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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맛집

닭갈비로 본 지역 맛집에 대한 불편한 진실

by 광제 2012.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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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닭갈비 대표 맛집이라는 곳을 직접 가보니


우리가 특정지역을 여행할 때에는 사전에 맛집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아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맛집이라고만 쳐도 수십 페이지에 걸쳐 쏟아지는 지역 맛집들,
하지만 요즘은 상업적으로 홍보를 하는 맛집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액면그대로의 평가를 믿고 찾아가는 사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줄어드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것이 있더군요. 바로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입니다.
우리가 보통 어느 지역을 여행하게 되면 이것! 하나만은 꼭 먹어봐야 한다는 대표적인 요리가 있게 마련입니다.
제주도인 경우, 몸국이나 흑돼지, 또는 자리물회 등을 들 수가 있고,
포항에 가면 과메기, 전라도의 벌교에 가면 반드시 꼬막을 먹어봐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 예입니다.

지난달에 강원도를 잠시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1박2일의 짧은 일정 탓에 보고 싶은 것 보지도 못하고 먹고 싶은 것 마음대로 먹지도 못하여 돌아와야만 했지만,
춘천에 왔으면 꼭 먹고 가야한다는 것이 있어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간 곳이 있습니다.
아마 모든 분들이 아실 겁니다. 춘천의 대표 먹거리인 닭갈비와 막국수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 ↓ ↓ ↓ ↓콕! 눌러주시면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찾아간 곳은 춘천에서도 아주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정말 지역 명물이 아니랄까봐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눈에 띠는 것은 온통 닭갈비 간판이더군요.
닭갈비는 다른 지역에서 먹어본 적이 있기에 본고장에서 먹는 닭갈비의 맛은 또 어떤 느낌일까.
이때까지만 해도 기대심리가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이 추천을 한곳이니 더욱 그랬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들어가자마자 주문한 음식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닭갈비와 막국수,
막국수는 닭갈비를 먹으면서 예의상 반드시 먹어줘야 한다는 요리입니다.
뼈를 발라내어 투박하게 썰어 올려진 닭고기에 양배추와 갖은 야채들의 조합을 보니 처음에는 별로 맛이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불을 넣고 자글자글 익히다 보니 야채의 숨이 죽고 고기에 양념소스가 베어들어 제법 맛깔스러운 색으로 변해갑니다.
이쯤 되면 누구라도 군침을 참을 수가 없게 되지요. 닭고기가 익는 속도는 왜 이리 더딘지..


춘천의 명물이라는 닭갈비와 막국수, 막국수는 입에 대지도 못했다.

잠시 후, 한입 넣어 본 닭갈비,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것일까요?
아주 천천히 맛을 음미해보지만 다른 지역에서 먹었던 닭갈비와 크게 다른 점을 찾을 수가 없더군요.
그저 야채를 넣은 닭고기 볶음 정도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나 할까.
물론 천의 미각을 가진 사람이 아닌 바에야 냉철한 맛의 평가는 힘들 것입니다.
사람마다 맛의 기준도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구요.

그렇다면 막국수는 어떨까,
일행 대부분이 한 젓가락 뜨고는 남길 정도로 맛이 밋밋합니다.
한마디로 평가를 하면 지역대표 먹거리로 내세우기에는 많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인데도 불구하고 이 정도라면 큰 실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아주 평범한 집인데 불구하고 홍보의 힘을 빌어 과대평가된 집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또 하나는 춘천의 명물인 닭갈비의 맛이 원래 이런 것인데 그동안 지역브랜드 처럼 키워왔다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 경우는 다른 집 또한 별반 맛이 다르지 않다는 조건이 따라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하지만 제가 일일이 다른 집을 다녀볼 수 없었으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동네사람이 외면하는 지역대표 먹거리, 있을 수 없어

하지만 이집에서 닭갈비를 먹고 나오면서 아주 중요한 정보를 얻게 됩니다.
같이 동석했던 춘천 지인이 있었는데요,
춘천닭갈비가 춘천의 명물이라고 소문이 나긴 했지만 춘천 사람들은 유명세만큼이나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타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한번쯤 먹고 가는 음식정도로 인식이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랍니까.
지역사람들, 동네사람들이 외면하는 대표 먹거리란 과연 있을 수 있는 말인가요.
처음에는 귀를 의심했지만 닭갈비를 먹고 주차장에 나와서야 비로소 그 사실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한낮의 점심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주차장이 텅 비어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일행들이 앉아서 음식을 먹었던 식당내부에도 거의 모든 테이블이 비어있는 상태였습니다.

끼니 때인데도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이쯤에서 제가 살고 있는 제주도의 경우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제주도에서는 흑돼지가 아주 유명합니다. 물론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도 한번쯤은 맛을 보고 싶어하는 요리입니다.
그런데 흑돼지 요리를 잘하는 집에 가면 관광객들 보다는
지역에 사는 동네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을 걸 알 수가 있습니다.

그렇잖아도 모자라는 자리에 관광객들까지 합세하다 보니 문밖에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까지 연출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결론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라 할지라도
지역에 사는 동네사람들이 외면하는 먹거리는 인정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견해인 것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맛집은 어딘가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춘천의 명물 닭갈비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어딘가 모르게 씁쓸한 기분이 듭니다.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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