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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제주

도로위로 올라간 산지천 배의 정체는?

by 광제 2009.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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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산지천에 정박되어 있는 중국인 피난선

제주시의 역사적인 관문인 산지천, 제주시민들과 희노애락을 함께했던 제주시 산지천이 1996년 시작하여 2002년에 복개공사를 완료하였는데요, 완공과 함께 그 산지천의 하류 둑 위에 커다란 배 한척이 멋드러지게 서 있는 모습이 한눈에 보입니다. 과연 저배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이 배는 한국전쟁이 일어난 직 후인 1950년 8월, 중국 피난민들이 타고 온 '정크선'으로서 수년 동안 산지천에 정박되어 있었던 배입니다. 물론 실물은 아니구요, 당시 피난선의 모습을 재현한 모형입니다. 정치적으로 불안한 시기에 있던 당시의 중국 난민들이 이 배를 타고 3년여에 걸친 피난 항해 끝에 제주도에 들어오게 됩니다. 당시 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또한 내부에는 중국피난민들이 선상생활상과 제주에서 정착하고 생활했던 모습들을 전시해 놓고 있습니다.



   
'산지천의 미소' 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이 배는 전시공간으로서 1950년 8월초부터 수년 동안 산지천에 정박되었던 중국 배의 모형입니다. 당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던 중국 난민들이 피난선으로 이용되었다. 난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실제 피난 생활을 재구성 하여 배 모형과 함께 재현한 조형물입니다. 


제주로 들어오게 된 중국난민들의 피난경로입니다.  1947년에 중국의 요녕성 장하현 석성도를 출발한 피난민들은 금주와 연대시를 거쳐 1948년 인천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인천에서 다시 완도 앞 청산도에 배가 상당히 파손된 채 한달 이상을 체류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다시 한국의 해군 군함에 의해 1950년 8월 제주도로 예인되게 되는데, 그곳이 바로 산지천입니다.   



배의 모형과 산지천에 정박해 있던 당시의 실제 사진 

나무나 화물을 실어 나르던 정크선인 이 피난선의 실제이름은 '해상호'입니다. 중국 만주 지역의 전형적인 재래선입니다. 배의 규모는 60~70톤급이나 되어 100여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었습니다. 정크선은 선체의 구조면에서 바닥이 뾰족한 첨저선과 바닥이 평평한 평저선으로 대별되는데, 첨저선은 점차 자취를 감추었고, 근래 중국 해역에서는 평저선만 사용되어 왔습니다. 피난 당시의 선박도 평저선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정치적으로 혼란하여 각지로 피난을 떠나는 난민들이 많았던 시기의 중국인들, 그들 중 한 무리가 집안 소유인 이 배에 가족과 친지를 싣고 3년여의 유랑끝에 도착한 곳이 바로 제주도 산지천이었습니다. 고향에서 부족함 없이 살았던 피난민들이 배안의 좁고 어두운 공간에서 잠을 자고 부족한 음식을 먹으며 하루하루를 지냈던 고난의 생활이 절정에 다달았던 모습을 재현해 놓고 있습니다. 

머나먼 이국땅인 산지천에 온 피난민들은 계속 배안에서 생활을 하였고, 초기에는 고구마 밭에서 일을 도와 고구마 줄기 등 먹을거리를 얻어 왔으며 얻어온 고구마 줄기는 산지천에서 물로 씻어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생활을 하였습니다.





 

전시실에서는 당시 중국난민들이 생활상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놨는데, 제일 윗 어르신은 좁쌀로 만든 밥을 먹고 나머지 가족은 배 안에서의 주식인 옥수수를 가비고 맷돌에 갈아 죽이나 만두를 만들어 먹는 모습, 나중에는 이 옥수수조차 없어 베개속의 살겨를 꺼내 음식을 만들어 먹었으며 땔감도 부족해 키와 배의 난간 등을 쪼개 땔감으로 이용했었던 사실 등도 알 수 있습니다.

1950년 8월초부터 산지천에서 피난생활을 하던 중국 난민들은 1953년 인천에 남아 있던 친족들까지 합류하여 이 정크선에서 생활을 하였는데, 당시 50명 가까운 인원이 수년간 공동생활을 하다가 나중에는 제주도 전역으로 흩어져 살았습니다. 그 이후 이들은 제주도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산지천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는 이 배는 
1층에 전시실을 비롯하여 2층은 휴게실 및 조망공간으로 꾸며져 있으며 외부전시공간에는 모형배 미니어쳐 6종을 전시해 놓고 있습니다. 연중무휴이며 관람료는 없습니다. 아침 9시에 문을 열고 저녁 6시에 문을 닫습니다. 관람외에도 각종모임장소나 동호회, 문화행사의 장소로도 이용이 가능하며 사전에 예약은 필수입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한라산과 제주]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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