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되고 병들어 신음하는 제주 용눈이 오름

“서둘러 통제하지 않으면 소중한 유산 잃을 것”

‘제주도 갔다면 용눈이 오름은 꼭 가봐야 하지 않겠어?’

용눈이 오름은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들이 꼭 한번은 찾아야 할 곳으로 추천받고 또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는 제주도 명소 중에 명소입니다. 성수기 비수기를 떠나 주말이면 주차장은 물론 주변의 도로가 정체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립니다. 제가 찾아간 날은 평일이었는데도 주차장이 만원이었습니다.

좀 쉬어가면 좋으련만 쉼표도 없이 끊임없이 찾는 사람들의 발길 때문에 용눈이 오름이 병들고 있습니다. 신록의 푸른 잔디는 다 파헤쳐지고, 맨살을 드러내어 토사가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발길을 차단하려고 임시 처방을 내렸지만 그 또한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자연은 인간에게 모든 것을 다 내어주지만, 인간은 그러한 자연에게 해주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용눈이 오름은 봉우리와 봉우리를 타고 흐르는 능선이 아름다운 곡선의 미를 간직한 오름입니다. 이 능선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이 아주 일품입니다. 제주도에서 알아주는 오름 군락을 이루고 있는 제주 동부지역에서도 용눈이 오름은 그중에 단연 돋보이는 오름입니다. 계절마다 독특한 매력을 갖추고 있어 많은 사진가들이 이곳을 찾기도 합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곳이라 자세한 소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차량들로 가득 차 있는 주차장, 사드보복의 여파로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진짜 많습니다. 

다른 오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 이곳에서 단체 관광객을 실어온 대형버스의 모습을 보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다보니 주차장 한쪽에는 매점까지 들어서 있습니다. 화장실은 두 곳이나 존재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내 오름들 대부분이 그렇지만 이곳 또한 사유지이며, 가축을 방목하여 기르는 목장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오름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하여 마을이나 행정에서 관리를 해주고 있는 실정입니다.

용눈이 오름 탐방로에는 친환경 오름 매트가 깔려 있습니다. 오래 전에는 타이어로 가공된 고무매트가 깔려 있었는데, 몇 년 전 그것을 다 걷어내고 이렇게 친환경 매트로 전부 교체를 하였습니다. 이 친환경매트는 야자수 열매인 코코넛 껍질을 가공 처리하여 만든 재질로서 자연의 질감을 그대로 느낌과 동시에 시간이 지나면 자연분해 되고 자연 복원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주도내 오름들에는 이러한 코코넛 가공 매트들이 많이 깔려 있습니다. 흙과 잔디로만 이뤄진 오름의 특성 상 사람들이 발길이 직접 닿을 때에는 오름의 훼손이 불가피 하기 때문입니다. 탐방로를 만들어 경계선을 두는 것을 두고 반대를 하는 사람도 간혹 있습니다. 자연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입니다.

탐방로는 반드시 그 길로만 가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산이나 오름 등에 탐방로라는 구역을 정해 그곳으로만 이동하게 하는 것은 자연의 훼손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그런데 이곳 용눈이 오름에는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대거 몰리기 시작하면서 탐방로의 구실이 유명무실해 버렸습니다.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양방향으로 통행을 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탐방로를 벗어 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입니다.

그 심각성은 정상 방향으로 조금만 오르다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발길로 매트를 밀려 토사가 그대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을 때에는 이렇게 튼튼했던 매트입니다. 사진으로만 비교를 해봐도 확연히 드러납니다.

조금 더 이동을 하면 황폐화된 오름의 사면이 눈에 들어옵니다. 정상으로 빠르게 갈 수 있기 때문에 정해진 탐방로를 이탈하여 오르내리는 것입니다.

출입금지라는 푯말이 버젓이 붙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통행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한사람이 가기 시작하니 우르르 몰리는 경향도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약과에 지나지 않습니다.

갈림길이 나오는 중간지점입니다. 원형의 분화구를 지닌 오름이라 어느 쪽으로 가든지 봉우리로 갈수 있지만 유난히 왼쪽 방향으로는 탐방로가 심하게 훼손되어 있습니다. 빠르게 봉우리로 가는 방향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렸기 때문입니다. 매트가 깔린 부분에서 벗어나 통행을 했기 때문에 매트 양쪽은 토사가 완전히 드러난 상태입니다.

궁여지책으로 출입을 하지 말라고 푯말을 써 붙여 놓았습니다. 생태 복원을 위한 조치로 보여 지는데 과연 사람들은 이것을 지키고 있을까요? 사진을 찍고 있는 당시에도 위쪽에 자세히 보면 사람들이 내려오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몇 년 전의 사진과 비교를 해보면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탐방로를 가리키는 이정표 나무 기둥은 쓰러져 그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입니다.

탐방로 부분이 점점 깎이고 토사가 흘러내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시급히 생태 복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오름의 원형 훼손이 불가피한 심각한 상황입니다.

갈림길을 저 멀리 두고 오른쪽 봉우리를 향해 올라봅니다.

오른쪽 봉우리를 지나 능선을 타고 왼쪽 봉우리로 향하는 길, 얼핏 보기에는 이곳의 생태는 양호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곳 또한 심각합니다.

과거에는 잔디로 튼튼하게 뒤덮여 있던 이곳, 맨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매끈했던 탐방로가 황폐화 되고 울퉁불퉁 크게 변형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상에는 주변의 경관을 관찰하려는 사람들로 가득입니다. 저곳은 과연 괜찮을까.

아니나 다를까 이미 맨살을 드러낸 지 오래입니다.

용눈이 오름 정상의 풍경입니다. 가까이에 주차장이 보이고 멀리 다랑쉬 오름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정상에서도 마찬가지로 훼손된 구간으로는 가지 말라고 푯말을 붙여놓았습니다. 입구 갈림길 푯말이 붙어 있던 그 반대편입니다.

정상에 있던 안내판도 이미 구실을 못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훼손된 구역으로 가는 방향, 흙 속의 자갈들이 다 드러난 상태입니다.

조심스럽게 이동을 하여 망원렌즈로 탐방로의 중간지점을 당겨서 확인해봤습니다. 탐방로 매트구간이 상당히 뒤틀리고 매트 주변으로는 심각하게 훼손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까이 가서 자세히 관찰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나 또한 사람들에게 통행 가능의 빌미를 제공하는 건 아닐까 싶어 발길을 돌렸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고개를 돌려보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가지 말라는 곳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고 생태복원을 위해 설치해 놓은 차단장치는 한눈에 봐도 무용지물입니다. 사람들에게 있어 생태복원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듯합니다.

더욱 확실하게 통제할 수 있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고, 그렇다고 해서 관리자가 지키고 서서 통제를 할 수 있는 여건 또한 힘들다는 것은 압니다. 이쯤 되면 관리책임의 주체를 놓고 논란도 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제 가을로 접어들면 더욱 많은 발길이 이곳으로 몰릴 것입니다. 설상가상 제주도에서 관광지 순환버스를 만들면서 이곳을 경유지에 포함시켰습니다. 더욱 쉽게 찾아 올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복원이 가능할 때 발길을 차단하고 복원을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제주도 내오름 중에는 제주도 차원에서 휴식년 제를 도입하여 관리를 하는 곳이 여럿 됩니다. 용눈이 오름 같은 경우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심각하게 훼손된 구간만 통제를 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전면 통제를 하여 더 이상 훼손이 진행되는 것을 막아야합니다. 후회되기 전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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