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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상 김만덕, 벗어난 기생의 신분

by 광제 2010.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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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상 김만덕, 벗어난 기생의 신분

-20년 만에 만났는데 혼란스러운 이유-

태어나 처음으로 마주한 아버지. 그런데 아버지는 딸의 존재조차도 모르고 살아온 지 무려 20여년 만에 만났는데 반갑기는커녕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20여 년 전 아버지인 김응렬(최재성)은 사도세자의 죽음에 반대하다가 제주도로 유배되어 귀양살이를 시작합니다. 그곳에서 제주잠녀와 사랑을 나누다가 한양으로 돌아간 김응렬은 이 세상에 자신의 딸이 있는지도 모르고 긴 세월을 살아 왔습니다. 아버지 없이 태어난 어린 만덕(이미연)이 남의 손에서 부모 없는 자식으로 자라온 삶은 이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유배자의 신분으로 아녀자와 사랑에 빠졌던 사실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인데도 그것도 모자라 자식까지 있었다는 사실. 모든 사실이 밝혀지게 되면 나라의 주요직을 맡고 있는 관직의 신분에서 졸지에 죄인의 신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보다도 한 여자와 피붙이를 버렸다는 돌이킬 수 없는 과오로 인한 무거운 죄책감, 그리고 만덕 또한 부모 없이 남의 손에서 길러져 고향을 떠나 모진 삶을 살았고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어머니를 지켜주지 못한 아버지가 못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서로가 반가워야 할 20여년만의 재회가 혼란스러운 이유입니다.




만덕의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던 면천의 과정도 볼만합니다. 만덕은 7년 전 한양에서의 양성소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만덕의 총명함에 매료된 묘향(김선경)이 계략을 꾸며 어린만덕을 수양딸로 삼아버립니다. 기방의 교방행수로 있는 묘향의 수양딸이 된다는 것은 곧 기생이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당시의 기생은 사대부들의 욕망을 해소시켜주기 위해 나라에서 제도로 정착시켜 관리 감독을 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아에 정식으로 이름을 등록되어 있어야 하며, 중요한 것은 양민의 신분이 아닌 반드시 천민의 신분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덕은 지난 회에서 자신이 양반의 자손임을 증명해줄 문서를 찾아냈습니다. 그것은 바로 만덕의 외조부인 이만복의 호적대장이었습니다. 이 호적대장을 증좌로 하여 송사에서 이긴 만덕은 7년 동안 옥죄고 있었던 기생이라는 신분과 천민을 동시에 벗게 된 것입니다.

만덕이 면천을 하고 모든 누명에서 벗게 된다면 교방행수 묘향의 행보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만덕을 둘러싼 모든 계략은 묘향과 제주현감 최남구(김명국)에 의해 꾸며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만덕에게 누명을 씌운 가장 큰 사안이었던 출륙금지를 어긴 사건이 묘향의 무고에 의한 것임이 송사에서 밝혀지고 묘향은 교방행수의 자리를 박탈당하게 됩니다. 그러나 순순히 물러날 묘향이 아닙니다. 믿고 따르던 최남구 마저 등을 돌린 상태에서 서문객주의 새로운 주인인 오문선(박솔미)과 새로운 계략을 꾸미기에 이릅니다.



이렇게 모든 향배를 가름 할 가장 중요한 대목은 바로 김응렬과 만덕의 부녀관계가 공개적으로 밝혀지는 가하는 것입니다. 송사에서 기장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던 부분이기도 한데, 어떠한 형식으로든 부녀관계가 들통 나면 김응렬과 만덕은 화를 면할 길이 없게 되고, 반대로 문선과 최남구 그리고 묘향은 어떻게든 이런 사실을 밝혀 내야만이 자신들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확신을 합니다.

하지만 묘향이 자신의 꾀에 스스로 빠지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맙니다. 외조부인 이만복과 어미인 이은홍(추소영)이 부녀의 관계는 확실하나 만덕이 과연 어떻게 은홍의 자식이란 걸 증명 하는냐가 문제였으나 이 과정에서 묘향은 은홍과 김응렬의 관계에 대해 들춰내려하지만 순간 만덕이 기지를 발휘하여 그보다도 먼저 은홍이 죽게 된 사연이 밝혀져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은홍을 죽인 묘향과 최남구의 죄가 낱낱이 밝혀지게 되는 것입니다. 위기를 느낀 최남구는 묘향의 입을 막으려 묘향을 송사의 자리에서 끌어내 교방에서 쫓아내 버립니다.



한편 애초에 공물비리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한양에서 내려온 김응렬과 정홍수(한재석)은 뜻하지 않게 맞닥뜨린 김응렬과 만덕의 재회로 인하여 사건 조사에 지장을 초래하게 됩니다. 사랑했던 여인과 자식을 버린 죄책감에 힘들어 하는 처지에 비리사건을 조사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평시서 주부 정홍수가 비리사건 전면에 김응렬을 대신하여 나서게 됩니다.

정홍수는 서문객주의 공물비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남구가 깊게 연루되어 있다고 확신을 갖고 수사를 펼치는데, 최남구가 저지른 일의 모든 내막을 알고 있는 과거 최남구의 수하였던 호방을 만나 설득하려 합니다. 호방은 자신의 식솔들을 최남구가 책임져 준다는 조건으로 죄를 뒤 집어 쓰고 옥살이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사실을 눈치 챈 최남구 또한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위기를 벗어나려 새롭게 손을 잡은 문선과 치밀한 계략을 꾸미는데, 문선은 수하를 시켜 김응렬과 만덕이 부녀지간임을 밝힐 증좌를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찾아내려 합니다. 결국에는 김응렬과 만덕이 비밀리에 만나는 장소를 덮치려 하지만 그리 쉽게 되지는 않을 듯합니다. 오늘밤에는 '홍이'라는 이름으로 20여 년 간을 살아온 만덕이 아버지 김응렬로부터 '김만덕'이라는 이름을 받아들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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