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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한라산

쓰레기로 몸살 앓는 한라산, 꽃구경도 좋지만

by 광제 2012.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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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오월이면 천상의 화원으로 변한 모습을 보려고 매번 한라산을 올랐지만 올해는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시간이 여의치 않아 제때에 오르질 못했네요. 지난 주 영실코스의 선작지왓 평원에는 털진달래가 만개를 하여 대 장관을 연출했다는데, 결국은 그 모습은 보질 못하고 한주 늦게 그곳을 다녀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라산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털진달래, 가지와 잎에 털이 많이 나 있어서 털진달래라고 부르는데, 주로 높은 산악지대에 자라는 특성 때문에 일반 진달래 보다는 약 한달 가량 늦게 꽃을 피웁니다. 모진 바람에 잘 견뎌내는 특징은 한민족의 정신과도 많이 닮아 있는 꽃이기도 합니다.


한라산 정상을 배경으로 선작지왓에 활짝 피어있는 털진달래의 화려한 모습입니다.


만개의 시기를 놓친 점도 있지만 며칠 전 강한 바람 탓에 많은 꽃잎이 떨어진 까닭에 어렵게 담아낸 사진입니다.



해마다 봄이면 연분홍 물결을 이루는 이곳은 해발 약 1670m지대로, 한라산 영실코스의 총3.7km구간중에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구상나무숲을 지나 2.7km지점에 이르면 앞이 확 트이는 대평원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그 곳이 바로 '선작지왓'입니다.

지금과 같은 봄철이면 먼저 털진달래가 개화를 하고 조금 뒤 6월이 되면 다시 산철쭉으로 장관을 연출하는 곳, 선작지왓의 '선'은 '서다 또는 살아있다.'라는 뜻이고 '작지'는 큰 자갈, '왓'은 제주방언으로 넓은 밭이란 뜻이므로 이를 합하면 '큰 자갈들이 널려있는 넓은 밭'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다른 곳은 윗세산장입니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윗세산장으로 몰렸습니다. 봄철이 되면서 각 학교에서 단체등반을 실시하는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다 보면 늘 보기흉한 광경들이 눈에 띱니다. 여기저기 아무렇게 버려진 쓰레기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크게 내걸린 오물투기와 흡연을 금지하는 현수막이 무색한 광경입니다.


쓰레기 주변에는 학생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 측에서 수시로 쓰레기를 치워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손에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가 가득입니다. 아무리 꽃구경도 좋지만 최소한의 산행예절과 자연보호의 기본적인 수칙이라도 익혔으면 좋았을걸, 학생들을 인솔하는 교사들이 사전 충분한 교육이 아쉬운 대목이기도 합니다.

약 한 달 전, 한라산에 산불이 발생한 적이 있었지요. 다행히 빠른 신고와 신속한 진화 덕에 크게 번지지 않았지만 한라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을 쓸어내린 사건이었습니다. 담배꽁초에 의한 가능성이 제기되어 수사를 진행했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산불이 발생할 즈음 많은 학생들이 이곳을 스쳐지나갔다는 정도가 전부입니다. 이 사건 또한 봄이 되면서 갑자기 늘어난 청소년, 학생 등산객들의 무분별한 행동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추측을 해봅니다.



한라산에는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줄서서 사발면을 구입하는 광경도 목격되는 곳입니다. 이곳 윗세산장과 진달래밭 대피소 두 곳인데요,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쓰레기관리는 등산객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합니다. 사발면을 판매하면서 조그마한 비닐봉지를 제공하는 것이 그 때문입니다. 빈 용기를 직접 갖고 내려가라는 것이지요.


산장 안에 마련된 국물통
이통은 등산객들이 사발면을 먹으면서 남은 국물을 버리도록 비치된 용기입니다. 플라스틱 용기는 갖고 내려가도록 하고 있지만 먹다 남은 국물까지는 갖고 갈수 없지요. 하지만 국물만 버리도록 비치된 용기 안에는 도시락으로 싸온 밥과 김밥이 한 가득입니다. 스스로 책임져야 할 쓰레기를 한라산에 버리고 가는 한심한 경우입니다.



다시 꽃소식입니다.

이렇게 화려했던 한라산 털진달래는 다 떨어졌지만 조금 있으면 더욱 화려한 연분홍 물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한라산 최고의 자랑인 산철쭉이 조만간 개화를 하여 화려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5월에 털진달래가 봄꽃의 향연을 펼쳤다면 6월에는 산철쭉이 대신하게 되는데요, 역시 대 장관의 꽃물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은 영실코스의 선작지왓, 그리고 돈내코 코스의 남벽분기점 일대입니다. 비슷한 지대에 털진달래와 산철쭉 두 종이 같이 분포를 하고 있어 한라산의 독특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낮은 지대의 산철쭉이 이미 개화를 하였지만 천상의 화원이라 일컫는 고지대 산철쭉은 5월말에서 6월로 넘어가면서 만개를 할 것으로 보여 집니다. 때를 같이하여 등산대회를 겸한 철쭉제가 한라산에서 열리는데요, 그 소식도 알려드리겠습니다.



올해로 46회를 맞는 한라산 철쭉제는 오는 6월2일 오후1시30분 어리목 광장에서 화려하게 열립니다. 영실코스에서 시작하여 윗세산장을 거쳐 어리목에 이르는 등산대회를 마친 후, 곧바로 진행되는데요, 다양한 민속공연과 다례시연회 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철쭉 산행을 위한 TIP :
한라산에 피는 철쭉은 산철쭉이라 부르는데요, 지대에 따라 피고 지는 시기가 조금씩 다릅니다. 저지대에는 이미 활짝 피었지만 때문에 평원을 이루고 있는 해발 1700고지 일대 선작지왓이이나 윗세오름 근처에는 오히려 앞으로가 더욱 장관일 것으로 보입니다.

한라산 산철쭉은 성판악코스의 진달래밭, 영실코스의 선작지왓, 어리목코스로 오른다면 윗세오름 인근, 그리고 가장 빼어난 비경을 보고자 한다면 남벽분기점의 방애오름 인근으로 접근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벽분기점'은 돈내코 코스에서 출발한다면 7km에 이르는 지점이며, 영실코스나 어리목코스를 이용한다면 윗세오름 대피소를 지나 백록담방향으로 진입하여 약2km 지점에 이르면 그곳이 바로 남벽분기점입니다.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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