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잇기 위한 아버지의 몸부림?


귀농과 안락한 전원생활을 꿈꾸며 서울에서 제주도에 내려온 지 벌써 20년, 하지만 농촌 생활의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전원생활은 그저 꿈에 불과했지요. 끝내는 농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타지에서 샐러리맨 생활을 해온지도 15년이 훌쩍 넘은 한 부부가 있습니다.

남들처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어렵다는 제주도 사투리도 현지인 못지않게 능숙하게 구사를 할 정도로 제주도가 고향이 되어 버린 지금, 이제는 제주도를 떠나서는 살수 없겠다는 40대의 가장에게 언제부터인가 남들에게는 얘기하기도 부끄러운 고민이 하나 생긴 것입니다.

젊은 부부 두 사람이 맞벌이를 하며 타지에서 적응하려고 애쓰는 사이, 이들 부부에게 하나뿐인 외동아들이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던 것이었지요. 이제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고 있는 아들 녀석, 바쁘다는 핑계로 잠깐 방심을 했던 것이 화근, 1년 전부터 모든 일을 신경질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몇 개월 전에는 담배를 소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지요.

사회적으로는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지만 예상치 않게 가정에서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된 것이었지요. 수도 없이 타이르고 심지어 매를 들어 보기고 했지만 이미 삐딱선을 타기 시작한 아들을 쉽게 걷잡을 수는 없었지요. 이럴수록 더욱 애간장이 타 들어갔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아들 녀석이 4대 독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자신 또한 3대독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귀하게 살아온 몸이어서 그랬을까요. 매사에 아들에게 조심스러웠던 주인공. 더 이상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는지 자포자기 상태의 모습은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측은하게 만들더군요. 최소한 4대독자를 키우는 아버지의 마음이란 우리가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늘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기적처럼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늘 그늘이 드리워진 얼굴을 하고 있는 그가 얼마 전부터는 과거의 활기 넘치는 표정을 되찾은 것이었지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이들 부자사이에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조심스러워 입을 열지 않던 주인공의 대답을 듣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이유는 바로, 아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사람들이 왕래가 빈번한 대 도로변에서 무릎을 꿇고는 '앞으로 내가 너에게 아빠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 같다. 미안하다'라는 말 한마디가 전부. 충격요법을 쓴 듯 한데, 효과가 있었는지, 그 후로 아들 녀석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부분이 아들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모르지만, 결과는 둘째 치고, 애초에 아들 앞에서 어떻게 무릎을 꿇을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아들을 키우는 같은 아버지로서 놀랬던 부분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아버지란 존재가 날이 갈수록 작아지고 보잘 것 없어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지만 삼강오륜의 윤리와 도덕을 배우고 자란 우리들의 일반적인 사고방식으론 쉽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들에게 있어 아버지란 존재. 못된 아들에게 회초리를 들고 나서도 뒤돌아서면 눈물을 훔치시던 아버지. 항상 자식 앞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아버지상이었습니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다른 이에게 무릎을 꿇는 일은 자주 봐 왔지만 아들에게 직접 무릎을 꿇는 일은 몇 번을 생각해도 씁쓸하기만 합니다.

다만 일반인들과 다른 것이 있다면 4대독자를 아들로 두고 있다는 점. 대를 잇기 위해서라면 아버지로서의 역할과 존재가치가 흔들려서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선 조금 더 깊이 생각을 해봐야 할듯합니다. 어쨌거나 다행인 것은 말썽꾸러기 아들이 담배도 끊고 예전의 착실한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것은 너무나도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추천도 꾸욱~눌러주세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Favicon of https://slds2.tistory.com BlogIcon ★입질의 추억★  수정/삭제  댓글쓰기

    헛..첨엔 파르르님 얘긴줄 알았다가 아니였군요~~
    그래도 다행스런 결과입니다~ 좋은 한주 이어나가세요^^

    2011.09.26 09:22 신고
  3. Favicon of http://landbank.tistory.com BlogIcon landbank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그래도 잘하고 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교육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 같아요

    2011.09.26 09:34 신고
  4. Favicon of https://semiye.com BlogIcon 세미예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아버지의 존재가 참 나날이 작아집니다.
    가족이 뭔지 이 가을엔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잘보고 갑니다. 행복한 한 주 되세요.

    2011.09.26 09:46 신고
  5. Favicon of https://toyvillage.net BlogIcon 라이너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버지는 큰 존재이지만, 자식앞에선 때론 그 사랑때문에
    한없이 작아질수밖에 없는 존재인것도 같아요.ㅠㅠ
    행복한 월요일 아침되세요^^

    2011.09.26 09:48 신고
  6. Favicon of https://neonastory.tistory.com BlogIcon 네오나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마지막이라는 비통한 심정으로 무릎을 꿇었을텐데 아이가 달라졌다니 다행입니다.

    2011.09.26 09:49 신고
  7.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가 삐뚤어 진데는 부모 책임이 많다고 보니다.
    무릎을 꿇어서라도 사람을 만들 수있다면 그렇게 해야지요.

    2011.09.26 09:53
  8. Favicon of https://clason.tistory.com BlogIcon 오드리햇반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인께서 큰 결단을 내리셨군요..
    그 아버지의 결단으로 아들의 마음이 돌아서서 다행이구요.
    어찌보면 아들 앞에서 무릎을 꿇은 아버지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정작 그 아들은 아버지의 권위를 인정하기에 그 사건이 충격이었던게 아닐까요?

    2011.09.26 10:06 신고
  9. Favicon of http://golden21.tistory.com BlogIcon 오붓한여인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고~옫가뿐아니라 부모는 다 그런것같아요,
    너무다행이예요.
    아들은아빠를 많이보고자라기때문에 아버지의역활이 너무중요한듯.
    가면서보면 우리아들도 작은남편같아요ㅡ하는짓이똑같거든요^^

    2011.09.26 10:30 신고
  10. Favicon of https://yongphotos.com BlogIcon 용작가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의 병이 치유된게 아닐까요?^^
    어떤 방법이든지 서로의 공감대,
    마음의 문이 열리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한 한 주 되세요~

    2011.09.26 10:36 신고
  11. Favicon of http://blog.daum.net/parkah99 BlogIcon 주리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슬픕니다.
    그런 극단적인 방법을 취할 수 밖에 없는 게 말이죠.
    공감대를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2011.09.26 11:16
  12. Favicon of http://blog.daum.net/cola1018 BlogIcon 바람될래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거..ㅡㅡ

    오빠..
    잘지내시죠..?

    2011.09.26 11:40
  13. Favicon of https://kimstreasure.tistory.com BlogIcon Zoom-in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법이 통념상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자식을 위해 무릎을 끓은 아버지가 더 대단해 보입니다.
    그 행동에 아버지의 권위의식을 따지는 건 자식을 위한 태도가 결코 아닙니다.

    2011.09.26 12:02 신고
  14. ......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여자라서 그런가요?? 조금은 이해불가네요.. 4대독자라면 귀하게 키우셧을꺼고 당연히 아버지가 무릎 꿇는걸 보고 심하게 충격 먹었을테죠...체벌은 어느정도 필요하니까 매를 드셨을꺼고..그런데 극단적인 방법을 썼을테니 아들이 얼마나 충격을 먹었을까요..그게 나중에 트라우마로 작용할수도 있을텐데..사실 저도 아빠와 대화가 별로 없지만 편지로는 대화를 하거든요..아이와 대화를 통해서 풀어갈수도 있었던 문제를 너무 극단적으로 푼것 같아 안타깝네요.....

    2011.09.26 12:06
  15. Favicon of https://zasulich.tistory.com BlogIcon 자수리치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모가 되고나서 가장 어려운 일이 아이들 문제인거 같아요.
    방법이 충격적이긴 하지만, 아들이 정신차렸다니 다행입니다.^^

    2011.09.26 13:57 신고
  16. Favicon of https://borisu1004.tistory.com BlogIcon 누리나래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외아들 하나 키우고 있는데 씁쓸한 이야기네요..그나마 아들이 마음을 고쳐먹었다니 다행입니다..

    2011.09.26 14:49 신고
  17. Favicon of http://kateparkpl@hanmail.net BlogIcon kate  수정/삭제  댓글쓰기

    솔직히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감동적이기는 하지만 별로 공감가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부모가 대로변에서 무릎한번 꿇고 자식을 바로잡을 수 있다면 자식키우는거 별거 아니겠지요. 그게 정말 효과있다면 저는 한번 창피 당하고 그보다 더한 일도 하겠습니다.

    그보다는 끊임없이 대화하고, 아이의 입장을 이해해보고, 부모입장만 내세우지 않고 자식 이야기도 들어주면서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아이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부모가 자기입장을 너무 주입하려고만 하면 아이들이 마음을 닫아버려요. 그러면 담배가 아니라 그보다 더한 문제가 닥쳤을 때에도 도움을 줄 수가 없습니다.

    2011.09.26 16:17
  18. Favicon of https://yahoe.tistory.com BlogIcon 금정산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버지 되는게 쉽지 않는 것 같습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2011.09.26 19:02 신고
  19.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3대독자....4대독자.... 이런게 뭐길래...ㅡㅡ;
    자식 바로잡기 위해서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4대 독자라서 조심스러웠다 그런건 좀 어이없네요;
    형 하나 더 있었으면 상관없나?

    2011.09.26 20:45
  20. 아버지 학교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버지 학교 다녀보세요.........^^ 이해갈 겁니다. 아버지와 4대 독자 아들 둘다...............

    2011.10.04 12:39
  21. Favicon of http://www.firstbathrooms.co.uk BlogIcon Shower Door  수정/삭제  댓글쓰기

    갈수록 작아지는 아버지의 존재..
    한편으로 안타깝기도 하네요..
    그나마 아버지를 이해해주는 아들인 것 같습니다..

    2011.11.11 22:02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954)
멋스런 제주 (407)
숨겨진 비경 (106)
명품 한라산 (87)
제 주 오 름 (34)
제 주 올 레 (34)
제주맛집&카페 (164)
제주도축제 (46)
캠핑&백패킹 (15)
여행 (34)
전국맛집 (25)
해외여행 (36)
생활의 지혜 (77)
세상과 만사 (567)
사는 이야기 (237)
블랙박스로 본 세상 (18)
블 로 그 (14)
초 대 장 (8)
모든리뷰 (43)




twitter
Daum 블로거뉴스 베스트 블로거기자
get rss
BLOG main image
감성 제주
제주의 숨겨진 비경, 맛집, 아름다운 이야기, 현장 등을 많은분께 알리고 있습니다.
by 광제

공지사항

  • 49,439,814
  • 1,1042,380
광제'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