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딸아이가 두 시간 걸려서 차려낸 생일상


 

-새벽6시부터 장장 두 시간, 감동의 생일상을 받은 사연-

 
보통은 밤 11시쯤이면 잠자리에 듭니다..

 

불 끄고 자라고 아이들에게 얘기를 했는데도

그날따라 딸아이가 주방에서 무얼하는지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밤에 뭐 먹지 말고 일찍 자거라" 하고는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8시가 되니 딸아이가 깨우더군요.

 

평소에는 깨우지도 않던 애가 웬일일까.

주말 아침이라 늦잠 좀 자려고 했는데 말입니다.

 

"얼른 일어나 아침식사하세요..생일상 차려 놨어요."


"엥~~ 웬 생일상? 아빠 생일은 좀 남았는데..."


졸린 눈을 비비며 거실로 나와 보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먼저 나와서 앉아 있는 아내와 아들 녀석은 이미 반쯤은 혼이 나간 표정입니다.

 

아내는 이른 새벽부터 주방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에 놀라 일어났고,

아들 또한 밥 먹으라며 깨우는 여동생의 손에 이끌려 거실로 나온 상태였습니다.


"대체 뭔 일이니?"


"연수가 6시에 일어나서 만들었데요.."


"뭐라고? 이걸 혼자서?"


딸아이가 간밤에 주방에서 혼자서 무언가 하고 있는 걸 봤는데,

이걸 준비하려고 그랬나 봅니다.

 

아들 녀석의 말에 의하면 재료 준비도 용돈 모아서 직접 장만을 했다고 합니다.

 

 

 


이제 겨우 중학교 1학년 밖에 안 된 딸아이가 준비한 엄마아빠의 생일상이었습니다.


아내의 생일은 8월23일, 저의 생일은 8월24일입니다.

참으로 절묘하지요?

 

더 절묘한 것 하나 더 알려드릴까요?

 

저의 바로 아랫 동생의 제수씨의 생일도 8월23일이랍니다.

아내와 제수씨, 즉 동서간의 생일이 같은 날이랍니다. 

 

그건 그렇고....

 

딸아이가 하루차이니까 그냥 하루에 미역국 드시라고 준비를 한 것인데,

양력생일로 착각을 한 모양입니다.


하지만 날짜가 뭔 대수랍니까.

살면서 이런 생일상 언제 또 받아 보겠습니까.  


엄마 아빠의 생일상을 차려주겠다고 간밤에 재료를 준비해놓고,

아침6시에 일어나 장장 두 시간에 걸쳐 준비를 하고 차려낸 밥상이었던 것입니다.

 

딸아이가 어서 식사하라고 하는데...

수저를 들고는 잠시 가슴이 턱 막혀 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도 모르게 감동이 솟구쳐 오른 것입니다.

처음에는 도저히 먹을 수 없겠더군요.


"그래 고맙게 먹을게..사진이나 좀 찍어두고 먹자.."


저 보다는 아내가 일찍 일어나 딸아이가 음식을 만드는 걸 보았지만

딸아이가 전혀 손을 못 대게 했답니다.

 

직접 차려내겠다고 해서 결국에는 이렇게 보란 듯이 차려낸 것이지요.

 

 

 

 

삼각밥 위에 앙증맞게 케챱을 토핑해 놓았는데,

세 개중에 한 개는 비워 놓았습니다.

 

케챱 올린 밥을 싫어하면 어떡하나 해서 그랬다고 합니다.

깨알같은 배려...

 

 

 

 

닭 가슴살도 직접 찢어서 올렸구요..

 

 

 

 

참치살이 들어간 삼각밥,

직접 손으로 만들었냐고 물어보니, 서랍에서 틀을 찾아내 만들었다고 합니다. 

 

 

 


      과일로는 포도 다섯 알씩.....^^    

 

 

 

 

조랭이가 들어간 미역국입니다.

어느 누구에게 아무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서 직접 끓여낸 미역국입니다.

(인터넷을 뒤져 습득했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비엔나소시지도 볶아서 올려놓았구요...

 

 

 

 

그나저나 사진을 찍으면서도 맛이 정말 궁금했는데,

첫 수저로 미역국 맛을 보고는 또 한번 놀라고 말았습니다.

 

어쩜 이렇게 간을 잘 맞추고 맛있게 끓였는지 아내조차도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다음부터 미역국은 연수에게 끓이게 하겠다며....

 

 

 

그리고 처음에는 몰랐는데 비엔나소시지에 달려있는 이것,

참깨알을 이용하여 눈동자를 표현하였던 것입니다.

 

한바탕 웃음보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님들이 보기에는 "뭐 별거 없구만" 할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 있어서는 난생 처음 딸아이가 차려준 감동의 생일상입니다.


평상시 학교 갈 때에는 엄마가 한바탕 전쟁을 치르면서까지

일어나라고 윽박질러도 침대에서 나오질 않던 애가 그 새벽에 혼자 스스로 일어나

졸린 눈을 비벼가며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만들었다고 생각을 하니, 정말 목이 메이고 가슴이 막히더군요.

 

때문에 앞으로도 이보다 더한 진수성찬은 없을 것같습니다.

페이스북 알림으로 유익한 정보를 받아보세요~ 
페이스북 친구맺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Favicon of https://koreainstagirls.tistory.com BlogIcon 세르비오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이 정말 예쁜아이 네요.^^

    2014.08.26 23:54 신고
  3. Favicon of https://hermesjm.tistory.com BlogIcon J2M1  수정/삭제  댓글쓰기

    딱 차려진 것만 보면 정말 별거 없어보입니다만..ㅋ
    아이가 부모님 생일이라고 정성스럽게 준비했을 걸 생각하면 참 감동이네요.

    집에서 부모님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생활하는가봅니다.
    이쁜마음 가진채로 이쁘게 성장하길 바랄게요 ~

    2014.08.27 00:15 신고
  4. Favicon of https://humorzoa.tistory.com BlogIcon 유머조아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정말 멋진 상차림이어요.
    정성이 가득 배여나온 것이.. 정말 기특해요~~

    2014.08.27 00:35 신고
  5. Favicon of http://askim925.tistory.com BlogIcon 크레우미만세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여태까지 부모님 생신 때 뭐해드렸는지....ㅠㅠ정말 반성하게 만듭니다.

    2014.08.27 07:55 신고
  6. Favicon of https://blogger.pe.kr BlogIcon Tae-Ho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부럽~부럽~~
    그리고...
    난 어머니께 뭘해드렸나...반성하게 만드네요.. T.T

    2014.08.27 09:00 신고
  7. Favicon of https://rja49.tistory.com BlogIcon 온누리49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착한 따님입니다
    부럽네요^^
    늦게나마 들려가면서 축하드립니다

    2014.08.27 13:39 신고
  8. Favicon of https://notnormal.tistory.com BlogIcon 렌즈없는카메라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을 읽으니 몸이 더워지고 눈물이나오고 목이 메이네요 덕분에 아주 기분 좋아졌습니다 생신 축하드립니다

    2014.08.27 16:47 신고
  9. Favicon of https://yongphotos.com BlogIcon 용작가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야~~!! 정말 감동이네요. 늦었지만 생신 축하드립니다. ^^)b

    2014.08.28 13:12 신고
  10. Favicon of https://hanwhablog.com BlogIcon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감동이네요~
    갯수도 딱딱 맞춘게 귀엽기도하고 대견하시겠어요~

    2014.08.29 17:09 신고
  11. 설갈매기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복하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가족의 일상을 읽게 되어 너무 행복했습니다.

    잘 키우신것 같습니다.

    2014.08.29 18:01
  12. BlogIcon 미나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쁜 녀석 ^^

    2014.08.30 22:26
  13. BlogIcon 준영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아이도 아닌데
    읽는 내내 밀려오는 감동과 눈물 ㅠㅠ
    감동이다~~*****
    별다섯개
    제아들은 중2인데...
    딸 참 부럽고 좋네요

    2014.09.26 08:40
  14. BlogIcon 딸기우유  수정/삭제  댓글쓰기

    집에 빛나는 보석이 있으시네요. 따님의 예쁜 마음씨에 저처럼 눈시울 붉히신분 많을것같네요.옆에 있음 기특하다고 쓰담쓰담 해주고 싶어요.

    2014.11.01 20:03
  15. BlogIcon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들만 둘인데 딸 너무 부러워요ㅠ.ㅠ 아울러 저는 저런딸이 못됐는데 부모님께 죄송하네요^^;

    2014.12.05 16:44
  16. BlogIcon 세아이맘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럽습니당

    2014.12.19 22:31
  17. BlogIcon 태라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울컥하네요ㅠ 넘 예쁘게 잘 키우셨어요. 부모님도 따님도 칭찬해드리고 싶네요^^

    2015.01.05 00:15
  18. BlogIcon hyenny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이쁜아이예요. 보면서눈물이나올정도로감동입니다.저는세돌남자아이하나있지만이런거볼때마다딸욕심나네요^^

    2015.01.05 09:54
  19. 한라산  수정/삭제  댓글쓰기

    형님! 행복하겠수! ^^

    2016.09.23 08:54
  20. 권양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성과 사랑이 가득합니다^^

    2016.09.23 22:40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907)
멋스런 제주 (382)
숨겨진 비경 (101)
명품 한라산 (86)
제 주 오 름 (34)
제 주 올 레 (34)
제주맛집&카페 (160)
제주도축제 (46)
캠핑&백패킹 (14)
여행 (33)
전국맛집 (25)
해외여행 (36)
생활의 지혜 (77)
세상과 만사 (557)
사는 이야기 (237)
블랙박스로 본 세상 (18)
블 로 그 (14)
초 대 장 (8)
모든리뷰 (43)




twitter
Daum 블로거뉴스 베스트 블로거기자
get rss
BLOG main image
감성 제주
제주의 숨겨진 비경, 맛집, 아름다운 이야기, 현장 등을 많은분께 알리고 있습니다.
by 광제
  • 48,573,959
  • 1,7602,334
광제'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