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산서원, 조선의 대표적인 유교건축물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지 ‘병산서원’”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을 둘러보고 가까이에 있는 병산서원을 찾았습니다. 문화기행의 대표적 마을이기도 한 경북 안동시에는 서원들이 유난히 많은데, 이곳 병산서원은 주변의 자연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서원 건축의 백미로 이름이 나 있는 곳입니다.
하회마을과 탈 전시관을 돌아본 뒤, 차를 타고 10여분쯤 흘렀을까요.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한 병산서원, 보슬보슬 내리던 비가 잠시 멈춘 뒤의 물기를 잔뜩 머금은 서원에는 운치가 가득했습니다. 병산서원은 서애 류성룡을 떠올리게 합니다. 서애 류성룡(西厓 柳成龍, 1542~1607)이 선조 8년(1575)에 풍산읍에 있던 풍악서당을 옮겨온 것이 병산서원의 첫 모습입니다.
서원이라는 명칭이 붙으려면 학문을 연구하는 공간과 제사를 지내는 공간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병산서원의 정문인 복례문과 만대루를 지나면 강당인 입교당과 동재, 그리고 서재가 눈에 들어옵니다. 동재 뒤편으로는 서원의 관리인이 살았던 고직사가 있고, 입교당 뒤쪽으로는 목판과 유물을 보존하는 장판각과 계단을 오르면 사당인 존덕사가 있습니다.
입교당 앞에 서서 만대루를 통해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이 막힘이 없고 건물과 자연이 하나인 듯 느껴지는 병산서원은 서원을 두르고 있는 병산에서 이름을 따 온 것입니다. 우아한 격식을 갖추고 있으면서 자연의 아름다움까지도 잘 표현하고 있는 사적 제260호의 병산서원을 둘러보겠습니다.
복례문을 지나면 왼쪽으로 조그마한 연못이 하나 눈에 들어오는데, 이 연못은 천원지방(天圓地方) 형태로 조성된 연못으로서 ‘천원지방’이라 함은 우리나라 전통 연못의 조성 원리로 조상들의 우주관이 상징적으로 표현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땅을 의미하는 네모진 연못 가운데, 하늘을 상징하는 동그란 섬을 두었고, 규모는 작지만 수심양성을 근본으로 하여 학문에 정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서원 속 정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병산서원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만대루를 지나고 있습니다. 만대루는 휴식과 강학의 복합 공간으로 활용이 되었습니다. 수 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누각에는 다른 서원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아름답고도 독특한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휘어진 모습 그대로 서 있는 나무 기둥들과 자연 그대로의 주춧돌, 커다란 통나무를 깎아 만든 계단, 굽이도는 강물의 형상을 닮은 대들보의 모습은 건축물조차 자연의 일부로 생각했던 조상들의 의식을 보여준다고 평가합니다. 해질 무렵에 2층 누각에 올라서 바라보는 낙동강과 병산의 경치가 으뜸이라고 합니다.
만대루 누각 아래를 지나면 강당인 입교당이 눈에 들어옵니다. 왼쪽에 보이는 건물이 서재,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이 동재입니다. ‘가르침을 바로 세운다.’는 뜻의 입교당은 원장과 유생들이 모여서 강론을 했던 곳입니다. 입교당은 이곳 병산서원의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이기도 합니다. 입교당 안에는 두 개의 방이 있는데, 동쪽 방인 명성재는 원장이 기거하던 곳이고, 서쪽 방인 경의재는 교수와 유사들이 기거하던 곳입니다. 좌우에 동재와 서재가 마주하고 있는데, 이곳은 유생들이 학문을 닦으며 기거하던 곳입니다.
2008년에 보호수로 지정된 380년 수령의 배롱나무입니다. 분홍빛 가득 꽃이 만개할 때의 모습은 우아한 서원의 건물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그 모습을 못 보니 조금은 아쉽습니다.
배롱나무 뒤로 커다란 문이 하나 보이는데, 내삼문입니다. 내삼문으로 안으로 들어서면 서애 류성룡과 그의 셋째 아들이자 제자인 ‘수암 류진’의 위판을 모신 존덕사가 있습니다. 사당은 신성한 곳이기에 내삼문의 좌우로는 담장을 둘렀습니다.
입교당의 대청마루 가운데에 앉아 만대루를 통해 병산을 바라보면 강과 산으로 수놓은 일곱 폭의 병풍을 펼쳐놓은 듯 아름답다고 했는데요, 저 앞에 보이는 만대루의 기둥사이의 칸이 일곱 칸이기 때문입니다. 병산서원은 낙동강과 병산과 마주하고 있는데, 만대루 넘어 눈앞에 보이는 산이 바로 병산입니다.
지금 보시는 입교당의 기둥과 주춧돌은 대체로 깔끔하지만, 만대루의 24개의 기둥들은 인공적이지 않게 나무의 모양 그대로를 살리고 다듬어지지 않은 투박한 주춧돌 위에 기둥을 세웠는데, 그 부분을 담지 못했네요. 시간이 없어서 바쁘게 움직였는데, 이곳 병산서원은 시간을 넉넉하게 할애를 해야 하겠더군요. 다음에 꼭 다시 와야겠습니다.
서원을 돌아 나오는 길에 만난 뒷간입니다.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어서 유심히 보았는데요, 달팽이처럼 생겼지요? 그래서 달팽이 뒷간이라고 합니다. 돌담의 시작부분이 끝부분에 가리도록 둥글게 감아서 세워 놓아, 출입문을 달아 놓지 않아도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이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배려한 독특한 구조입니다.
지붕이 없는 구조로서 이 뒷간은 유생들의 뒷바라지를 하던 일꾼들이 사용하던 것이라고 합니다. 이 뒷간 역시 병산서원의 부속건물로서 사적으로 지정된 시설입니다.
안동지역을 떠나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대표적인 서원인 병산서원, 앞서도 언급했지만 시간을 넉넉하게 할애를 해서 돌아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사적지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안동에 가실일이 있으면 꼭 한번은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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