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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런 제주

세상에 이런 화장실이, 전시실로 바뀐 화장실

by 광제 2009.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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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인줄 알고 들어왔는데, 전시실이다.


제주시민들의 휴식처인 탐동공원 화장실이 전시관으로 탈바꿈하였네요. 화장실 건물 외벽에는 다양한 바다풍경과 해양스포츠 관련 사진들이, 실내에는 1960년대 이후 제주도의 옛 풍경들을 담은 귀한 모습들을 볼 수 있게 전시해 놓고 있습니다. 너저분한 화장실에서 전시공간으로 탈바굼한 탑동 제2공원 화장실은 KBS열린음악회로 유명한 해변공연장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 공연 관람객들이 이용하는 화장실이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탑동화장실은 몇일 전 그 변모한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제주시는 사업비 6천만원을 투입하여 주변경관과 가장 어울리는 아름답고 쾌적한 공원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새롭게 시공하였다고 합니다. 특이한 점은 그림을 걸어 놓고 전시하는 것이 아니고 그림을 박아 놓은 특수 타일로 벽면을 시공하였습니다. 또한 조명을 시설하여 어느 전시관 못지 않게 한껏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탑동화장실을 소개합니다.  

△마치 바닷속을 헤엄치는 듯 멋진 스쿠버의 대형 그림이 화장실 입구 벽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왼쪽으로 들어가면 신사용, 오른쪽은 숙녀용입니다. 얼핏 화장실 입구가 아니고, 정말 전시장으로 들어서는 입구의 모습입니다.

△화장실 내부에 전시해 놓은 제주도의 옛풍경을 담은 사진들입니다. 물허벅을 지고 물을 기르는 아낙네의 모습과 골목길에서 뛰어 놀고 있는 어린이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전톹초가의 모습과 돌담의 모습들이 아주 정겹습니다.

△여기가 화장실인가요? 전시관인가요?

△눈길을 끄는 몇 점의 사진을 소개합니다. 이 사진은 제주항에서 부산으로 출항하는 '도라지호'의 옛모습입니다. 7080 세대들, 도라지호의 추억들을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을겁니다. 1963년 9월 27일 부산에서 제주를 향하여 첫 취항을 시작한 도라지호는 제주사람들의 육지나들이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였던, 당시 최고의 여객선이었습니다. 도내 학생들의 육지 수학여행때에 많이 이용하기도 하였습니다. 도라지호 바로 뒤로 사라봉의 모습과 운무에 쌓여 신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한라산의 모습이 웅장한 배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도라지호는 1986년까지 23년간 제주인들의 발이 되어주었습니다.

△정말 정겨운 모습의 사진인데요, 물허벅을 등에 지고, 올레의 정낭을 내리며 초가의 집안으로 들어서는 아낙네의 모습입니다. 아득한 옛날을 생각하게 하는 아름다운 사진입니다.

△또 한장의 정겨운 사진입니다.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부엌에서 장작을 지펴 밥을 짓고 있는 모습입니다. 어릴적에는 이런 부엌을 '정지'라고 하였습니다. 받침돌을 놓아 솥을 얹어 놓은 부엌구조는 동시에 여러 아궁이에 불 때기가 가능했습니다. 타고 난 재는 솥 뒷편의 공간에 밀어 넣어 뒀다가 밭에 거름으로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은 고령화 때문에 이렇게 젊은 아낙들의 해녀모습을 볼 수가 없지만, 당시에는 온통 아가씨 해녀들입니다. 하긴 당시 제주아낙들은 물질과 밭 일이 삶의 주요 수단이었기에 이 일을 빼고는 마땅히 다른 일이 없는 시절이었습니다. 머리에는 수경을 메고 손에는 호미와 태왁을 들고 물질을 나서는 해녀무리들의 보기 힘든 사진도 있습니다.


△화장실 외부에서 본 전체적인 모습입니다. 외관에서 풍기는 모습 또한 화장실이기 보다는 전시관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이곳 탑동과 해변공연장을 찾는 시민들은 또하나의 열려 있는 공간, 전시관 같은 화장실을 만날 수 있을 것 입니다. 이 아름다운 화장실을 향기 나는 화장실로 깨끗하게 사용하는 것은 우리 모두, 시민들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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