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상 김만덕, 돌아온 사극의 지존 이미연
명성황후 이후 8년만의 사극 나들이, 카리스마 여전
어젯밤 아역과 성인역으로 오버랩 되면서 만덕의 역할이 심은경에게서 이미연이 바통을 넘겨 받았습니다 무려 7년이란 세월이 흐른 뒤입니다. 오문선 역을 맡았던 주다영은 박솔미로, 정홍수 역을 맡았던 도지한은 한재석으로, 그리고 만덕의 절친한 동무인 동아는 곽정욱에서 김철기로 교체되었습니다. 거상 김만덕이 두껑을 열기 전 많은 시청자들이 관심을 갖고 기대했던 배우들이 본격적으로 출연하게 되는 셈입니다.
특히 주인공 김만덕역에 사극의 지존으로 불리는 이미연은 출연한다는 소식은 그동안 이미연이란 배우를 애타게 기다려온 골수팬들에겐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드라마로는 2007년, '사랑에 미치다' 이후 3년만에, 사극으로는 2002년 '명성황후' 이후 무려 8년만에 안방으로 돌아온 셈입니다. 더군다나 중도하차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명성황후에서 보여준 강한 인상이 오늘날 이미연을 사극의 지존이라 불리게 되는 계기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처음 5회를 아역으로 소화해낸 거상 김만덕은 어젯밤의 6회부터 완전 성인으로 교체 되면서 이미연의 카리스마 넘치는 열연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8년이란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과거 명성황후에서 보여줬던 강한 인상에 버금가는 연기로 드라마에 긴장감이 극대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말을 타고 제주의 초원을 시원스럽게 내달리는 장면, 동무인 별님이의 죽으로 인하여 기생신분으로 인간 대접을 못받는 처지에 항변하는 대목에서는 비로소 시청자들이 기억하고 있던 '철의 여인 이미연'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거상 김만덕 여섯 번째 이야기의 중심은 만덕(이미연)이 화초머리 행사를 치르는 과정, 그리고 제주의 잠녀들이 진상품으로 내어놓은 공물들이 진상되어 지지 않고 부패한 관리들에 의해 사라지는 과정을 긴박하게 다룹니다. 여기에서 '화초머리'란 곱게 빗어 넘긴 머리가 아닌 둘둘 말아 화초처럼 커다랗게 위로 올린 머리를 말하는데, 기녀들이 첫경험을 하고 나서 얹는 머리를 화초머리라고 합니다. 화초머리는 첫경험의 상대 남자가 직접 올려주는 주는 것으로 그 남자의 신분 정도에 따라 기생의 위치 또한 좌우됩니다.
이 화초머리 인하여 만덕의 동무인 별님이가 결국은 죽음으로 내몰리게 됩니다. 기생도 하나의 인간으로서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을 맡기는 의식으로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순간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관리인 최좌수(김명국)와 묘향(김선경)은 별님에게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아닌 전혀 뜻밖의 인물을 지목하는 바람에 정절을 지키다 맞아 죽은 것이었습니다. 기생에게 사랑 따위는 곧 사치이며 화초머리의 거부는 곧 죽음이며 관의 기생이 관에서 지명하는 이에게 머리를 올리는 것은 국법이라고 묘향은 말합니다.
여기서 만덕은 대단한 결심을 하게 되는데, 제주목사에세 수청을 들라는 최남구의 명에 따라 술시중을 드는 자리에 상복을 입고 들어섭니다. 동무인 별님이의 49제가 끝날 때 까지는 모든 행사를 치를 수 없다는 뜻이었으며, 만덕의 이런 뜻에 기방의 대부분의 기생들도 합세를 합니다. 기생들의 기나긴 항변 끝에 결국은 동무의 명복을 비는 기간 동안 만이라도 웃음을 팔고 술을 따르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목사로부터 허락받게 됩니다.
한편 동아와 만덕은 죽을 줄만 알고 있는 양성소의 할매(고두심)이 우여곡절 끝에 제주에 발을 디딥니다. 늙고 초췌해진 모습의 할매가 그동안 동아와 만덕을 찾아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모습입니다. 당장 거처가 필요했던 할매는 동문객주를 찾아가 밥값으로 무슨 일이든 할테니 이곳에서 지내게 해달라고 하고는 행수의 허락을 받아냅니다. 동문객주는 만덕이 묵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만덕은 별님이의 유품을 전달해 주려 별님어머니의 집을 찾았다가 제주잠녀의 고된 생활과 살아갈 조금의 여유도 주지 않고 공물로 받아가는 잔인한 현장을 직접 목격하게 됩니다. 무엇가 이상하다고 판단한 만덕은 비밀리에 동아와 함께 제주에서 한양으로 진상되어지는 전복의 량을 면밀히 살핀 끝에 많은 량의 전복들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 그 핵심에 최남구 좌수가 깊게 연루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한편 한양에서는 성인이 된 정홍수(한재석)가 김응렬(최재성)의 뒤를 이어 평시서주부에 오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주부였던 김응렬은 평시서 영으로 승진되어 수장이 되었으며 김응렬의 젊은 시절 시전을 누비며 난전을 관리하던 그 모습을 그대로 보는 듯한 정홍수의 활약상이 그려지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제주에서 공물로 바쳐진 진상품인 전복이 강계만(김갑수)에 의해 밀거래 되고 제주좌수 최남구와 강계만 그리고 형조판서 정도웅(김병기)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사건에 연루되어 있음을 평시서는 낱낱이 파악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문제는 비리의 중심에 형판 정도웅이 있고 평시서 주부로 그의 아들인 정홍수가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강계만과 오문선(박솔미)는 정도웅을 찾아 강직한 성품을 가진 정홍수의 활약을 막아 달라고 부탁을 하며, 그 길만이 선전과 상단을 지키고 형판대감에도 이로울 것이라 합니다. 어린 문선이 역이었던 막순이가 표독한 연기를 펼치며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것처럼 성인이 된 문선 또한 갖은 계략으로 자신의 위치를 쌓아가는 모습이 보여 집니다. 음모를 꾸며 강계만의 조강지처를 몰아내어 그 자리를 대신하는 모습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김응렬은 사라지는 진상품의 내막을 수사하기위해 제주행을 결심하고는 제주로 가려는 순간에 이 사실을 알아 챈 강계만이 수하인 오집사(김규철)을 시켜 김응렬을 죽이고자 합니다. 등에 오집사의 화살을 맞은 김응렬은 가까스로 정홍수의 도움으로 목숨은 건지지만 제주행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김응렬을 대신하여 정홍수가 제주행 배에 몸을 싣습니다.
제주에서는 만덕이 진상품 밀거래에 대하여 상소를 올리려다 최남구에게 발각되어 고초를 겪고 죽을 고비를 맞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묘향은 만덕의 죽음만은 모면하려고 제주 최고위 행수이며 실세인 강유지(하석진)와의 화초머리 행사를 진행하려합니다. 모든 것은 묘향의 뜻대로 되어가고 밀거래 수사를 위해 제주에 내려온 정홍수는 화초머리 행사를 치르는 만덕의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만덕을 둘러싼 홍수, 유지, 동아, 세남자의 스토리 전개와 서문객주의 밀거래와 비리의 장면들은 다음 주에도 긴장감 있게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만덕이 살아있음을 알게 된 할매에 의해 만덕 친모에 대한 비밀로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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