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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삼각김밥 편의점 도시락으로 부모를 울린 아이의 사연

by 광제 201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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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의 고집을 꺾지 못할 때 부모들 사이에선 자식을 이기는 부모 없다는 소리를 많이 합니다.
저는 어떨 때 보면 달리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부모들의 생각을 앞질러 마음씀씀이가 부모 못지않게 깊은 감동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에도 어울린다는 생각입니다.

이틀 전이었습니다.
함께 일을 하는 직장선배가 정말 성능 좋은 보온도시락이 어떤 것이 있냐며 물어오더군요.
내가 그 방면에 전문가도 아니고 실제로 조언을 구하기보다는 무슨 사연이 있는 것 같은 눈치입니다.
실제 표정이 잔뜩  상기되어 있는 상태였으니까요.
대체 무슨 사연이 있기에 난데없이 보온도시락을 찾는 것일까.

내말을 들어보라며 의자를 돌려 앉습니다.
얘기를 꺼내려니까 지금도 목이 메고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는 선배는 어렵게 말문을 열더군요.
눈동자는 이미 촉촉하게 젖은 상태였습니다.

선배는 얼마 전에 어렵게 꾸려오던 사업을 접었습니다.
사정이야 이루 다 말할 수 없지만 타산이 맞지 않아 접어야지 생각하던 사업을 정리하였는데,
부부가 가정에도 신경을 쓰지 못할 정도로 시간을 붙들어 맸던 사업이라 앓던 이가 빠진 듯 속이 후련한 상태였지요.
아주 오랜만에 부부가 아파트 거실에서 얘기를 나눌 때였다고 합니다.

방학을 하여 얼마 전부터 도서관에 공부를 하러 다니던 딸아이가 난데없이 도시락을 싸달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뜬금없이 웬 도시락, 어디 여행이라도 가나? 처음에는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는 줄 알았답니다.
이시간이면 분명 도서관에 가야할 시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런 요구를 한 적이 없었기에 더욱 더 이상한 생각이 들었던 것이지요.

"뭔 일 있니...도시락은 갑자기 뭐하게?"

엄마의 질문을 받은 딸아이가 아주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저기......지금까지 엄마아빠가 너무 바쁜 것 같아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사고 갔거든요.."

순간, 커다란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아무 말도 못한 채 정신이 없었다는 부부는
한참만에야 내일부터는 꼭 싸주마 하고는 딸애를 도서관에 보냈답니다.
준비된 도시락용기조차 없었으니 그럴 수밖에요.

다른 아이들은 도서관에 오면서 도시락을 싸갖고 오는데,
한시도 쉴 틈이 없는 엄마 아빠에게 도시락을 싸달라는 말을 그동안은 차마 꺼낼 수 없었다는 것이었지요.
이제 장사를 안 하여 시간에 여유가 있는 것을 보고는 어렵게 말을 꺼낸 것이었습니다.

그 후, 이들 부부의 마음이 어땠을지 상상이 가시나요?
내색조차 안하고 매일같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고 갔을 딸애를 생각하니 목이 멜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선배가 아내에게 딱 한마디 건넸답니다. "우린 정말 행복한 부모 아니냐."라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보온도시락을 사주자고 말입니다.
사연을 전하는 내내 목소리가 떨리던 선배, 옆에서 듣는 저도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사회가 불안하고 우리의 아이들이 비행을 저지르는 우울한 소식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면서
막 되먹은 세상처럼 인식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주 고운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살을 에는 강추위도 사라지게 할 그런 따뜻함 말입니다.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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