하여금 성적인 수치심을 조금이라도 느끼게끔 한다면 자녀와의 동행, 깊이 생각해봐야할 문제라고 보여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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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s://vibary.tistory.com BlogIcon 비바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대략난감이로군요.
    상황이 어째서 데리고 갔는지는 이해한다고는 하나
    데리고 갔으면 .얼른 씻겨 내보내고
    목욕탕 쪽에서는 그 안의 시설에 아이들 노는 공간을
    마련해 준다면 좋겠어요..

    맞벌이나 싱글족이 느는 추세인데 ..
    목욕탕 시설면에서 이런 문제를 다뤄야 할듯 합니다.

    2010.10.05 20:20 신고
  3. 저것은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아이는 평소 아빠가 아이 앞에서 물건 내놓고 돌아다녀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네요.

    딸이고 뭐고 상관없이 집에서 홀딱 벗고 다니는 아빠....

    2010.10.05 20:44
  4. Favicon of https://naya7931.tistory.com BlogIcon 버드나무그늘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마도 반대의 경우였다면.. 난리가 났을 겁니다..ㅡ.ㅡ;
    사회가 이런 성차별은 그냥 받아들이네요..

    꼬마아이가 여자아이 하나에 느꼈을 수치심도 엄연히 수치심인데 말이죠.

    2010.10.05 21:34 신고
  5. 당황하실만 한데...여아 입장에서는...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나이또래 여아든 남아든 자신의 몸과 이성의 몸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하는 시점이고, 자기몸과 다르기 때문에 뭐가 다른지 보는것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오히려 그때 아이들한테 "그러면 못써"라고 혼내면 아이가 올바른 성확립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소 당황하셨겠지만..그 아이의 행동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며 아이들이 커 가는 과정 중 하나일 뿐이므로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2010.10.05 23:56
  6.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중위생 관리법상 5살 유아까지 갈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5살인가 6살부터는 혼욕을 못시키져.

    2010.10.06 00:01
  7. 음냐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쎄여 그건 조숙해서가 아니라 자기와 많이달라서 본것아닐까여?
    꼬맹이가 멀안다구~.ㅋ

    2010.10.06 01:28
  8. asgad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허... 여탕에 오는 남자아이는 휠씬 많습니다. 4살이라구요.. 여탕에는 7살짜리도 옵니다.

    2010.10.06 01:29
  9. 아..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그런시절이 있었는데.. 저는 7살때 마지막으로 여탕갔었는데 아무런 느낌도 없었는데.. 물론 그날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지만 ㅇㅎㅎㅎ.. 그 여자아이도 평생간직할 기억을 하나만들었겠군요.. 보는순간 장기기억으로 바뀌어서 빼도박도 못합니다.ㅋㅋ5살이후는 많이 기억나는것같아요. 4살이하로 바꿔야함.

    2010.10.06 01:31
  10. 김형섭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국민학교 1학년때까지 여탕 들어갔고....
    3학년때까지는 엄마랑 수영장 탈의실에도 들어갔습니다.
    우선 제 기억으론 유치원때 멍하게 누나들이나 젊은 아주머니 가슴 멍하게 처다본게 기억이 나네요 :)
    근데 얼굴은 기억이 안나.... ㅋㅋ
    그 이후로 외국으로 떠나서 수영장에 갈때는 엄마가 여탕에 끌고 다녔죠....
    얼마나 말 안듣는다고 두드려 맞았죠 ㅋㅋㅋㅋ
    하지만 제 기억으로는 이성적인것으로 생각했던건 맞습니다.
    물론 성관계를 맺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도 여러모로 그 단계를 빨리 배우는데는 많은 도움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
    근데 웃긴건 같은 학교나 유치원에서 아는 여자 만나면 엄청 창피한데 아줌마들은 그렇게 많이 챙피하지 않았음 ㅋㅋㅋ
    그리고 친구랑 같이 가면 남탕이 따로 없었던걸로 기억하네요 :)
    하지만 요즘 샤워도 자주 할수 있고 목욕도 자주 할수 있는곳이 있는데 꼭 아이를 대리고 목욕탕에 가야 하는지 싶네요...
    사우나는 어린 아이에겐 해로운데...

    아!!! 그리고 씻고 왔을때 부끄러워서 아무에게도 말 못했지만 또 이쁜 누나들 가슴 보고 싶어 했던건 기억나네요 :)
    신기하고 이상하게도 좋은 기분이 드는건 인간이라서 그런건데 나쁜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뭐 이나이때 포르노나 여탕이나 거기서 거기지....

    2010.10.06 04:15
  11. Favicon of https://realog.net BlogIcon 악랄가츠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라지만,
    아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민망한 일이네요! ㄷㄷ
    보호자 분께서 좀 더 챙겨주셨어야 했는데 ㅜㅜ
    게다가 목욕탕은 어린 아이에게는 익사의 위험이 도사리있는 위험한 곳이거늘! ㄷㄷ

    2010.10.06 06:11 신고
  12. 월향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지요....하지만, 그 반대로 여탕에 엄마들이 버젓이 데려오는 아들들도 못지 않게 민망한 일이 더 많습니다. 특정 연령대가 있다 하더라도, 여탕앞에서 아이 나이를 속이는 경우도 많구요. 참으로....민망하고....그렇습니다.

    2010.10.06 07:21
  13. Favicon of https://lynso.tistory.com BlogIcon YEOLMAE_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우 좀 그렇네요^^; 전 목욕탕을 몇년전까지는 엄마랑 다니다가 굳이 갈 필요성을 못느껴서 안가고있어요. 때를 밀어야할 필요성을 못느끼겠더라구요.매일 샤워를하다보니^^ 아..말이 샜네요. 여탕에 가면 아무리봐도 초2정도 되어보이는 남자애가 엄마랑들어와서 여자들 몸을 쳐다봅니다. 아 정말 기분 더러워서. 화가나서 카운터에 말했더니 자기네도 먹고살아야하니 들여보내줄수밖에없고 그 남자애는 성장이빨라서 나이가 더 있어보이지 7살이라 그러더군요. 아니 그래도그렇지. 진짜 초2~3정도로 보이는애가 와서 다 벗고 뛰어다니고 이리저리 눈 굴리면서 여자를 바라보는데 어떤 여자가 불쾌하지않겠나요...ㄱ-
    애초에 법으로 금지시켜야할거같아요. 남탕엔 남자만 여탕엔 여자만. 요즘이 옛날도 아니고 어린 남자애들을 아버님들이 씻기실수있을거아닌가요~ㅠㅠ 아예 어린 아가들이면 이해라도해 꼬맹이들이 뭘 알겠어요 근데 진짜 빤히쳐다보는 나이좀있는 남자애들보면...아 여러가지 이유로 제가 목욕탕을 안가게된거같기도 하네요 ㅋㅋ

    2010.10.06 19:48 신고
  14. Favicon of http://blog.jb.go.kr BlogIcon 전북의재발견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나 그렇게 자녀를 데려오는게 별 문제되지 않았지만..
    요즘은 엄연히 달라졌는데 말이죠. 그러지 않았으면 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2010.10.06 22:03
  15. Favicon of http://nalokubi.tistory.com BlogIcon Nalo Kubi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당히 민망한 문제네요.

    2010.10.06 22:43 신고
  16. -_-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초등학교 때도 엄마하고 여탕에 갔는데 한번은 같은 반에 별로 친하지도 않은 여자애를 목욕탕에서 만나고나서는 여탕 끊었어요.

    기분 이상했음.

    걔도 나 피하고.

    그 일은 둘 다 입을 다물어 불문에 부쳐졌음.

    나 회장이었었는데...

    2010.10.10 18:40
  17. m_m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릴 때 아빠랑 오빠따라서 남탕을 간적이있는데, 그 때가 아마 18년 전쯤 같네요 ㅎㅎ

    제가 지금나이 23살이니까요 ^^;; 저야 뭐 어릴 때 아빠를 엄청좋아해서 아빠가 어디가면 항상 따라가려 했고,

    아빠랑 떨어지는걸 싫어해서 아빠가 그냥 데려갔었어요

    다 옷벗는데 아빠가 전 옷다 못벗게 하구, 속옷은 입히고 들어가고 그랬는데, 뭐 저도.... 그때당시 기억이 잘 나는 건아닌데..

    아마 애가 뚫어지게 쳐다보는 거라면, 자기랑 달라서 그럴수가 있어요. 호기심에.. 저도 아빠 목욕탕 따라갔을 때 아빠한테 그랬데요 .. 여기 아빠같은사람 많다고 ㅋㅋㅋ

    아마 그럴지도 몰라요, 집에서 큰 남자라고는 아빠말고 없는데, 목욕탕가니까 큰남자가 많아서 그럴지도 몰라요~

    그러니 아 이사람도 우리아빠랑 같은사람(?) 이구나 생각할 수가 있는거죠^^;;

    그다음부터는 아빠따라서 안가고, 항상 엄마따라서 갔네요 ㅎㅎ



    생각해보면, 어릴 때니까

    2010.10.10 20:47
  18. 어이구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탕에들어오는 여자애가 1명이라면 여탕에들어오는 남자애는 10명정도될겁니다.. 동네사우나한번가면 평균 3~5명은마주쳐요 그 짧은시간에..
    거기다 애들도어찌나 큰지 4살이면 양호하죠..일곱살여덟살도와요, 여탕문제심각해요정말
    남탕에여자들어오면 이리민감하게화자되는데 여탕은 그 배도넘는숫자로 비일비재 일상화되어버려서...휴
    남자들이 목욕좀같이시키면좋으련만!

    2012.05.02 23:36
  19. 어이구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탕에들어오는 여자애가 1명이라면 여탕에들어오는 남자애는 10명정도될겁니다.. 동네사우나한번가면 평균 3~5명은마주쳐요 그 짧은시간에..
    거기다 애들도어찌나 큰지 4살이면 양호하죠..일곱살여덟살도와요, 여탕문제심각해요정말
    남탕에여자들어오면 이리민감하게화자되는데 여탕은 그 배도넘는숫자로 비일비재 일상화되어버려서...휴
    남자들이 목욕좀같이시키면좋으련만!

    2012.05.02 23:36
  20. 거참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될텐데 덧글들을 보면 너무 그러들시네..
    그 나이때엔 당연히 호기심이 있을때입니다.
    그런 폐쇄적인 선입견으로 바라보는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남은 정말 순수한데 본인들만 오만 이상한 생각을 한다것이 말이죠.

    2013.11.05 23:46
  21. 이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탕에 들어오는 여자애보다 여탕에 들어오는 남자애가 더 많다고 해서 남탕에 여자가 들어왔을 때 남자들의 수치심이 줄어드는 게 아닐 텐데요...그리고 정작 여탕에 들어온 3~4살짜리 남자애가 여자들 중요부위 빤히 바라보고 있으면 당장 내보내라고 난리치는 분들 많을텐데 왜 남탕에 들어온 여자애가 남자들 중요부위 빤히 바라보고 있으면 그냥 호기심에 본 거죠? 차라리 3~4살짜리 남자애들이 님들 보고 있어도 호기심이라고 하세요 그냥. 저 참고로 여자고 몇몇 여자들의 내로남불을 비난하는 겁니다.

    2021.04.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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