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 축제가 열린 가파도, 인파로 출렁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배도 탈수 없을 정도로 붐벼-
지난 주말인 6일부터 어제까지 3일간 가파도에서는
제3회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열렸답니다.
얼마전 1박2일에서 '가파도를 가다'편이 방송된 후
어느 정도의 예상은 했었지만 이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네요.
청보리축제를 구경하러 간다니까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여객선 예약은 했냐구요.
지금까지 가파도를 여러차례 다녀봤지만 배를 예약하고 다녀본적은 없었답니다.
지난해에 열렸던 제2회 가파도 청보리 축제 때에도 예약없이 다녀온것은 물론이구요.
당연히 무시를 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축제가 열리기전 날인 5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객선을 운영하는 삼영해운에 전화를 넣어봤지요.
그런데 이게 뭔일이랍니까.
199톤짜리 대형여객선인 21삼영호를 추가 투입하고
하루에 10편을 증편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침편은 완전 매진되었고 11시편도 몇자리 남지 않았다네요.
1박2일의 효과가 나타나는 건가요?
그러고 보니 공교롭게도 청보리축제를 바로 앞두고
1박2일에 소개가 되어 홍보효과를 톡톡히 본셈입니다.
자칫 11시 편도 놓치면 일정에 차질이 생길것 같아 서둘러 예약을 마쳤답니다.
이번 청보리 축제는 날씨가 정말 좋질 않았답니다.
3일내내 화창한 날씨는 거의 구경할수가 없었지요.
축제 첫날인 6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평화로를 따라 모슬포항으로 향했답니다.
악천후가 지속되어 파도라도 높게 일면 배가 출항할수 없게 되고
자칫 축제에 차질이 빚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우선은 모슬포 항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서둘러 도착한 모슬포항의 가파도행 대합실안.
궂은 날씨에도 수백명의 사람들이 대합실안을 가득메우고 있었답니다.
시간상 이미 9시 편과 10시 편으로 사람들이 가파도로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인파들.
21삼영호의 여객정원이 약300명임을 감안하면,
그러고 보니 대충 300명은 넘어 보일듯합니다.
예약명단을 확인하고 예매를 마쳤습니다.
한 장은 가는 편, 한 장은 오는 편입니다.
요금은 일인당 왕복 10,000원이랍니다.
타고갈 21삼영호
199톤에 294명이 정원인 여객선입니다.
평소에는 마라도를 오가는 여객선이었으나
축제 기간 동안은 가파도를 오가게 됩니다.
여객선 안,
빈 자리를 한 자리도 찾아볼 수가 없었답니다.
가파도 포구의 모습,
이미 9시 첫편으로 들어왔다 나가는 사람들과
11시 편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가파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린 건 또 처음봅니다.
잠시 후면 청보리 물결도 실컷 볼텐데,
사람물결도 정말 볼만하네요.
가파도 포구 건설이래 최대 인파가 몰린 것 같습니다.
포구에 마련된 축제장 모습.
청보리 물결과 나부끼는 축제 깃발.
축제 기간동안에는 가파도 일원에 이렇게 축제 깃발이 나부끼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답니다.
가파도를 찾은 연인들도 청보리 물결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보리밭 사잇길을 걷는 사람들.
지난해 제2회 축제 때에는 4월에 열리는 바람에 청보리가 많이 자라질 않았었지만
올해 축제에서는 청보리가 다 자랐을 때, 시기를 맞춰 일정을 택했나봅니다.
가파도의 청보리는 다른 곳과는 다르게 키가 훌쩍 자라는게 특징입니다.
다 자라면 웬만한 아이들 키 만큼 큰다는데,
정말 소문대로 입니다.
훌쩍 큰기에 바람따라 출렁이는 청보리의 물결이 정말 장관입니다.
언제봐도 아름다운 청보리 길.
하늘과 맞닿아 있는 청보리 물결.
끝이 보이지 않는 청보리 물결.
가파도의 청보리 밭은 무려 60만㎡에 달한다고 합니다.
구름에 가려지 희미하게 보이는 한라산과 송악산.
날씨가 좋았다면 좀더 선명하게 눈앞에 펼쳐졌을 그림들인데 조금은 아쉽네요.
1박2일 맴버들이 바람을 맞으며 걸어갔던 바로 그 길에 만들어진 포토존입니다.
정말 가슴이 뻥 뚫리는 풍경입니다.
거의 다 자란 청보리.
이제 조금 있으면 가파도는 온통 황금물결을 이루겠지요.
돌담과 어우러진 청보리 물결.
좁다란 길이 더 정겹게 보입니다.
청보리 물결의 아름다운 풍경들 뒤로는
민가의 쓸쓸한 모습도 구경할 수가 있답니다.
온통 빈집 천지입니다.
다들 고향을 버리고 도회지로 떠난 탓이지요.
대충보아도 절반이상은 빈집으로 보이더군요.
주인이 떠난지 수 년은 되어 보이는듯.
마당에는 온갖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나
사람들의 출입도 힘들어 보입니다.
청보리 물결을 뒤로 하고 다시 찾은 축제장.
축제장에서 빠질수 없는 것이 바로 향토음식점이지요.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지요.
같이간 아내는 보리비빔밥,
저는 보말칼국수를 주문했답니다.
거기에 가파도에 왔으니 가파도 문어맛도 봐야겠지요?
한접시 주문했답니다.
7천원짜리 보말칼국수.
만원짜리 문어 한접시.
축제장에만 오면 왠지 바가지를 쓰는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아니 느낌이 아니고 바가지가 확실하지요.
문어 다리 두개 정도 포 떠서 썰어놓고 만원이라니요.
좀 황당하지요?
이러니 먹거리 장사하려고 축제 개최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겁니다.
다음부터는 좀더 현실적으로 가격을 정해 주시길 바랍니다.
비싸니까 그런지 몰라도 맛은 좋더군요.
찌꺼니 하나 남김없이 먹어 치웠습니다.
거금 만원짜리인데요.
공연 내용은 '멸치후리기'랍니다.
이제 겨우 3회째를 치른 가파도 청보리 축제의 모습을 담아봤답니다.
마침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의 홍보효과와 더불어 대 성황을 이룬 듯하구요.
앞으로도 당분간은 많은 사람들이 가파도를 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디 한번 찾아갔던 사람들이 다시 또 찾아올수 있는
그런 가파도를 만들어 줬으면 하는바람입니다.
풍경 못지 않게 염두에 둬야할 부분은 바로 먹거리입니다.
제발 한철장사라는 짧은 생각 버리시고
넉넉한 제주인심을 맘껏 보여줬으면 합니다.
가파도를 다시찾게 만드는 것은 이제 가파도 사람들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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