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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양말과 2천원, 딸애의 깨알 같은 결혼기념선물
야근을 마치고 새벽 6시에 퇴근을 했지만 10시도되기 전에 눈을 떠야했답니다.
요즘 크게 되는 일은 없는데 왜 이리 바쁜 건지 모르겠네요.
잠을 충분히 못자면 피로가 항상 누적되는 것 같은데,
어제는 조금 피곤하더라도 일찍 눈을 떠야했던 이유가 있었답니다.
결혼한 지 15주년이 되는 날,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게 있었기 때문인데요...
콕 눌러주시면 재밌게 보실 수 있답니다.^^
↓ ↓ ↓ ↓ ↓
눈을 떠보니 조그마한 선물보따리 하나가 머리맡에 놓여 있는 것이었습니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감을 잠을 수 없었는데 정신을 차려 생각해보니
딸애가 주는 선물이란 사실을 직감할 수가 있었답니다.
하루 전까지만 하더라도 애내에게서 귀가 닳도록 들었던 말이 있었지요.
15주년이 되는 특별한 날인데 뭔가 특별한 선물을 줘야 하는 것은 아니냐구요.
저의 항변이 이어졌지요.
왜 결혼은 같이 했으면서 축하 선물은 항상 남편인 나만 해야 하는 것이냐구요.
나도 선물이란 것을 한번 받아 봤으면 원이 없겠다는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린 것입니다.
비록 농담 비슷하게 오고 간 대화였지만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딸애가 아무도 몰래 마련한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냉수를 한잔 들이켜 정신을 차리고는 선물보따리를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가만 보니 이 선물보따리는 지난 크리스마스 때,
딸애가 받았던 것을 재활용한 것으로 보이더군요.
어떻습니까.
알뜰함의 극치라고 예쁘게 봐줘야겠지요.
뭐 내용물만 알차다면야....^^
가만 보니 두 개씩, 쌍으로 들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엄마아빠에게 같이 전하는 선물인 것 같습니다.
아내를 조용히 불러 같이 개봉해야 할 것 같네요.
용돈도 충분히 못주는데, 없는 살림(?)에 선물 장만하느라 애썼네...^^
무엇보다도 가장 눈에 들어왔던 것은 바로 하얀 봉투.....
봉투에는 '이건 아빠 과자돈'이라는 깨알 같은 글씨가 쓰여 있네요...
뭐지 하면서 개봉을 해보니...
봉투 안에 들어있는 것은 천 원짜리 지폐 두 장, 이런......
용돈이 궁하긴 궁했나보다...천 원짜리 두 장을 넣어둔걸 보니,
과자 값이라고 준 것 까지는 고마운데,
2천원으로 먹을 만한 과자를 살 수 있을 진 모르겠구나...ㅜㅜ
근데 과자 값이 왠 거냐구요?
이건 우리가족들만 아는 비밀인데....흠.......
제가 수 십 년간 피워오던 담배를 끊은 때가 2007년이었지요.
그 후로 마트에 갈 때마다 과자를 조금씩 사다가
숨겨(애들이 알면 금방 동이 나니까) 놓고는 주전부리로 심심할 때 꺼내먹곤 하였지요.
이게 또 아이들 눈에는 아주 신기하게 보였나봅니다.
이제는 용돈 아껴 아바 과자 값도 챙겨주네요.
유난히 추운 올겨울,
엄마아빠 하나씩 추울 때 사용하라고 핫팩도 사이좋게 두 개를 넣었구요.
이건 엄마에게만 필요할 것 같은 머리끈....
마지막으로 포장지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요......
하나씩 사이좋게 신으라고 두 개를 구입한 것 같은데
이렇게 나란히 놓고 보니 커플양말이 따로 없네요.
양말 또한 날씨가 춥다보니 집안에 있을 때 신으라는 것 같은데,
아내는 평소에 이양말 신고 잠도 자던데....아빠는 양말신고는 절대 잠 못 자겠더라....
그래도 성의가 가상하여 거실에 있을 때는 신도록 노력해볼게....
근데 초등생 딸애는 이렇게 기특한데....중학생 아들 녀석은 감감무소식이네......ㅜㅜ
추천은 또 하나의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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