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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만사

직접 비교해본 기름 값 100원 할인, 어디가 좋을까

by 광제 2011.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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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비교해 본 기름 값 할인

혼란만 가중시킨 첫날

기름 값 하나 때문에 온 나라가 떠들썩한 하루였지요, 정유사에서는 7일인 어제새벽부터 일제히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을 리터당 100원이 할인된 가격에 판매를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앞서 업계1위인 SK에너지가 필두였죠. 할인을 전격 결정하게 된 이유로는 '물가안정을 위한 정부노력에 협력한다.'는 차원이라고 발표를 하였답니다.

인하를 기다려온 많은 소비자들은 7일 아침이 되자 일제히 일선 주유소로 몰렸지만, 주유소에선 이를 지키지 않거나, 이미 비싼 가격에 확보해 놓은 기름을 싸게 팔 수 없다며 반발하는 등 소비자와 주유소 간 크고 작은 잡음으로 상당한 혼선이 일었던 하루였는데, 보도된 내용을 보니 이러한 혼선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더군요.

저 또한 소비자, 그리고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비록 한시적인 조치이긴 하나 반가운소식이 아닐 수 없었지요. 며칠 전부터 차량에 주유를 해야 할 상황이었으나 버티기 작전으로 돌입했답니다. 바닥 직전에 있는 차량을 끌고 7일 오전 동네에 있는 주유소를 찾았습니다. 다행히 아주 가까운 지역에 SK에너지와 에스오일 주유소 두 곳이 영업을 하고 있어 어려움 없이 비교를 해 볼수 있었답니다.


어제 오전의 동네주유소 기름 가격, SK에너지(좌)와 에스오일

SK에너지 VS 에스오일

두 곳 정유업체는 이번에 인하하는 기름의 할인 방식을 놓고 각기 다른 정책을 내 놓은 대표적인 업체입니다. SK에너지는 ‘사후정산’ 방식으로 종류를 불문하고 모든 신용카드로 결재를 한 후, 결재일에 리터당 100원의 금액을 깎아주되, 카드가 없는 경우는 OK케쉬백으로 환급해 주는 방식이고 에스오일은 리터당 판매요금 자체를 곧바로 100원 인하하는 방식입니다. 당연히 이 경우는 카드와 현금에 상관없이 적용되는 금액입니다.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두 곳 주유소를 연거푸 이용해 봤습니다. 차량의 연료계가 바닥을 치고 있던 상황이라 3만원씩 두 번을 넣어도 충분한 상황입니다. 기름의 종류는 경유차량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또한 불과 500m 거리에 두 업체의 주유소가 영업을 하고 있어 별 어려움 없이 취재를 할 수 있었답니다.

SK에너지- 엔크린카드 가입 노린 꼼수? 조금은 불쾌

휘발유 1975원, 경유 1850원의 SK에너지, 오른쪽 위의 엔크린카드 적용을 유도하는 문구

먼저 찾아간 곳은 SK에너지입니다. 내걸어 놓은 입간판의 금액은 하루 전과 달라진 점이 없고, 있다면 입구에 세워놓은 전광판에 할인 시행을 시작했다는 내용의 글을 띠워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글의 내용이 조금 이상합니다. 모든 카드에 대해 할인을 적용한다고 적어놔야 정상인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엔크린 카드라고 한정짓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주유를 시작하면서 직원에게서 그 해답을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7일부터 모든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지만, 아직 카드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본사에서 시스템이 마련되는 데로 카드결재 할인이 가능하고, 그 전에는 엔크린 카드를 통한 OK케쉬백 환급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카드는 언제부터 가능하냐고 질문을 던져봤는데, 본사에서 하는 일이기에 언제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때문에 명심할 것은 할인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엔크린 보너스 카드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엔크린 카드가 없는 사람은? 주유소에서 바로 만들어서 사용을 하면 된다는 것이지요.

이 부분에서 냄새가 좀 나지요? 처음 할인소식이 전해진 날이 지난 4월4일, 어떤 방법으로 할인을 적용할건지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발표를 했는데, 카드사와의 조율과 시스템 구축에 3일이라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일까요? 심지어 앞으로도 언제부터 카드결재가 가능한지 불분명하다니요. 짧은 생각일지 모르지만 제가 보기엔 이 기회를 틈타 엔크린카드 가입자를 늘려보려는 수단으로 밖에는 보여 지질 않더군요. 할인이 눈앞에 보이는데 할인적용 받지 않고 현금으로 지불하는 소비자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카드로는 정상가격 결재하고 OK캐쉬백으로 할인받은 모습, 캐쉬백은 2일후 적립

저는 사전에 엔크린카드를 소지하고 있었기에 요금은 신용카드로 결재를 하고 할인적용은 OK케쉬백으로 받았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할인받고 기름을 넣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길은 단 한 가지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OK캐쉬백 조차 시일을 두고 적립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카드전표 가장 아랫부분에 포인트는 주유 2일후에 적립해 준다는 내용의 글이 조그맣게 쓰여 져 있었습니다.

에스오일- 평소보다 약1리터 추가 주유, 피부로 느껴져


3만원어치의 기름을 넣었지만 이미 바닥을 치고 있는 연료계는 절반도 채워지질 않았습니다. 차량을 몰고 인근에 있는 에스오일로 향했습니다. 주유를 하기 전, 입간판에 적힌 가격을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조금 전 SK에너지 주유소와는 확연히 비교가 되는 금액입니다. 휘발유와 경유가 정확히 100원씩 할인된 금액을 적어놓고 있었습니다.

3만원어치의 경유를 주입하며 직원과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7일 새벽 0시를 기해 휘발유와 경유의 리터당 단가를 100원씩 내렸다는 것입니다. 물론 카드로 결재를 해도 되고, 현금으로 결재를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에스오일 또한 마찬가지로 7월6일까지 한시적이긴 하지만 할인이라는 말보다는 그냥 ‘전격인하’라는 말이 더욱 어울리는 부분입니다.

리터당 단가 1750원을 계산한 모습, 수량 또한 17.14리터, 평소보다 약 1리터 추가 주유

단순 소비자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이런저런 꼼수 부리지 않고 화끈하게 내렸다는 인식이 강해 보이는데, 카드시스템을 조율한답시고 시일을 늦추며 자사 카드인 엔크린 카드 환급을 알게 모르게 유도하는 SK에너지와는 뭔가 달라도 달라 보이는 부분이었습니다.

선택은 소비자 몫, 한시적 부분 철폐해야

평소와는 다르게 한번 주유를 하면 약 1리터(3만원 주유인 경우)의 양이 더 주유가 되어 보다 저렴하게 기름을 넣었다는 기분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에스오일, 반면, 지금은 예전과 달라진 상황이 없지만 차후에 리터당 100원씩의 금액을 현찰로 돌려주는 방식의 SK에너지,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기에 꼼꼼히 잘 생각해서 주유소를 선택해야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이번 한시적 유가할인 말입니다. 이번 조치 때문에 0.2%의 물가 하락률 효과가 있다고 하던데, 결국 7월6일 원래의 금액으로 환원이 되면 피부로 느껴지는 상승폭은 어머 어마 할 건데, 과연 물가가 이를 견뎌낼지 의문입니다. 그저 이번조치가 한시적이 아닌 영원한 조치가 되길 정부와 정유업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솔직한 시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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