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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비경

온 섬이 하얀 꽃으로 뒤덮인 이곳, 제주 토끼섬

by 광제 2021.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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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문주란 활짝 피어

대한민국 유일의 문주란 군락

토끼섬을 뒤덮은 문주란꽃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7월의 중순이면 제주도의 토끼섬에는 문주란 꽃이 가득 피어 장관을 연출합니다. 올여름에 다녀왔던 토끼섬, 지난해에는 해거리를 했던 것인지 여름 내내 꽃이 피질 않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올해는 정말 최고로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토끼섬은 제주 구좌읍 하도리 바닷가에 있는 무인도로서 섬 가득 문주란 꽃이 피어 있을 때, 멀리서 보면 토끼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곳입니다. 어로 활동이 활발했던 과거에는 이곳에도 사람들의 왕래가 활발했지만 최근에는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고 그 흔적들만 곳곳에 볼 수 있습니다.

하늘에서 본 토끼섬
문주란 꽃
문주란 꽃

다녀온 때는 7월, 이곳의 문주란 꽃은 6월에 꽃을 피우기 시작하여 7월에 왕성한 모습을 보이고 8월까지 이어지다가 시들어 사라집니다. 문주란은 수선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 식물로서 연평균 기온이 섭씨15도, 최저기온이 영하 3.5도 이상 되는 곳에서 자라며, 이곳 하도리의 토끼섬은 문주란 북방한계선이기도 합니다. 즉, 대한민국에선 문주란 군락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는 얘깁니다. 

달걀 크기 정도로 비교적 굵은 문주란의 씨앗은 해류를 타고 흘러 다니는 것이 특징입니다. 토끼섬에 문주란이 정착하여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고 있지만, 원종은 아프리카입니다. 해류를 타고 태평양 연안과 일본, 그리고 여기 제주도까지 흘러들어 왔는데, 문주란 씨앗은 바닷가 모래위에서도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웁니다. 토끼섬이 온통 모래로 이뤄져 있는 것만 보더라도 그 특징을 알 수 있습니다.

토끼섬에 있는 창고 시설

하도리 해안에 가까이 붙어 있는 토끼섬은 썰물 때 수위가 어른의 허리 높이만큼 낮아져서 걸어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때를 잘 맞춰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요, 부득이 섬에 출입하고자 한다면 하도리 포구에서 어선을 타고 들어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천연기념물이면서 해양보호구역이기도 한 까닭에 출입을 하고자 한다면 관계기관의 허가를 받아야만 합니다.

토끼를 닮아서 ‘토끼섬’, 문주란이 많다하여 ‘난도’라고 부르는 이곳은 천연기념물(제19호)로 지정된 때가 1962년이라는 것만 보더라도 문주란이 이곳에 자생하기 시작한 것은 아주 오래전이란 생각이 들고요, 최근 2016년 12월에는 토끼섬 주변해역 0.593㎢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도 하였습니다. 주변 바다 속에서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된 천연잘피 거머리말(Zostera marina)이 서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천연잘피 거머리말’은 광합성을 하며 꽃을 피우는 생물로서 광합성 기능이 뛰어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육지로부터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제거해 줌과 동시에 바다 속 많은 물고기들의 산란장과 서식지가 되어 좋은 어장 형성에도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우도(왼쪽)와 성산일출봉, 그리고 지미봉
토끼섬 상공에서 바라 본 일출봉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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