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마리의 광어, 무려 1,500명 분 생선회가 한라산에서
-등산객 1500명 한라산에서 횡재-
이번 주말에 절정을 이룰 것이란 소식에 며칠 앞서 한라산엘 다녀왔답니다.
관음사 코스의 용진계곡의 단풍이 참 아름다운데, 야근을 마친 몸이라 부득이 영실코스로 가벼이 다녀오자고 길을 나섰지요.
매해마다 느끼는 거지만 날이 갈수록 명품 단풍이 사라지는 듯합니다.
지난해에는 이맘때쯤 불어온 강풍으로 단풍잎을 모두 쓸어가 버리더니, 올해는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단풍잎이 부실하네요.
아직 절정에 이르지 않은 단풍. 푸른 기운조차도 찾아볼 수 없이 쓸쓸하게 앙상한 가지들만 가득했던 영실계곡.
영실계곡의 단풍모습
영실코스를 통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은 1700고지의 윗세오름.
이미 아침 일찍 등산을 마치고 하산을 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이해 못할 얘기들이 흘러나옵니다.
한라산 윗세오름에서 생선회 잔치가 벌어졌으니 어서 올라가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행여 늦으면 못 먹을 수도 있다고...
윗세오름으로 향하면서 담은 정상 모습
한라산에서 생선회라니요?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랍니까.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게 된 이유입니다.
단풍구경 온 등산객들, 뜬금없는 생선회에 열광!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한라산을 찾았네요.
멀리서 봐도 윗세오름 광장이 등산객들로 가득합니다.
이어서 들려오는 확성기음....
줄을 서시오~~~!
모든 사람들의 손에 무언가 들고 있는 모습
정말 맛있게 먹고 있네요.
윗세오름 광장에서 쉬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손에 들려있는 이것.
바로 생선회였습니다.
이미 수 십 명의 등산객들이 줄을 서서 무언가를 받아들고 있습니다.
조그마한 은박접시에 나눠주고 있던 것. 광어회입니다.
아니, 해발 1,700미터나 되는 한라산 고지대에서 생선회라니,
믿기지 않는 일이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더군요. 대체 무슨 까닭일까요.
사연은 나중에 듣기로 하고 우선은 줄을 섰습니다. 얼마나 길게 줄을 섰는지 10분정도는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왔습니다.
이곳에서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 생선회는 바로 제주산 광어회,
다른 말로는 넙치라고 부르기도 하는 바닷고기입니다.
생선회를 받으면서 사연을 들어봤는데,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바 있는 제주광어의 맛을 한라산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깜짝 이벤트였던 것입니다. 오늘 제대로 땡잡은 겁니다.
한라산에서 맛보는 광어회, 과연 어떤 맛이 날까요.
준비해온 생선회를 나눠주는 관계자들
모든 생선회는 싱싱한 상태에서 포를 떠서 바로 먹는 것보다 일정의 숙성시간을 거친 후라야 제대로 된 쫄깃한 맛이 난다고 합니다. 딱 그 시간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 기막힌 맛이 날거라는 광어회.
실물을 보여주기 위해 살아있는 광어를 직접 공수해 왔더군요.
행사를 주최한 제주어류양식수협에 따르면...
이번 한라산 무료 시식 이벤트에 동원된 광어물량만 하더라도 1.5kg짜리를 무려 100마리나 된다고 합니다. 충분한 양을 나눠줄 수는 없고, 일인당 약 100g씩, 1,500명분을 예상하여 준비를 했다고 하는군요.
펄떡이는 광어를 직접 들어보입니다.
이렇데 많은 양의 생선회는 모두 어리목 광장을 통해 모노레일을 통해 운반을 하였는데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다른 곳도 있는데, 왜 하필이면 한라산일까.
광고효과도 중요하지만 단풍구경을 위해 한라산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산에서 먹는 생선회의 추억을 안겨드리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자리라고 합니다.
때문에 이날 한라산의 윗세오름을 찾은 등산객들은 두 번 다시는 없을 독특한 체험을 하게 된 것이지요.
저 또한 횡재한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정말 지금까지는 맛보지 못했던 색다른 맛이 느껴지네요.
생선회도 너무 싱싱하고 쫄깃했답니다.
제가 한라산에 올 때마다 반드시 먹고 가는 사발면.
사발면과 생선회의 조합, 어떠세요? 기막히지 않나요?ㅎㅎ
어쩌다 보니 한라산에서 먹거리도 소개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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