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아침밥을 꼭 먹어야 하는 이유
학생을 둔 아버님들, 댁에서의 아침 식탁은 안녕하신가요?
언제부터인가 우리 집의 아침시간에 변함없이 볼 수 있었던 것이 식탁전쟁입니다. 아침 8시 10분이면 등교를 위해 집을 나서야 하는 초등학생인 애들이 엄마가 차려준 밥공기를 갖고 시간을 지체하는 것입니다. 아내는 수차례 서두르라며 호통을 쳐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애들이 서두르는 식은 없습니다. 끝까지 본인들의 페이스를 유지합니다.
수차례에 걸쳐 계속되는 아내의 호통소리는 야근 후 새벽에 퇴근하여 단잠을 자고 있는 나를 일순간에 깨워 버립니다. 보다 못해 애들이 미적거리는 식탁으로 달려가 봅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계란밥입니다. 시간이 촉박한 아침시간에 국한되어 있긴 하지만 계란밥은 애들을 위한 아내의 단골메뉴입니다. 계란밥은 밥공기에 계란후라이를 올려놓고 간장과 참깨를 조금 넣어 비벼서 먹는 우리집 메뉴입니다.
"매일 같은 메뉴이니 애들이 안 먹는거지...
아침인데 입맛 당기는 반찬 좀 해주지 그러냐"
"애들이 반찬 챙겨준다고 먹는 거 아니거든요...
쟤들은 굶어 봐야 정신을 차릴 애들이야.."
이른 아침시간에는 애들이나 어른이나 입맛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일터, 입맛이 없을수록 애들이 좋아하는 반찬을 해주면 미적거리지 않고 빨리 먹을 것 같아 아내에게 한소리 했는데, 아무리 맛있는 반찬을 해줘도 먹지를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굶긴 채 학교를 보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얼마 전부터는 애들과 아침식탁에 같이 앉기로 하였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는 시간대가 비슷하다면 두말할 필요 없이 같이 밥을 먹겠지만, 아빠인 제가 출근을 하는 시간대가 일정하지 않아 바짝 신경을 쓰지 않으면 힘든 일이 바로 아침 식탁에 같이 앉는 일입니다.
아빠인 제가 아침식탁에 자리를 함으로서, 아내는 식단다운 식단을 꾸려야 하고, 애들은 아빠의 눈치를 보느라 반찬 투정도 없이 원하는 시간 안에 식사를 마치게 하려는 저만의 의중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새벽잠을 설쳐 조금 피곤하고 매번 남편을 위해 아침밥상을 차려야 하는 아내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가족모두의 건강을 위해선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다행히 아내도 이에 대해 별다른 불만이 없습니다.
결과는 대 성공입니다. 밥공기를 앞에 두고 미적거리던 애들은 아빠와 같은 페이스로 밥공기를 비우기 시작했고 따라서 그동안 밥시간 때문에 지체되던 등교시간도 어느 정도 여유를 되찾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시끌벅적 전쟁터 같았던 집안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아내에게는 아침부터 분주하게 만드는 것 같아 조금은 미안하지만 며칠 지나다 보니 이제는 오히려 아내에게도 활력소가 된듯합니다.
무엇보다도 애들을 매일같이 규칙적인 식습관으로 학교에 보낼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어디선가 연구결과를 본적이 있는데, 아침을 먹지 않고 학교에 간 학생보다 아침을 먹고 간 학생이 학업성적이 좋았다는 통계와 함께, 아침밥을 먹게 되면 점심과 저녁에 상대적으로 포식을 하지 않게 돼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습관적으로 걸러온 아침식사, 아직도 많은 아빠들은 아침을 거른 채 출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몸에 베인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가족들의 건강과 식습관, 그리고 아침시간 가정의 분위기를 위해 새로운 계획을 잡아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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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달아 주세요
우린 아침은 꼭 챙겨먹는답니다.
2010.04.22 06:57 신고아침은 먹는게 좋다니 아이를 생각해서
아침을 함께 하는게 좋겠네요..^^
저도 아침밥 챙겨 먹으면 10킬로는 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2010.04.22 07:09 신고무엇보다 영양학 으로 봤을 때도 지금보다는 훨씬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행복하고 건강한 하루되세요 ^^
아 그렇군요. 역시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네요. 잘 봤습니다~
2010.04.22 07:16 신고저도 아침을 거르는 편인데
2010.04.22 07:18 신고맘먹고 시도해봐도 아침 먹기가 정말 힘들더라구요.
아무리 바빠도 아침은 꼭 챙겨드셔야죵^^
2010.04.22 07:26 신고가족들과 함께 하는 식사 시간 꼭 챙겨야할 가족의 중요한 일이죠^^ㅎ
그런데 우리 둘째 따님은 5살인데 아직도 돌아다니는데다가 떠먹여줘야 한다는-_-;;;;ㅋ
아침식사가 보약이라지만,
2010.04.22 07:52 신고시간이 없어서.. 속이 안좋아서 등등
현대인들의 아침식사는 거의 거르거나 간단하기 때우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저도 속이 안좋아서 아침식사를 안하거나 늦게먹는 타입이라..
12첩 반상이네요.
2010.04.22 07:54아빠의 결단이 참 후륭한 것같습니다.
가족들이 다 같이 밥을 먹을 기회가 적어요.^^
저도 아침밥은 항상 먹는답니다..
2010.04.22 08:34어릴적부터 그렇게 습관을 들여놔서 안먹으면... 먼가 허전하다는..
저도 아무거나 먹습니다^^.. 가능하면 식사를 챙겨먹는데..
2010.04.22 08:40 신고요즘은 그냥..간단하게 바나나&우유라도 마시고 있어요^^
아침은 꼭 챙겨 먹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2010.04.22 08:55 신고아침 식탁에서의 실랑이 남 일이 아닙니다.
2010.04.22 09:11 신고저는 해도 안되던데...
건강이나 생활 리듬에도 중요하지만, 가족들이 식탁에 함께 앉는다는 것은 정서적으로나 가족간의 유대를 공고히하는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단지 미적거리던 아침시간을 바로잡기 위해서 힘들지만 아침을 먹는다기보다는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매일 얼굴을 마주볼수있는 소중한 시간으로도 생각해주세요.
2010.04.22 09:16사진이 파르르님 아침식단인줄 알고 순간 놀랬는데 아니군요 ^^;
2010.04.22 09:20 신고계란밥이 뭘까 했는데 저도 그렇게 많이 먹고 자랐어요~
심지어는 날계란을 넣어 비벼 먹기도~
아침을 먹으면 일의 능률도 오르고
2010.04.22 09:27 신고학생들은 집중도 잘되니까
여러모로 좋겠지요..^^
역시 습관이 중요한것 같아요
좋은하루 보내세요..^^
파르르님 집에 좋은 바람이 불었네요. 아침밥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2010.04.22 09:31 신고하루 시작하는데 굶고 하는 것 보다는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면서 시작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힘이 솟을 것 같아요.
가파도 메인에 뜨셨네요`~
2010.04.22 09:35혹시 파르르님 블로그 터지지 않아요???
천만명이 왓다갔다 하는 파르르님의 블로그~~
정말 존경 스러워요~~~ *^^*
아침이 하루 활동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다는거 알면서
2010.04.22 11:0610분만더 5분만 더 하다가 항상 늦잠자고
정신없는 아침을 보내버리고..ㅡㅡ
낼부터라도 게으른 습관부터 어찌 고쳐볼러구요
아침식사를 챙겨먹으면 좋은 것 투성이죠 ^^
2010.04.22 11:13울집은 나만 아침안먹는데~~~
2010.04.22 12:06워낙 오래전부터(25년)안먹던지라....
그래도 아이들은 잘챙겨먹어서 다행~~~^^!
다들 아침챙겨드셈.....
아이들 밥투정 .반찬투정..
2010.04.22 22:19 신고길들이기 나름이드라구요..
기특하게도 큰남동생네 아이들은
청국장이며 콩국이며 김치며
그 딱딱한 현미밥도 아무렇지 않게 아주 잘 먹드라구요
신기하여 올케에게 물어보니.
3일은 굶기고 버릇들였다믄서...
울엄니.. 손자들 올때도 부담없이 아주 좋아하셔요.
아이들 음식을 따로 전혀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아빠만이 아니라..아침은 정말 모두 다 한자리에서 먹고
하루를 시작하는 운동 해야될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