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

성게 비빔밥, 제주도에선 이렇게 먹습니다

by 광제 2016. 7. 1.
반응형

       



제주도에선 흔하게 볼 수 있는 성게 먹는 법

얼마 전에는 천초 수확의 계절이었고 지금은 성게를 수확하는 계절입니다. 그런데 막바지입니다. 7월부터는 약 3개월간 휴식기에 접어듭니다. 제주해녀들의 바다에서 숨비소리를 내뿜으며 물질을 하는 광경을 보려면 10월이 되어야만 합니다.

해녀사진을 찍어보려고 제주도 한 바퀴를 돌며 바다를 기웃거렸다는 육지에서 온 지인이 얘기를 듣고 웃고 넘어간 적이 있는데요, 해녀의 고장 제주도라고 해서 바다에만 가면 해녀를 볼 수 있는 건 아니지요. 물위에 띄운 태왁만 보고도 알 수 있는 해녀들의 물질 광경, 실제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기도 합니다.

해마다 해산물을 채취하는 시기는 따로 정해져 있는데요, 대부분 산란기에는 금지하지만 성게만큼은 산란기가 제철입니다. 바로 수확을 하려는 실체가 성게의 알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시기 뿔소라는 산란기이기 때문에 채취를 금지하고 10월이 되면 본격적으로 소라 채취에 나서게 됩니다.

△구좌읍 평대 마을의 해녀가 성게가 가득 담긴 망태기를 짊어지고 바다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이 성게의 알이 꽉 들어찰 때, 제철 성게의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같은 시기에 제주도의 해안 해녀탈의장 근처에 가면 성게를 까는 해녀들의 분주한 손놀림을 볼 수가 있습니다.

아침 8시~9시 사이에 바다에 들어가 오후 2~3시는 되어야 뭍으로 나옵니다. 6~7시간 이상을 한시도 쉬지 않고 자맥질을 반복하여 바다에서 캐 올린 성게, 땀의 결실은 망태기 가득 담긴 수십 키로의 성게입니다.

해녀탈의장에 딸린 작업 공간, 수확을 한 성게는 이곳에서 작업이 이뤄집니다.


한 무더기씩 쌓여 있는 성게, 한분의 해녀가 수확을 한 성게라고 보면 됩니다.
이 정도의 성게에서 나온 성게알은 보통 2~3키로, 많으면 3~4키로 정도가 됩니다.


이게 바로 성게입니다.


해삼과 문어도 잡아 올렸습니다. 이건 저녁 식탁에 오르겠지요?


한 해녀 분은 500그램이나 되는 커다란 전복을 캐 올렸습니다. 땡잡은 겁니다.


분주하게 성게를 까는 모습, 이게 쉬워 보여도 매우 까다롭습니다. 성게를 반으로 쪼갠 뒤 안에 있는 성게알을 티스푼으로 조심스럽게 꺼내야 하는데, 성게를 반으로 쪼개는 것부터가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잘못 쪼개면 껍질과 성게알이 뒤섞여 아주 손이 많이 가거든요.


속에 꽉 들어찬 성게알, 성게도 모두가 이렇게 속이 알찬 것은 아닙니다. 아주 조금만 들어 있는 것도 상당합니다.


성게알은 이렇게 티스푼을 이용하여 조심스럽게 긁어 꺼냅니다.

동영상으로 보시면 아주 이해가 바릅니다..^^

사진에 보이는 정도면 약 500그램 정도 되는데요, 한사람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작업을 했을 경우, 2시간 이상은 쪼그리고 작업을 해야 합니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딱 어울립니다. 조금씩 모아진 성게는 이렇게 채를 이용하여 한번 걸러 줍니다. 간혹 껍질이 들어 올 수도 있고, 성게의 똥이 같이 들어 올 수도 있습니다. 거르는 과정을 거치면서 깨끗하게 손질합니다.


거르는 과정을 거친 깨끗한 성게알입니다.


신선한 성게알은 날것으로 바로 팔려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이렇게 1키로 단위로 비닐봉지에 넣어 냉동을 시킵니다. 팔기도 좋고 먹기도 좋습니다.       
  
예로부터 성게는 제주도의 바다에서 많이 났습니다. 하지만 많이 났다고 해서 제주도 사람들의 성게를 풍족하게 먹지는 못했습니다. 너무 귀하고 비싼 음식, 대부분 팔아서 돈을 마련했거나, 집안의 대소가가 있을 경우, 음식재료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 사람들이 성게를 먹어볼 기회라고 해봐야 특별한 날이거나 동네에 대소사가 있을 때, 주로 성게국을 끓여 먹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지금은 국수에도 넣어서 먹고, 밥에도 비벼서 먹고, 다양한 레시피 재료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풍족하게 마음껏 먹어 보는 게 소망(?)이었던 성게, 성게가 들어간 모든 음식에는 성게 특유의 향을 느낄 수 있어 누구나 선호하지만, 성게의 맛을 제대로 느껴보고자 한다면 개인적으로 비빔밥이 최고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철 성게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어봤습니다. 누구나 쉽게 보아왔던 음식점에서의 비빔밥이 아니라, 제주도 사람들의 즐겨 먹었던 바로 그 방법입니다. 바다의 향과 성게의 식감을 맘껏 느끼려면 넉넉하게 성게알이 들어가야 하는데, 평상시에는 이렇게 먹기가 힘들지요, 요즘은 성게 수확 철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냉동되어 있던 성게를 적당하게 덜어내어 녹였습니다.


한 번에 다 먹었으면 좋겠지만, 이걸 한 번에 다 먹으면 엄청난 사치입니다.^^ 그래서 밥 두 공기에 나눠 먹었습니다.


참깨를 살짝 가미하여 밥 공기위에 성게알을 적당하게 떠 놓습니다.


짜지 않을 정도로 간장을 첨가합니다. 성게 밥에는 우리가 얘기하는 조선간장 말고, 시중에서 파는 오복간장이나 진간장이 좋습니다.


그리고 요거, 참기름입니다.


이제 슬슬 비벼주면 됩니다. 비빌 때 입안에 침이 고이는 각오는 해야 합니다.ㅋㅋ


이게 바로 성게가 듬뿍 들어간 제주도식 성게비빔밥입니다.


아~~하시고 한 수저 드십시오~~^^


게 눈 감추듯 사라져 버린 성게비빔밥입니다.
입안에 감도는 여운...진짜 오래갑니다.
사진보니 또 먹고 싶네요.

#성게 #성게알 #제철성게 #성게비빔밥 #제주도 #해녀 #제주해녀

페이스북 알림으로 유익한 정보를 받아보세요~ 
페이스북 친구맺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