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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제주

색종이를 뿌려 놓은 듯 아름다운 제주 삼다수 숲길

by 광제 2020.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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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종이를 뿌려 놓은 듯 아름다운 제주 삼다수 숲길

 

"제주에서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숲길"

 

제주도에 도보트레킹이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온 때는 제주올레길이 개장을 하면서 부터죠. 사려니 숲길 등 일부 몇몇 숲길은 존재했지만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트레킹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후반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에 한라산을 중심으로 조성된 한라산둘레길을 비롯하여 장생이 숲길, 머체왓 숲길, 그리고 곶자왈 숲길, 삼다수 숲길 등 마을 단위 또는 제주의 생태 환경을 테마로 한 숲길들이 많이 생겨나게 됩니다.

각 숲길들은 저마다의 매력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사려니 숲길은 인간이 가장 살기 좋다는 해발 500~600 미터 고도에 위치해 있으면서 한라산의 식생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편백에서 분출되는 피톤치드 향을 맡으며 과거 임도용으로 뚫어 놓은 시원한 길을 걷어 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하는 삼다수 숲길은 조금 느낌이 다릅니다. 커다란 길을 따로 내지 않고 기존에 있던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오직 걷는데 필요한 만큼의 길을 트고 조성하여 제주의 곶자왈과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게 하였습니다.

한라산 둘레길과 느낌이 비슷한데요, 한라산 보다는 비교적 해발고도가 낮은 지대로 형성되어 식생이 조금 다르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삼다수 숲길은 늦가을에 찾아가야 제 맛이라고 했습니다.

단풍의 흐름은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흐르는데, 한라산 고지대에서 시작한 단풍이 영실계곡과 어리목 계곡을 거쳐 사려니 숲에 도달하여 다 떨어져도 이곳 삼다수 숲길에서는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가 있습니다. 

올해는 제가 다른 일정이 있어 찾아봐야지 생각했던 때보다 조금 늦었는데요, 역시 예상한데로 대부분의 단풍은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겨놓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숲은 언제나 실망을 주는 법이 없습니다. 가을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단풍만은 남겨놓고 있더군요.

초입에서부터 시작하여 코스 내내 이어지는 가을의 흔적들, 스쳐 지나는 곳마다 저마다의 특색을 간직하고 있는 숲길이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붉은 단풍은 자리를 잡고 있더군요. 마치 색종이를 조각내어 곳곳에 뿌려 놓은 듯합니다. 제주도에서 제대로 된 단풍을 보려거든 삼다수 숲길에 가라는 누군가의 조언이 문득 떠오릅니다. 

숲을 한 바퀴 쭈욱 돌아서 나오게 조성된 삼다수 숲길은 대중교통이나 픽업 등 다른 숲길에서 닥칠 수 있는 애로사항을 단번에 해결해 줍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여유 있게 걸어도 3시간이면 충분하고 이정표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덧 주차장에 이르게 됩니다. 참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가성비 만점의 숲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주 조천읍 교래리는 삼다수 마을이라고도 부릅니다. 우리가 마시는 삼다수의 취수원이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요, 역시 같은 곳에 위치한다고 하여 삼다수 숲길이라 이름을 붙였습니다.

삼다수 숲길은 오래전 사냥꾼과 말 목동들이 이용했던 오솔길을 주민들이 나서서 개발한 길입니다. 가장 짧게 돌아 나올 수 있는 1코스, 그리고 중간지점에서 돌아 나오게 조성된 2코스와 길게 광역으로 돌아 나오게 만들어진 3코스로 되어 있습니다.

각각 1.2km, 4.8km, 7.8km에 이르는데 제대로 된 숲의 매력을 느끼고자 한다면 3코스를 걸어보시길 권합니다. 성인의 걸음으로 천천히 사진을 찍으며 걸어도 3시간이면 충분한 길입니다.

숲에는 삼다수 취수원이 있어 환경보존에도 각별한 주위가 필요한데요, 편백나무 지대와 삼나무 지대가 따로 존재하고, 계절에 따라 봄에는 복수초 군락, 여름에는 산수국꽃, 가을에는 지금처럼 계곡과 숲길을 따라 아름답게 수놓아진 단풍을 볼 수가 있습니다.

삼다수 숲길은 2010년 전국 ‘아름다운 숲 경진대회’에서 어울림상을 수상했고, 2017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대표명소로 지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이곳을 다녀온 때는 11월18일입니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몇 개 남지 않은 단풍이 오히려 가을이라는 계절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삼다수 숲길의 늦가을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소개해드립니다.


이곳은 교래리종합복지회관이 안내표에 포함되어 있지만 정작 복지회관에서부터 걷기 시작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요, 복지회관은 단지 화장실을 이용하는 편의시설 정도로만 봐주시길 바랍니다. 본격적인 코스의 진입은 포리수가 있는 주차장 또는 숲길입구에가 가장 가까운 곳에 조그마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으니 입구 쪽으로 이동하여 주차를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가 포리수 주차장인데요, 차량은 10여대 정도 주차할 수 있습니다. 옆에 포리수라고 부르는 샘터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포리수는 이곳 교래 마을에 상수도가 공급되기 전인 1960년대까지 주민들의 생활용수 및 농업용수로 이용하던 삶의 터전이기도 합니다. 물이 아주 맑았던 모양입니다. ‘포리수’는 파란물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저는 일단 포리수 주차장에 주차를 하지 않고 임도를 따라 더 깊숙이 차를 몰고 들어갔습니다. 차를 몰고 가다보면 처음 만나는 갈림길인데요, 이곳에서 삼다수 숲길 입구를 가리키는 방향으로 차를 몹니다.   

 

곳곳에 숲길의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가 붙어 있어 조금의 불편함도 없습니다.

 

조금 전 갈림길에서부터 시작하여 이러한 입도를 따라 약150미터 이동하면 왼쪽으로 차량 1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오는데요, 이곳이 삼다수 숲길 최종 주차장이기도합니다. 더 이상 차를 몰고 진입하면 차를 댈 곳이 없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150미터 걸어서 이동하면 이곳에 다다르게 되는데요, 이곳이 바로 삼다수 숲길의 입구입니다.

 

안내판과 함께 숲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의 입구가 보입니다.

 

이곳에서부터는 서두르지 말고 안내판을 숙지하고 이해하는 것이 숲길을 걷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현 위치라고 쓰여진 부분부터가 본격적인 숲길이라 보면 되고요, 포리수를 비롯한 아래쪽 주황색 코스는 무시해도 무방합니다.

현 위치 숲길입구에서 시작하여 주황색으로 표시된 순환코스가 보이는데, 이게 바로 1.2km의 1코스입니다. 가볍게 숲길의 느낌만 보고 갈 분들은 이 코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그리고 초록색으로 되어 있는 순환코스가 바로 2코스, 5.2km인데요, 사진에서 보는바와 같이 중간에서 빠져서 돌아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5.2km면 보통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의 거리인데, 아주 여유가 없는 분들은 2코스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마지막 파란색까지 크게 순환해서 돌아 나오게 되면 3코스, 7.8km구간을 돌게 되는 셈입니다. 조릿대길, 잣성, 편백숲까지 다양하게 만끽하고 나오는 길인데요, 이왕 삼다수 숲길에 왔으면 여유를 갖고 3코스를 돌아보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으로 펼쳐진 목가적 풍경입니다. 제주의 숲길은 이따금씩 외마디의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는 풍경들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 중에 하나입니다.

 

숲길 입구에서부터 가을의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앙상한 가지만 남겨진 나무들이 보이고 조금 늦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처음 만난 쉼터의 모습

 

간밤에 내린 비로 촉촉하게 젖은 상태라 낙옆 밟은 소리가 덜했지만, 충분히 가을의 정취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떨어진 낙옆들과 아직 채 떨어지지 않은 낙옆들도 시선을 잡아끕니다.

 

더 깊이 숲속으로 들어가면서 부터는 많이 늦었구나 생각되는 지금에 온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양탄자처럼 깔려 있는 낙옆 위로 눈부신 색채의 단풍들, 만추의 진수를 느끼기엔 지금이 더없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나무 숲도 스쳐지나갑니다. 

 

다양한 종류의 낙옆들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노란색의 나무

 

채 떨어지지 않은 낙옆을 통해 올려본 하늘은 진짜 아름다웠습니다.

 

어느덧 분기점에 와 있습니다. 1코스만 돌고 나갈 분은 여기서 돌아나가면 됩니다. 2코스는 다음 분기점까지 가야하고 3코스는 다음 분기점도 지나쳐야 합니다. 2코스의 이름은 ‘테우리길’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말 목동들이 많이 다녔던 길로 사료됩니다. ‘테우리’는 ‘목동’의 제주어입니다.

 

2코스 쪽으로 접어들면서 부터는 단풍나무도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아주 고운 단풍잎들이 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밝고 지나가기가 미안할 정도입니다.

 

천미천도 이곳을 지나갑니다. 천미천은 한라산에서 발원하여 교래리와 성산읍을 거쳐 표선면 하천리를 통해 바다로 이어지는 하천이며 총길이 25.7km로 제주에서 가장 긴 하천입니다. 하천 주변으로 단풍이 곱게 자라는데, 삼다수 숲길의 단풍이 고운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눈에 띠게 고왔던 단풍나무

 

천미천 하천의 단풍나무

 

비가 오면 땅이 질어 걷기 불편하고 훼손될 염려가 되는 부분들은 이렇게 탐방로 정비가 되어 있습니다. 굳이 트레킹화가 아니고 운동화만 신어도 걷는데 큰 불편이 없는 삼다수 숲길입니다.

 

밑에 떨어진 단풍을 보며 떨어지기 전에 얼마나 예뻤을까 생각을 해보지만, 이런 느낌이 오히려 더 가을스럽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천미천 하천에 떨어진 단풍

 

천미천에 드리워진 단풍이 너무 고왔습니다. 제주도에 이렇게 고운 단풍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2코스 갈림길이네요. 2코스만 돌아 나가실 분은 왼쪽, 3코스는 오른쪽으로 가면 됩니다.

 

분기점에 조그마한 쉼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쯤에서 간식을 챙겨 먹고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잣성도 눈에 들어옵니다. 제주지역의 중산간 목초지에 만들어진 목장 경계용 돌담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잣담이라고도 합니다.  

 

아주 깊게 파인 천미천의 계곡

 

아주 독특한 지형도 만납니다.

 

편백나무 숲을 만납니다. 삼나무 숲과 비교해서 기분부터가 아주 다릅니다.

 

편백숲에서 자라는 단풍의 고고한 자태, 한참을 넋 놓고 바라봤습니다.

 

노릿물이라고 하는 샘터입니다. 마을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노루들이 와서 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했던 곳이라 노릿물(노루물)이라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붉은색 단풍과는 또 다른 느낌의 주황색 단풍, 배경이 신록의 편백이라 아주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딱 절반의 지점입니다. 이제 돌아서 나가는 길을 타게 됩니다.

 

끝났나 싶었던 단풍의 물결은 쉬지 않게 계속됩니다. 주변으로 온통 단풍나무들 천지, 한창때 오면 진짜 장관이겠다 싶더군요.

 

곶자왈 지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독특한 바위와 이끼들

 

분기점에 와 있는데요, 이곳은 2코스를 돌아 나오면 만나는 지점입니다. 붉은색 점이 찍힌 곳이 현재 위치입니다.

 

지금부터는 숲길이 아닌 임도가 이어집니다. 자동차 바퀴 자국이 선명하고 산림과 관련된 차량들이 다니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눈에 띱니다.

 

호젓한 숲길의 매력은 조금 반감되지만 나름 이런 길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마지막 쉼터였던 기억이 납니다.

 

아주 길이 예뻤던 삼나무 숲길,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었지만 바닥에 붉은 송이가 깔려 있어서 사진을 찍으면 참 예쁘게 나오는 길이기도 합니다.

 

거의 다 왔습니다. 삼나무 숲 사이로 조그마한 길이 쭈욱 이어집니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차를 몰고 다시 교래종합복지회관으로 향합니다. 이곳에서 볼일을 보고 가면 됩니다. 

저는 사진을 찍다보니 예상보다 더 지체했는데요, 오직 숲의 기운만 느끼면서 걷는 분이라면 2시간30분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비록 늦가을 단풍이 대부분 떨어졌을 때 찾아간 곳이었지만 나름, 딱 아쉬울 정도의 마지막 단풍은 남겨놓은 때라 오히려 더 운치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고요, 다녀오고 난후 비도 더 오고 바람도 불어서 다 떨어져 없겠지만, 삼다수 숲길은 계절마다 저마다의 특색이 있을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물론 다가오는 겨울에도 좋을 것 같으니까요, 기억해 두셨다가 제주의 찐 숲길을 만끽해 보시길 바랍니다.

 

좌표는 가장 삼다수 숲길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주차장을 표시해 놓겠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7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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