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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비경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길, 한담산책로

by 광제 2010.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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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람도 모르는 숨겨진 비경

제주시 애월읍 애월리. 물가 애(涯)에 달 월(月).
물위에 뜬 달의 모습을 어떻게 마을의 이름으로 정할 수 있었을까.
이름에서부터 애틋하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애월이라는 마을은
제주시에서 서쪽으로 20여km에 위치하고 조그마한 항구마을입니다.

그곳에 감춰진 속살처럼 눈부신 비경이 숨어있으니 바로, 한담 해안로입니다.
한담해안로는 애월의 한담동과 곽지해수욕장을 잇는 1.2km의 산책로를 말합니다.
해안풍경을 만끽하며 오롯하게 걸어도 30분이면 충분하고,
자동차는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길이라 왕복으로도 1시간이면 넉넉하게
해안의 운치를 느껴볼 수 있는 산책로입니다.

<<여러 가지 사연을 갖고 너도 나도 떠나 버리는 고향마을, 지금은 쓸쓸하게 변해버린 고향의 바닷가를 그리워하며 고향을 사랑했던, 그리고 지금도 이곳에 살며 고향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마을 어귀에 돌 하나를 세워 그 뜻을 알리고 후세에 기리고저 합니다.>>

정겨운 해안길의 들머리인 한담동 마을의 입구에는 위와 같은 고향을 그리는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수십 호에 불과한 한적한 어촌마을인 애월읍 한담리를 출발하여
꼬불꼬불 오로지 바닷가로만 이어진 산책로,
거무티티한 제주 특유의 현무암 괴석들이 즐비하고
오랜 세월 풍파를 견뎌왔을 해송들이 산책로 주변으로 늘어서 있습니다.

이곳 곽지 인근 바다는 제주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에메랄드 물 빛깔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조석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이 그리 싫지 않은 초여름,
잠시 지겨웠던 자동차의 핸들을 놓아 둔 채 유유자적 여유로움을 느껴볼 수 있는 곳,
현무암 사이로 이따금씩 드러나는 상아빛의 곱디고운 모래사장과
현무암에 부딪히는 파도소리가 자꾸만 발길을 붙들어 매는 곳입니다.

이곳에 이렇게 조용하고 정겨운 해안길이 있었는지는 제주사람들 조차도 많이 알지 못합니다.
사람들의 출입이 힘들었던 외진 곳에 마을사람들이
해안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그마한 길을 텃는데,
그게 불과 9년 전인 2001년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해안의 아름다운 풍경들
그 중에 일몰시에 이곳에 드리워지는 노을의 화려한 색채를
모두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욕심에서입니다.      


파도가 부서지는 현무암과 금방이라도 머리 위로 쓰러져 내릴것 같은 기암괴석 위의 해송들 사이로 이어진 산책로가 정겹기만 합니다.

절벽위의 소나무 숲 속에는 일본군이 파 놓은 진지동굴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물위에 반사되는 햇볕이 해송들 사이로 유난히 반짝입니다. 
 

산책로 곳곳에는 갖가지 형상을 하고 있는 기암괴석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가끔은 자전거로 이곳을 누비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오직, 도보와 자전거의 동행만 허용되는 산책로입니다.













한담산책로가 시작되는 한담공원 언덕위의 키친애월이라는 레스토랑입니다.
여러가지의 음료와 자전거를 대여해주고 있기도 합니다.
 
곽지해수욕장쪽 들머리 산책로변에 피어난 갯메꽃
 
길지 않은 해안 산책로지만 차량이 통행할 수 없음에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아직은 그리 사람들의 때가 묻지 않은 청청지역이기에
연인들의 오붓한 데이트 코스로도 안성마춤입니다.
한담동을 찾아가기 힘들면 곽지해수욕장을 이용하면 됩니다.
곽지해수욕장의 동쪽 끝에 보면 해안으로 이어진 조그마한 산책로를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눈감으면 이제도 파도소리, 물새소리 들리는 내 고향 한담동 꿈엔들 잊을소냐 어린시절 테우배 타고 물 내리면 짓동 모래밭에서 조개 잡는데 하늣여코지 저 멀리서 해녀 숨비소리 숨가쁘네 하루 종일 용드랑물에서 멱감던 추억들이여 가린돌 기정밭 정기 이어받아 영원히 애향하옵소서.>>

이 글 또한 비에 새겨진 마을 사람들의 고향을 그리는 글의 일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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