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공기밥별도 천원'의 비밀, 주인에게 들어보니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물가, 하루가 다르게 뛰어오르는 물가 때문에 모두가 죽는다고 아우성입니다. 서민들은 말할 것 없고 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힘든 건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마진은 남겨야 하겠는데, 그게 뜻대로 되는 건 아니지요. 음식 값에 포함된 단돈 100원으로도 일희일비 할 수 있는 식당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식당에 들어서면 아주 쉽게 눈에 띠는 글귀가 하나 있지요. 옛날에는 거의 보기 힘들었지만 언제부터인지 아주 익숙하게 받아들여지는 글귀이기도 하지요. 바로 '공기밥별도'라고 붙여놓고는 따로 돈을 받는다는 사실입니다. 깊이 생각 않는다면 그냥 흘려버릴 수도 있겠지만 끼니를 때우는 게 목적인 음식점에서 밥을 따로 계산한다는 것이 조금은 아이러니 하지요?
예년에 비해 재료값이 많이 올랐지요. 때문에 공기밥을 팔아서라도 모자라는 이문을 채우고자 한다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소비자의 생각이고, 실제 음식점을 운영하는 주인의 입으로 그 이유에 대해 듣고 싶었습니다. 며칠 전에 우연찮게 음식점 사장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수가 있었답니다.
"음식점에서 밥을 주는 건 기본 중에 기본인데 왜 돈을 따로 받아요?"
공감대를 목적으로 하는 질문이라 씨익~ 미소를 짓고 질문을 받아주었지만, 실제로는 영업 중에 강력하게 항의를 하는 손님들도 많다고 합니다. 물론 항의를 하는 손님들도 같은 생각일 거라 봅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항의하는 손님마다 설명을 따로 했으면 좋겠지만 이런 경우 실랑이를 하기 싫어 그냥 밥값을 받지 않을 때도 많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냥 밥을 제공하면 그만일 것 같은데, 한사코 따로 받으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장의 입을 통해 '공기 밥 별도로 돈을 받는 이유'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다양한 메뉴 탓이랍니다. 찌개나 탕을 취급하는 음식점, 그러니까 끼니를 주목적으로 하는 메뉴라면 당연히 밥공기가 포함돼야 하겠지만 예를 들어 해물탕이나 전골, 또는 고기를 구워먹는 경우라면 밥을 찾지 않는 손님들이 상당수 된다는 것입니다. 술을 마시기 위해 안주용으로 메뉴를 주문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의 경우입니다.
두 번째 이유 - 가격에서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식재료 값이 많이 올라 공기 밥 하나라도 그냥 제공하기에는 많이 부담이 된다고 합니다. 찌개나 탕 종류의 메뉴는 공기밥을 포함하여 가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1인분에 얼마씩 가격을 정해 놓고 파는 메뉴에는 공기밥에 해당하는 금액인 1천원을 포함해 버리면 금액자체가 눈에 띠게 비싸다는 인식을 갖게 마련이지요. 싸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공기밥을 둘러싼 음식점내에서 손님과의 실랑이는 아주 많은데요, 천원을 별도로 받는 밥공기에 밥이 절반만 들어 있다고 따지는 손님들도 더러는 있다고 하더군요. 사실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밥공기의 종류는 가득 채운 경우와 절반 정도 담아내는 경우, 두 가지라고 합니다. 탕과 함께 끼니용으로 제공하는 경우 밥공기는 가득 채워야 하지만 고기로 어느 정도 배를 채운 경우에는 대부분 밥을 남기기 때문에 낭비를 막이 위해서라도 절반만 담아낸다는 것입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본다면 조금은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은 공기밥에 대한 이야기를 식당업주의 입장에서 듣고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더군요. 그나저나 요즘 식당 업주들 물가폭등 때문에 밑반찬 준비하는데에도 걱정이 말이 아니더군요. 어서 빨리 물가가 제자리를 잡아 공기밥 하나 정도는 기분 좋게 서비스로 제공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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