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했던 어느 엄마의 자식사랑

떡볶이를 유난히 좋아하는 딸애는 항상 아빠인 제가 집을 나설 때면 어디를 가는지 꼭 물어봅니다. 아빠의 용무가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 아니고 돌아올 때 좋아하는 떡볶이를 꼭 사오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런 걸 재보다 잿밥에 관심 있다고 하나요.

어쨌거나 오늘도 늘 가던 분식집에 떡볶이를 사러 들어갔는데 유난히 사람들이 붐빕니다. 떡볶이 2인분을 포장해달라고 하고는 잠시 기다리는 사이에 이제 갓 유치원생으로 여자어린이가 분식집안으로 들어오면서 큰소리로 외칩니다.

"아줌마 김밥 있어?"

".....;;"

어디선가 들려오는 당찬 목소리에 깜짝 놀란 주인아주머니는 바쁜 일손을 멈추고는 탁자 너머로 고개를 쳐들고서야 너무 작아 보이지도 않았던 여자어린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소리치는 것을 보고는 황당하다 싶었던 모양입니다. 분식집 홀 안에서 음식을 먹던 학생들의 이목도 한곳으로 집중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꼬마야 다시 한번 말해봐라...뭐라고?"

"아이..짜증나~! 김밥 있냐구~~~"

분식집 주인아주머니는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어린이의 입에서 당돌하게 반말로 주문을 하는 것으로 보고는 어이가 없어 귀를 의심하며 재차 물어 본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을 물어봐도 여전히 틀려지지는 않고 오히려 더욱 짜증스런 어투로 아주머니를 쏘아부칩니다.

"얘야 어른한테는 말야.. 반말을 하면 못써요..다시 한번 공손히 말해 볼래?"

"어쩌라는 건데...엄마가 차에서 기다린단 말야~"

아주머니는 남의 집 자녀에게 함부로 할 수 없었는지 조심스럽게 타일러 보려 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불러온듯합니다. 어린이의 입장에서도 아주머니가 귀찮게 군다고 판단이 섰는지 아주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밖에는 어린이의 엄마로 보이는 사람이 주차단속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내리지 않고 승용차의 운전석에 앉아 분식집 안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급기야는 창문을 내리고는 딸을 향해 소리칩니다.

"나리야 뭐해 빨리 오지 않고..."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엄마를 쳐다본 어린이. 이때 갑자기 돌발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어린이의 울음보가 터져버린 것입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사태에 분식집 아주머니가 놀랜 것은 말할 것 없고 안에 있던 학생들도 모두가 놀란 토끼 눈을 하고는 귀청이 떨어질 듯 울어대는 어린이에게 시선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승용차안에 있던 엄마가 가만히 있을 리 없는 상황입니다. 반사적으로 뛰어 들어옵니다.

"나리야 왜 그래~! 누가 때렸어?"

영문도 모른 채 깜짝 놀란 엄마가 울고 있는 딸에게 어찌된 일인지 물어보지만 이미 울음보가 터져버린 딸은 계속하여 울기만합니다. 하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은 오히려 주인아주머니입니다.

"어른한테 반말을 하기에 타일렀는데..울어버리네...;;"

"뭐라고? 반말을 하든 말든 당신이 뭔데..우리 애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갑자기 분식집 안은 난장판이 돼버렸습니다. 그칠 줄 모르고 울고 있는 울름소리에 엄마의 괴성까지 더해져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된 것은 당연. 주인아주머니는 모든 게 자신 때문인 냥 못할 짓을 한 죄인처럼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린이의 엄마는 연신 손가락질을 해댑니다. 그리고는 두 번 다시는 이집에 안 온다며 우는 딸애의 손을 잡고는 문을 막차고 나가버립니다.

제3자인 내가 보기에도 주인아주머니는 잘못한 게 없어 보이는데 한참동안을 미안한 기색을 보입니다. 남의 귀한자식 울린 것에 대한 죄책감 때문으로 보입니다. 반면, 기본적인 예절교육마저도 가르치지 않아 남에게 무례(?)를 범한 딸의 엄마는 오로지 자기 자식 귀한 줄은 알고 되려 큰소리를 치는 입장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너무 개인적으로 변해가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던 광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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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blog.naver.com/pinkpin23 BlogIcon 생활의발견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식을 보면 부모를 알수 있는거 같습니다.
    정말 저건 아니네요. 가면갈수록 애들이 버릇없고 예의없어지는거 같아
    씁쓸한 마음뿐이네요.

    2010.03.03 11:52
  3. Favicon of https://donghun.kr BlogIcon 멀티라이프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다니다보면.
    저따위 행동을 하는 부모들이 종종 있어요..
    정말 답답할때가 많습니다.
    집에서 가르치는 예절교육만큼 중요한것이 없는데 말이에요...

    2010.03.03 12:22 신고
  4. 닌자어썌신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싹퉁바가지없는 놈들을 봤나
    가정교육을 완전 환타지로 했네요
    제가 그자리에 있었으면 완전 난리났겠는데요
    어딜가나 개념은 챙겨야하는데 말이죠 쩝;

    2010.03.03 12:49
  5. Favicon of https://myappfactory.tistory.com BlogIcon My App Factory  수정/삭제  댓글쓰기

    엄마가 그러니 애가 그모양이군요. 점점 그런 얘들이 많아진다는게 문제네요.

    2010.03.03 13:08 신고
  6. Favicon of https://bloping.tistory.com BlogIcon 새라새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엄마에 그 아이라는 생각밖에 딱히 생각나는게 없네요...
    저거 엄마의 사고방식먼저 고쳐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나중에 커서 뭐가 될려나 쯧~~

    2010.03.03 13:17 신고
  7. 그림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무얼하고 있었나요? 구경?
    그게 젤 궁금해요 난 가끔 그런 이상항 사람들 이해 못해서 한 마디 거들게 되더라구요

    2010.03.03 13:19
  8. Favicon of http://ㅎㅎ BlogIcon 솔저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 학교운동장에서 운동하는데...무개념 초딩 욕을 너무하고 버릇없이 행동 하길래 좀뭐라했더니..
    나한테 바로 반말하고 십원짜리 썪인 욕을 하더군요...
    어이가 없어서..어른한테 그러면 되냐고 하니깐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또 반말하고 가더군요..

    바로 그놈자슥 뒤를 밟았죠...조용한 골목으로 가길래 바로 잡아 세워서..
    아까 한일 사과하고 그러면 되냐고 하니깐 또 반말 "놔라 가야된다"이러고..

    바로 그넘 엉덩이, 정강이를 걷어차버리고 완전 혼을 빼놔버렸음..
    물론 존댓말 쓰는법과 어른한테 하는 예의도 가르쳐줬죠..(사랑의 매가 왜필요한지 알았음;;)

    그애 부모 안봐도 뻔하다는 생각도 들고 씁쓸하더군요..

    2010.03.03 13:51
  9. 사브낫바네아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걸 보고 가만히 계시다니... 분식집 아주머니를 도와주셨어야죠...

    2010.03.03 13:56
  10. Favicon of http://chuncm7604@hanmail.net BlogIcon 성실시공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느 T.V프로에서 본 내용입니다"장기이식을 하면 기부자의 유전인자가 수혜자에게 유전이 된다고 하는 주장이 있답니다, 그것을 보니 왜 우리가 가문을 따지고.학벌따지고.사람 됨됨이를 따지는지 이해가 갑니다.우리가 버룻이나 예절을 배우는 목적이 사람 됨됨이가 ,그리고 인격이 .그리고 좋은 유전인자가 발달되라고 가르치는 것 입니다.

    2010.03.03 14:14
  11. 클릭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 버릇없이 키우는 무개념부모밑에서 올바르게 크는 애들 없습니다. 나중에는 그런 애들이 커서
    지 부모한테도 함부로 대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사건같은것도 심심찮게 일어나죠......
    저 애 부모도 언젠가는 저렇게 버릇없이 애를 키운 댓가를 치루게 될겁니다.....

    2010.03.03 14:38
  12. dd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아기에겐 음식 팔지 마세요..글읽다가 제가 화나네요.아주머니 잘하셨어요.................

    2010.03.03 14:51
  13. Favicon of http://blog.naver.com/cuteywon BlogIcon 민공쥬맘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를 그렇게 키워서 어쩔 것인지.. 정말 씁쓸하네요.
    그렇게 오냐오냐 키운 애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 갈 때쯤엔 그 여파는 고스란히 그 자식들이 받게 될 거예요.

    2010.03.03 14:55
  14. vortex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아하니 옆에서 그 상황을 쭉 지켜보신거 같은데 적어도 용기있는 분이시라면, 아주머니의 상황에 대해서 한마디 거들어주시는 여유를 보이셔야 하는데 그게 없어보여 좀 아쉽군요.. 이런글 몇줄 쓰는거 보다는 그때의 상황에서 당당한 한마디를 하는것이 더 바람직하다 생각되네요.

    2010.03.03 18:02
  15. Favicon of https://rusham.tistory.com BlogIcon RushAm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디에서도 그들에게 김밥을 팔지 않으면 그들은 굶어서 저절로 예의바르게 된다는 건 어려울까요?

    2010.03.03 19:30 신고
  16. Favicon of https://oflove.tistory.com BlogIcon 워크투리멤버  수정/삭제  댓글쓰기

    읔.. 화가 나는군요..-_-;

    2010.03.03 22:35 신고
  17. 왜 보고만 계셨을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 이렇게 말하면 또... 남의 일에 참견할 수 없어서라구 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런 상황에선 오히려 함꼐(?)... 함께 문젤(!) 해결해야 했다고 생각하는데...

    절레절레~

    2010.03.04 02:48
  18. Favicon of https://blue2310.tistory.com BlogIcon 드자이너김군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자식 귀한것만 아는 덜 떨어진 부모 때문에 요즘 참.. 힘든 사람들 많군요..
    갑자기 욱 하는 이기분은.. ㅡ.ㅡ;;

    2010.03.04 15:52 신고
  19. 무학대사  수정/삭제  댓글쓰기

    돼지몸에서 새끼돼지가 나오듯이 미친년 몸에서 새끼미친년이 나온다는 사실

    2010.04.03 11:04
  20. 황당박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엄마 그딸에게 아주 힘든 고난이 있기를

    2010.04.23 14:34
  21. 헐퀴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애가 평소에 집에서도 내숭을 떨어서
    엄마가 잘해줫을 가능성이 큽니다 ㅋㅋㅋ
    전 저 아줌마보다 애기가 더 여우같은데요 ㅋ

    2010.07.0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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