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엄습하는 숲속 계곡의 청량함
동굴 같은 깊은 계곡, 최고의 피서지
무더위가 푹푹 찌는 한여름이라도 이 계곡에만 들어오면 한기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여름철 최고의 피서 중에는 동굴피서라는 것도 있는데, 마치 동굴 속에 들어 온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안덕계곡인데요, 제주에서 몇 안 되는 무료관광지인데도 불구하고 찾는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진면목을 아직 알아차리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이곳은 옛날에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를 비롯하여 조선의 많은 학자들이 평소 머리를 식히러 자주 들렀을 정도이니 그 비경을 어디다 비할까요, 더욱이 요즘같이 한라산에 많은 비가 내렸을 때에는 계곡물도 깊고 계곡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 또한 세차기 이를 데 없어 청량감과 더불어 최고의 운치를 뿜어내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이곳의 빼어난 풍경이 드라마를 통해 안방까지 전해지면서 그 동안 모르고 있던 제주의 비경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2010년 KBS에서 방영되었던 '추노' 그리고 가장 최근 2013년에는 이승기가 출연했던 MBC드라마 '구가의서'에서 이곳 안덕계곡이 소개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빼어난 풍광을 갖고 있는 곳인지 직접 계곡 안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제주 안덕계곡 상록수림'으로 되어있습니다. 천연기념물377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구요, 이곳에는 300여종 이상의 식물이 분포하고 있으며, 특히 양치 식물이 많은 것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계곡 양쪽으로 울창한 수림이 우거져 있으며 언제나 맑게 흐르는 물줄기, 산책로를 걷다보면 군데군데 선사시대에 사람들이 기거를 했던 동굴들이 눈에 띠는데, 당시에는 최상의 삶의 터전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계곡 초입에 들어서면 싱그러운 난대림의 숲 향기가 진하게 밀려옵니다. 기암절벽과 울창한 숲이 우거져 있어서 상당히 어둡습니다. 초입에서 밖을 쳐다보니 동굴 속에 들어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잘 정돈된 산책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얼마 전에 제주에는 많은 비가 내린 까닭에 계곡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아주 힘찹니다. 제주도에 있는 계곡들은 대부분 건천으로 평소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이곳 또한 많이 가물었을 때에는 물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요즘처럼 우기 때에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숲 속으로 들어서자마자 에어컨을 틀어놓은 실내로 들어온 듯 시원함이 전해집니다. 시야로 전해지는 절경에 숲속 공기의 청량함을 더하면, 그에 비할 수는 절대 없지만 말입니다.
초입에 들어서면 조그마한 동굴들이 여럿보입니다. 선사시대 사람들의 주거지이지요. 서두에도 말씀드렸지만 이곳은 아주 옛날에도 사람들이 기거하기에는 최상의 환경이었나 봅니다. 기록에 의하면 탐라시대 후기(A.D 500~900) 주민들의 살았던 그늘집터라고 되어 있습니다.
육지부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주거형태인 바위 그늘 집도 눈에 들어오는데요, 입구직경 6.5m, 입구높이 2.8m, 입구에서 안쪽까지 깊이 3.4m에 이르며, 전체적인 입구형태는 아취형 그늘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로는 '곽지2식 적갈색토기'와 곡물을 빻는데 사용하는 '공이돌'이 있습니다.
계곡 깊은 곳으로 들어 갈수록 물 흐르는 소리는 더욱 세차게 들립니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귓가에 전해지는 새소리도 사뭇 정겹습니다.
이곳은 상당히 어둡기 때문에 사진 촬영을 위해 찾으시는 분들은 반드시 삼각대를 갖춰야 흔들리지 않는 좋은 사진을 건질 수가 있습니다.
산책로를 걷다보니 사람들의 목소리도 꽤 들립니다. 여름철이다 보니 숲 속을 찾는 사람들, 특히 비가 내린 뒤라 물이 흐를 것이라는 예감에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아주 조용하고 한적한 곳입니다.
계곡 깊은 곳에는 웨딩촬영을 하는 사람들도 눈에 띱니다. 그렇지요 웨딩촬영을 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이기도합니다.
산책로는 맞은편 계단으로는 이어져 있습니다.
울창한 난대림으로 우거진 이 숲속에 서면 귓가에는 오로지 새소리와 물 흐르는 소리뿐....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 기암절벽 사이에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이보다 더 좋은 피서법은 없을 것 같습니다.
계곡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 갈수록 고즈넉한 운치는 더해집니다.
산책로를 따라 볼 수 있는 곳 중에선 상류에 속하는 곳입니다. 위쪽에서 계곡을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가 아주 시원합니다.
수량이 상당합니다. 가만히 앉아 있으려니 한기까지 느껴질 정도로 시원합니다.
제주에서는 매우 드문 형태의 계곡이 바로 안덕계곡입니다. 빼어난 풍광을 갖고 있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것은 신기한 일입니다. 아마도 제주도의 관광악습에서 비롯된 까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나마 근래에는 자유여행객이 늘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겨울철 보다는 여름철이 아주 좋은 곳입니다.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제주의 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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