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먹을 각오로 쓰는 평창 동계올림픽 식당 이용 후기

"평창 패럴림픽에서는 반드시 고쳐지길"

대한민국의 강원도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88년에 서울에서 열린 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린 올림픽 대회입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성공적인 개최를 바랬습니다.

3월25일 폐회식을 전후해서는 역사상 최고의 올림픽이었다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는 기사들이 언론사의 지면을 장식하였습니다. 개최도시인 강원도뿐만이 아니라, IOC관계자들과 각국선수들, 그리고 해외의 언론들까지 최고라면서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역사상 최고였다고 하는 그들, 과연 무엇을 어떻게 보고 판단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관중들이 이용하는 음식점을 다녀왔더라면 그런 얘기는 나오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올림픽플라자 광경. 영하의 추위에도 스토어 외부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관람객들>

저는 알파인 스키를 응원하기 위해 2월 23일 단 하루 경기장을 찾았고, 같은 날 올림픽프라자를 찾았습니다. 개폐회식이 열리는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을 중심으로 조성된 올림픽플라자는 다양한 체험관과 공연장, 문화관들이 들어서 있어 경기외적인 부분에서 올림픽의 열기를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곳 올림픽플라자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관중식당이 들어서 있습니다. 올림픽 경기시설 통틀어 일반 관중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음식점으로는 이곳이 유일합니다. 강원도를 대표할 수 있는 요리를 포함하여 한식과 경양식, 음료수 등을 준비하여 관중들에게 팔고 있었습니다.

일반 도심에서 영업하는 음식점과는 다르게 올림픽 기간을 위해 임시로 마련된 음식점이라 우리가 늘 봐왔던 계절음식점의 성격과 비슷합니다. 달리 얘기하면 한철장사, 그래서 그런 것일까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관중들을 볼모로 한몫 챙기려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음식을 만들어 팔았던 것일까요?


<올림픽플라자 광경. 서서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들>

사실 성공적인 개최를 염원한 저로서는 단 한번 이용해본 관중식당의 형편없는 음식을 보고도 모른 척 그냥 눈감고 지나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폐회식을 치르고 평창올림픽 대단원의 막은 내렸습니다. 이제 사람들이 언급을 하지 않으면 그냥 묻힐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폐회식이 끝났다고 끝난 게 아니었습니다. 이제 3월9일이면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대회가 같은 장소에서 열립니다. 올림픽플라자 또한 패럴림픽 기간 동안 개방이 되고 관중식당도 관중들을 상대로 음식을 팔게 됩니다.

동계올림픽이 끝나면 당연히 소멸되어 잊혀질 줄 알았던 최악의 식당이 또다시 관중들을 상대로 같은 음식을 팔 거라고 생각을 하니, 그냥 이대로 둘 수만은 없었습니다. 최소한의 관중들 권리를 위해서라도 꼬집을 건 꼬집고, 패럴림픽 기간이라도 좀 제대로 된 음식을 팔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씁니다.


<올림픽플라자 출입구 6번게이트에서 입장권을 구입하는 사람들>

올림픽플라자는 당일 경기장의 입장권만 소지하고 있으면 그날에 한해 입장이 가능합니다. 무료로 운영되는 체험관도 체험해 볼 수 있고, 다양한 공연들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매번 메달 수여식이 열리는 메달플라자도 이곳 올림픽플라자 안에 있으며, 일반 관중들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3번과 6번 게이트입니다.


<사진출처. 평창 동계올림픽 홈페이지> 

각종시설들이 들어서 있는 올림픽플라자 안내도입니다. 사진에 보면 13번이 바로 관중식당입니다. 강원도의 전통 음식을 비롯하여 세계의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고 안내를 하고 있지만, 판매를 하는 음식은 그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식당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는 관중식당입니다. 소문난 맛집이 연상됩니다. 올림픽플라자 안에는 이곳 말고도 간단한 간식을 사 먹을 수 있는 곳은 많지만, 제대로 된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곳이 이곳이 유일하기 때문에 기다림을 감수하고라도 이곳을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식당 입구에 쓰여 있는 음료수 가격 먼저 보십시오. 헉하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음식의 종류와 가격표입니다. 대한민국과 강원도의 전통음식, 그리고 세계의 다양한 음식이라기엔 어딘가 모르게 부실해 보입니다. 무엇보다 가격표에 많은 시간 시선이 머뭅니다.

음료수와 마찬가지로 음식들 또한 올림픽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 가격이라는 생각입니다. 최소한 번호표를 받고 음식을 받아 들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식당내부입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입구에서 원하는 메뉴를 고르고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면 사진 끝에 보이는 배식대에서 번호가 호출되면 음식을 받아다 먹으면 됩니다.

우리일행은 대부분 육개장을 주문하였습니다. 면 종류를 제외하곤 대부분 비슷한 가격, 영하5도를 가리키는 강추위에 떨고 들어온 터라 이왕이면 따뜻한 국물로 속을 달래고 싶었는데, 육개장이 딱 어울리는 음식이었습니다.

이게 바로 12,000원짜리 육개장입니다. 대충 담근 배추김치(단무지도 있었음)에 콩자반이 반찬, 출처(?)도 분명치 않은 이상한 육개장과 밥이 종이컵에 들어 있습니다. 보는 순간 허기진 배를 채우고 따뜻하게 속을 달래고 싶은 기대는 음식을 받아들고 나서 여지없이 무너집니다.

여러분들~~! 지금 보시는 음식이 과연 무엇으로 보이시나요? 육개장이 원래 이렇게 생긴 요리였나요? 저는 처음에 사발면을 먹고 남은 국물을 가져다주는 줄 알았습니다. 밑에 육개장 건더기가 깔렸다고요?

일회용 수저로 떠봤습니다. 숙주나물 몇 가닥에 야채는 조금 들어 있더군요. 먹다보니 고기 자투리 조금은 건질 수 있었지만, 이건 당체 돈 주고 사먹는 음식이라고는 할 수도 없었습니다.

옆에서 돈가스를 드시는 다른 분들도 불만의 목소리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이게 음식이냐고 넋 나간 듯이 음식만 물끄러미 쳐다보는 사람들도 있고, 다 먹지도 못하고 그대로 갖다 버리는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나마 고기라도 먹을 수 있지 않냐며 돈가스를 추천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밥을 다 먹고 나서는 그 흔한 물조차 제공되지 않습니다. 식사 후 제공되는 것은 달랑 뽑아 쓰는 티슈 하나입니다. 물을 마실 수 없냐고 했더니 따로 구입해서 마시라는 겁니다. 이건 완전 요즘 흔한 말로 호갱이 따로 없었습니다. 갑질도 이런 갑질이 있을까요.

제가 애초부터 트집을 잡으려고 생각을 했더라면 사진도 이렇게 부실하진 않았을 겁니다. 성공개최의 염원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었던 터라 다른 부분까지 낱낱이 캐고 싶지는 않았고, 불만이 가득했지만 그냥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식당 밖에서 팔고 있는 간식들은 어떠할까요? 솔직히 먹은 육개장이 너무 부실하여 다른 무언가를 더 먹고 싶어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 팔고 있는 간식들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중에서 찐빵을 사봤습니다. 안흥 찐빵이라고 합니다. 입이 큰 사람이라면 한입에 들어갈 정도로 크기가 작은 찐빵이 세 개에 2천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 다시는 먹고 싶지 않은 맛입니다. 이런 곳에서 돈을 써야 한다는 것이 참 슬픈 생각만 들더군요.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정부에서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돈은 다 어디가고 일반 관중들에게까지 이렇게 바가지를 씌워서 돈을 뜯어내야 하는 건가요? 하고 싶은 얘기는 굴뚝같으나 이쯤에서 끝내겠습니다. 판단은 여러분들의 몫으로 남겨두겠습니다.

다만 제가 바라는 부분은 이제 곧 시작되는 패럴림픽에서 만큼은 고쳐졌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패럴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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