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전체에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여 80%이상이 되면 단풍절정기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명품 단풍이 있는 곳, 바로 제주도의 한라산인데요,
기상청에서 예고한 바에 따르면 한라산의 단풍 시기는 10월15일부터 시작되어 10월30일에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하였지요.
하지만 오늘 소개해드리는 한라산의 용진계곡은 다른 곳보다 약 일주일 가량 빠르게 절정기가 찾아오는 곳입니다.
해발고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용진계곡의 명품 단풍을 보러 지난 주말에 그곳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서울에서 낚시블로거로 활동 중인 입질의 추억님이 제주도에서 두 달 간 머무는 동안,
다른 곳은 몰라도 한라산 정상만큼은 꼭 밟아보게 해드린다고 했었는데, 그 날을 단풍 절정기에 맞춰 뒀던 것이지요.
난생 처음 한라산에 올라본다는 분과 함께 한라산 여행, 지금부터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한라산은 해발고도의 차이에 의해 등산코스마다 단풍이 물드는 시기가 조금씩 다릅니다.
성판악 코스는 원래부터 단풍구경이 힘든 곳, 그래서 생각해 둔 포인트가 바로 해발 1,500미터에 위치한 용진각 계곡이었습니다.
정상에 오른 뒤 관음사 코스로 하산을 하면서 오색단풍이 물든 광경을 보려 했던 것이었지요.
그런데 그 소박한 바람은 보기 좋게 무너지고 말았답니다.
예상대로라면 화려하게 물들어 있어야 할 용진계곡의 단풍이 앙상한 가지들만 남겨놓은 채 거의 대부분이 떨어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아마도 며칠 동안 계속된 쌀쌀한 날씨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해발고도가 낮은 지역은 아직도 단풍이 채 물들지 않은 상황,
탐라계곡 근처에서 만난 절정의 단풍으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었답니다.
ⓒ성판악. 한라산
주차장이 아니랍니다. 한라산에서 가장 많은 등산객이 몰리는 성판악 코스의 입구, 바로 성판악휴게소 도로변 모습이랍니다.
평일이면 그나마 나은데, 주말이면 밀려드는 등산객으로 인하여 주차장 내부는 차를 댈만한 공간이 부족하여 이렇게 도로변에 주차를 해 놓은 것입니다. 현재시간 아침 8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부지런한 사람들이라는데, 그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성판악. 한라산
성판악 코스의 초입입니다. 휴게소가 해발 750미터, 이곳은 해발 800미터쯤 되겠네요.
등산객들의 머리위로 화려하게 물든 단풍이 볼만합니다. 이날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라산을 많이 찾은 것으로 보이더군요.
ⓒ성판악. 한라산
성판악 코스는 한라산 등반코스 중에서도 지루한 코스입니다.
숲으로 우거져 있어 하늘은 잘 보이지 않고 비교적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되는 등반로라 쉽게 지루해지는데,
이날 만큼은 등반로 곳곳에 물들어 있는 단풍이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고 발길을 멈추게 하더군요.
입질의추억님도 연신 셔터를 눌러댑니다.
ⓒ성판악. 한라산
ⓒ성판악. 한라산
성판악 코스 중에 이곳이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산행 중 지친 몸을 쉬어가게 하는 평온한 풍경의 삼나무밭 지대입니다.
한라산에서는 속밭이라고 부릅니다.
ⓒ속밭대피소. 한라산
성판악 코스 중 가장 처음 만나는 무인대피소입니다.
예전에는 이곳에 약수터도 있었는데, 이제는 사라져 버렸구요. 화장실도 재정비를 하여 매우 깔끔하게 변모하였답니다.
가던길을 멈추고 땀을 식히는 등산객들의 수가 상당합니다.
ⓒ성판악. 한라산
ⓒ진달래밭 대피소. 한라산
코스 중 두번째 만나는 대피소인데, 이곳에서는 간단하게 사발면과 음료를 구입해 먹을수 있는 유인대피소입니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이곳에서 쉬어 가는데요,
요즘 같은 계절에는 낮 12시 30분이 지나면 이곳을 지나 한라산 정상 방면으로는 진입을 할수 없게 됩니다.
당일 등반이 원칙인 한라산에서 늦은 시간에 오르면 제때에 하산할수 없어 사고로 이어진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통제시간은 계절마다 다르게 정해져 있습니다.
ⓒ진달래밭 대피소. 한라산
우리일행도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였습니다.
서둘러 나오는 바람에 아침도 걸렀는데 체력까지 소진, 이곳까지 오다 보면 시장할 수 밖에 없지요.
집에서 싸고 나온 김치에 시내에서 구입한 천원김밥, 여기에 이곳 대피소에서 구입한 사발면 한그릇은 훌륭한 점심식사가 됩니다.
ⓒ진달래밭 대피소. 한라산
먹음직스러운 사발면, 이거 한그릇 맛보려면 언제나 줄을 서서 기다려야합니다.
이제는 한라산에 왔으면 꼭 먹어봐야 하는 먹거리로 널리 알려진 상태랍니다.
ⓒ성판악. 한라산
오늘 하루 만큼은 낚시대를 접어두고 배낭을 짊어진 입질의추억님,
낚시만 즐겨던 분이라 저질체력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잘 오르셨습니다.
ⓒ성판악. 한라산
진달래밭 대피소를 출발한지 약 40분,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가슴을 탁 트이게 합니다.
앞쪽으로는 한라산의 정상이 시원스럽게 시야에 들어오고 뒤쪽으로는 제주시내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성판악. 한라산
정상에 오르기 위해 마지막으로 힘을 내야하는 곳입니다.
매우 가파른 언덕으로 예전에는 나무계단으로 만들어져 있었는데,
얼마 전 전국을 강타한 태풍 볼라벤으로 인해 등산로가 완전 유실되고 말았답니다.
나무테크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앙상한 상태의 등산로 모습입니다.
ⓒ백록담. 한라산
근 한달 이상 비가 내리지 않은 제주도,
바짝 말라있는 백록담이 조금은 처량해 보입니다.
ⓒ백록담. 한라산
해발 1950미터, 백록담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등산객들
ⓒ백록담. 한라산
예전에는 나무로 만들어진 기둥하나가 한라사 정상임을 알려주었는데, 백록담임을 알리는 기념비가 새롭게 설치가 되어 있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기념촬영을 하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일행도 아주 어렵게 사진 한장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관음사. 한라산
땀을 좀 식혔으면 서둘러 길을 떠나야합니다.
이제는 다시 새로운 코스의 시작입니다. 관음사 코스를 이용하여 하산을 할겁니다.
가장 먼저 만나는 풍경은 처음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만듭니다.
살아백년, 죽어백년, 이미 말라 삐틀어진 고사목이지만 사람들에게 멋진 풍경을 선사해주는 구상나무입니다.
구상나무숲 너머로 보이는 제주시내의 풍경도 볼만한데, 희미하게 깔린 박무가 많이 아쉽더군요.
ⓒ관음사. 한라산
ⓒ관음사. 한라산
ⓒ용진계곡. 한라산
관음사 코스의 왕관봉 헬기장을 내려서 용진계곡으로 향하는 등산객들의 행렬입니다.
등반로가 급격하게 좁아지는 구역이라 이렇게 사람들이 몰리는 날에는 걸음이 더딜 수 밖에 없습니다.
ⓒ용진계곡. 한라산
ⓒ용진계곡. 한라산
ⓒ용진계곡. 한라산
쌀쌀한 기후 때문이겠지요.
기대했던 단풍이 떨어져버려 많이 아쉬웠던 용진계곡입니다.
예상대로라면 이곳이 화려한 오색 단풍으로 일색이어야 하는데, 최소한 이곳 만큼은 겨울의 길목으로 성큼 다가선 느낌입니다.
ⓒ용진계곡. 한라산
이제는 등산객들의 사진 포인트가 되어버린 용진계곡 현수교,
그리고 석양이 질때면 황금빛으로 변해 왕관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의 왕관봉이 병풍처럼 서 있는 모습입니다.
이곳 발아래로는 시원한 약수가 흐르고 있어 목을 축일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한라산에서 가장 물맛이 좋다고 생각하는 곳입니다.
ⓒ탐라계곡. 한라산
해발고도가 높은 용진계곡과는 다르게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는 탐라계곡,
해발이 낮은 곳이며 상대적으로 세찬 바람이 덜 드는 곳이라 탐라계곡에는 화려한 단풍이 가는 등산객들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참고로 이곳 탐라계곡은 설악산의 천불동계곡, 지리산의 칠선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3대 계곡으로 불리고 있는 곳입니다.
ⓒ탐라계곡. 한라산
눈부신 탐라계곡의 단풍
ⓒ탐라계곡. 한라산
ⓒ탐라계곡. 한라산
ⓒ탐라계곡. 한라산
올해 한라산의 단풍 아주 끝난 것은 아닙니다.
예상대로 10월30일까지는 기대해볼만 한데요,
용진계곡은 모두 떨어졌지만 명품단풍으로 유명한 또 하나의 명소인
영실계곡 일부와 어리목 계곡 등 해발이 낮은 곳을 잘 살핀다면 아쉬운데로 붉게 물든 단풍을 구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라산의 늦은 단풍을 구경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이번 주말 한라산의 어리목이나 영실쪽으로 발길을 옮겨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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