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데이를 아시나요? 신선한 충격의 서귀포 노지문화
여행의 길목에서 늘 마주치던 동네의 책방들이 문화라는 이름을 이렇게 가까워 질 줄은 몰랐네요. 가만 보면 다 기획하기 나름인 거 같습니다. 서귀포시가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되면서 시작한 시범사업이라고 하는데, 주민들과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꽤나 신선한 감동을 전해주는 행사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서귀포시는 시내권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동쪽으로 성산포 지역과 서쪽으로 모슬포 지역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권역으로 따지면 적지 않은 면적인데요, 관광도시에 살아가면서도 늘 문화생활에서 만큼은 늘 메말라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서귀포 책방데이는 문화행사를 통한 주민들 간의 소통이 공감대 형성에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는지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귀포문화도시센터에서 실시한 서귀포시 관내 9개의 동네책방이 함께한 ‘문화도시 책방데이’가 그것입니다.
서귀포시 각 마을에는 마을의 정서와 잘 어우러지는 조그마한 책방들이 존재하는데요, 평상시는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들 중에 한곳이지요. 이곳들이 한데 뭉쳤습니다. 문화적 장소연결과 공유를 통해 마을의 문화공간으로서 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하나의 문화로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책방데이 첫 행사는 지난25일 토요일에 참여하는 9개 책방에서 일제히 열렸는데요,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그림책카페 ‘노란우산’의 ‘쁘띠꼬숑 앙상블 그림책 콘서트’를 비롯하여 '어떤바람'에서는 ‘어떤 작가의 책방지기’, '인터뷰책방'에서는 ‘김연수 작가 초청 북토크’, '시옷서점'에서는 ‘스텔실 시화전&시인 초청 공개 팟캐스트’, '돈키호테북스'에서는 ‘글쓰기:최현숙 작가의 랜선 리뷰’, '라바북스'에서는 ‘독립출판 작가 안리타 사인회’, '여행가게'에서는 ‘예술공간 오이 낭독공연’, '키라네 책부엌'에서는 ‘경미니 셰프 쿠킹클래스’, '북살롱 이마고'에서는 ‘고미숙 작가 인문학 강연’, 등이 열렸습니다.
책방데이 문화행사는 매일 있는 것은 아니고, 12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립니다. 시범사업인 만큼 한 달에 한 번꼴로 열린다고 보면 되는데요, 각 책방마다 정해진 시간에 열리게 되며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책방별 전화예약을 통해 사전에 예약하면 참여할 수가 있습니다.
9개의 책방에서 일제히 열리는 바람에 저는 이동과 시간적인 제약으로 인해 두 곳 정도 돌아봤는데요, 가까운 지인과 함께 서귀포 서부지역의 아름다운 마을 안덕면 사계리, 그리고 오설록 녹차로 유명한 안덕면의 서광리를 다녀왔습니다.
앞에서 열거한 동네책방 중 사계리에 있는 책방이 ‘어떤바람’이며, 서광리에 있는 책방이 바로 ‘그림책카페 노란우산’입니다. 두 곳 모두 조용하고 아담한 동네책방인데요, 공통적인 부분은 마을의 소박한 풍경과 잘 어울리게 너무나도 예쁜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두 곳을 차례대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계리에 있는 ‘어떤바람’ 책방입니다. 사계리는 세계지질공원으로 유명한 용머리해안과 장엄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산방산이 있으며, 해안길을 따라 눈부신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기도 합니다. 예쁜 마을 이름처럼 민가도 개발되지 않은 제주 특유의 소박한 시골마을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어떤바람 책방도 소박함의 진수를 보여주는 외관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어떤 작가의 책방지기’ 프로그램이 오후2시부터 예정되어 있는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올드독’의 정우열작가와 작가의 노견인 ‘풋코’가 일일 책방지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작가를 알고 있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일일 책방지기를 하고 있는 정우열 작가도 만나고 작가의 책을 직접 골라 사인도 받을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책방내부의 분위기도 잠깐 보여드릴게요.
외부에 담쟁이가 얼켜진 모습을 보셨죠? 내부에서 창을 통해 보면 이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죠?
책방데이 관련 인쇄물들도 보이고요...
인쇄물에 소개된 ‘어떤바람’의 이야기입니다.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 마을과 사람, 책을 잇는 동네 작은 책방, 마을 사람들과 여행자가 만나고, 아이와 어른이 함께하는 다정한 책방, 잠시 멈춰 나를 살피고 지금 있는 이 곳, 제주를 알아가고 세상이야기를 곰곰이 살필 질문들을 가지고 가는 책방, 가끔은 덩치 큰 골든리트리버 산방군이 발치에서 스르륵 잠이 드는 작은 책방.’이라고 소개를 하고 있네요.
책방은 크게 책을 고르고 읽을 수 있는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있으며 차를 주문해서 마실 수도 있답니다.
제주를 상징하고 알아갈 수 있는 자그마한 소품들도 이곳에서 구입이 가능하고요...
책아이템을 이용해 만든 조명등이 눈길을 끌더군요.
거칠고 거친 제주 현무암의 질감을 그대로 살려 인테리어로 활용한 부분도 아주 정겹게 느껴집니다.
한쪽에는 정우열 작가의 책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올드독, 노견일기 등이 보이네요.
창으로 비춰지는 그림들이 너무 예쁘지 않나요?
오른쪽에 계신분이 바로 정우열 작가입니다. 일일 책방지기로서 책에 대해 설명도 해주고 궁금한 점도 알려주고, 책을 구입하고자 하는 분들에겐 직접 계산도 해주고 그랬습니다. 독자들과 주민들 입장에서는 아주 의미 있는 시간이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떤바람’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 뒤 도착한 곳이 바로 이곳 ‘그림책카페노란우산’입니다. 같은 안덕면에 위치해 있어 이동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데요, 한라산 방향으로 15분 정도 이동하면 만날 수 있는 곳으로서 녹차밭으로 유명한 오설록이 있는 동네입니다. 이곳 외관도 아주 예쁘지요?
내부도 마찬가지로 책과 소품들로 가득합니다.
물론 카페라는 이름에 걸맞게 간단한 음료를 주문해서 마실 수도 있고요, 잠시 머물다 가는 휴게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는 곳입니다.
이곳은 독특하게 외부에 마당이 존재하는데요, 이곳에서 오후 5시부터 쁘띠꼬숑 앙상블의 그림책콘서트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 시간에 맞춰 부지런히 오다 보니 조금 일찍 도착한 것 같은데요, 덕분에 준비 과정부터 구경을 하게 되었네요.
책방의 주인장께서 부지런히 콘서트 준비를 하고 계신데요, 책방 이름에서 보듯이 주인 분께서 그림책 작가입니다. 그림책을 통해 사람들과 만나고 마음을 나누는 공간이고 싶다고 하시는데요, 이곳에서는 강연, 전시, 모임, 인문학 강의, 독서모임, 음악공연, 등 다양한 예술문화 행사를 열고 있다고 합니다.
스크린을 이용해 그림책 콘서트를 진행해야 하는데요, 스크린에 비춰진 나뭇잎 그림자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는데요, 햇볕이 강한 실외인 까닭에 애로가 참 많네요. 스크린에 화면을 띄울 수가 없네요.
사람들이 아주 많이 모였습니다. 궁여지책으로 스크린은 그늘이 있는 처마 밑으로 옮겨 설치하고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림책 콘서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아주 많이 이곳을 찾았고 흥미로운 표정으로 콘서트를 즐기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림책 콘서트에 앞서 쁘띠꼬숑 앙상블의 클래식 연주가 시작되고, 음악 소리는 여름철 시원한 바람을 타고 책방을 넘어 동네로 조용하게 울려 퍼집니다. 정말 기분 좋은 연주를 감상했네요.
쁘띠꼬숑 앙상블 연주모습이고요...
이 부분은 동영상으로 잠깐만 감상해볼게요~~^^
연주가 끝나고 그림책콘서트가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네요.
책방 내부에서 본 모습입니다. 너무 정겹지 않나요?
이렇게 두 곳을 보고나니 나머지 일곱 곳의 책방들도 돌아보고 싶어집니다.
한 달을 기다려야 하는데요,
서귀포문화도시 책방데이는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열린답니다.
세 곳 이상의 책방을 방문하여 스탬프를 찍어오면 책방데이 오픈기념 스페셜 굿즈를 선물로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이 부분도 잊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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