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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비경

[제주 동백꽃 명소]벚꽃 필 무렵, 놓치지 말아야할 제주의 붉은 동백길

by 광제 2022.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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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백꽃 명소

"신흥리 동백마을"

"이화농원"
"경흥농원"



춘분이 지나면서 시기적으론 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은데요, 꽃샘추위가 찾아오면서 봄꽃의 개화도 잠시 늦춰지는 느낌입니다. 예년 같으면 벌써 활짝 피어 있어야 할 벚꽃도 이제야 막 꽃을 피우려고 준비를 하고 있네요. 지난해와 비교를 해봐도 약 1주일은 늦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벚꽃이 꽃을 피울 무렵 시선을 사로잡는 또 다른 꽃이 있으니 바로 동백꽃입니다.

동백은 종류가 다양하기도 하지만 꽃을 피우는 시기 또한 아주 다릅니다. 언제부터인가 농원으로 꾸며져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애기동백은 11월 말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하지만 제주도 토종동백은 이렇게 봄이 되어야 꽃을 피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춘백이라 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토종동백과 더불어 겹동백이 함께 꽃을 피우는 시기인데요, 제주 남원읍 신흥리 동백마을에 가면 붉게 물든 동백 물결과 함께 떨어진 동백꽃으로 만들어진 이색적인 풍경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흡사 붉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한데요, 그곳으로 안내하겠습니다.

남원읍 중산간에 위치한 신흥리의 신흥사거리로 이동하면 동백마을임을 알리는 커다란 안내판이 있는데요, 이곳 주변으로 동백나무들이 아주 많습니다. 사실 신흥리 말고도 남원읍 관내에는 위미리를 포함하여 마을 곳곳 숨어 있는 동백길과 명소들이 수도 없이 많긴 합니다.


그렇지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신흥사거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해마다 이맘때쯤 신흥사거리로 접근을 하다보면 길가에 무수히 떨어져 있는 동백꽃들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따로 주차장이 없어서 길가에 차를 세우고 동백꽃길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다른 계절에는 볼 수 없는 풍경이기도 합니다.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고요, 오가는 차량에 방해되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신흥사거리 주변 도로에 펼쳐진 동백길을 구경했다면 주변에 있는 또 다른 동백 명소를 돌아볼 시간입니다. 주변에는 경흥농원, 이화농원 등 감귤을 재배하는 농원들이 즐비한데요, 농원을 드나드는 통로에 동백나무를 심어놓아 진풍경을 연출해내곤 합니다.

다만 주의할 것은 이곳 농원들은 모두 사유지이기 때문에 출입을 할 때는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입구가 개방됐다고 해서 차를 끌고 들어가거나, 왁자지껄 떠들거나, 농작물에 피해를 주거나 하는 행동은 절대 금물입니다. 
    

도로에 이화농장이라는 버스 정거장 표시가 눈에 띠는데요, 근처에 보면 입구가 보이고, 현판에는 이곳이 경흥농원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농원 관리 차량들이 출입을 하는 곳이지만 차는 밖에다 세우고 들어가야 합니다.

길을 따라 농원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다 보면 동백나무들이 가로수처럼 조성돼 있는 것이 보이고, 바닥에는 붉은 동백꽃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습니다. 앞에서 표현한 것처럼 마치 양탄자를 깔아 놓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색적인 풍경은 농로 깊숙이 이어져 있는데요, 이미 떨어진 동백꽃 풍경도 이색적이지만 나무에는 아직도 많은 동백꽃들이 피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매일 아침이면 밤새 떨어진 동백꽃으로 장관을 연출하고요, 이후에 관리차량이 한번 지나가고 나면 떨어진 꽃들이 일부 망가지기도 합니다. 이맘때쯤 한동안은 이렇게 매일 반복되는 풍경입니다.

감귤농원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요즘은 한창 감귤나무 정전 작업을 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감귤나무들이 여기저기 잘려 나간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시세가 안 좋을 때는 이렇게 버려지는 감귤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동백은 아주 다양한데요, 눈에 띠는 대부분의 동백들은 붉은 겹동백입니다. 간혹 핑크색이나 하얀색의 다른 동백도 눈에 띠긴 하지만 대부분 겹동백과 토종동백이라고 보면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토종동백이 맘에 와 닿는데요, 제주도에 오래전부터 볼 수 있었던 동백으로 제주4.3의 상징꽃이기도 합니다. 꽃잎이 하나하나 흩날려 떨어지는 애기동백과는 다르게 꽃봉오리채로 툭하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토종동백, 제주4.3에서 수많은 영령들을 연상케 하는데요, 이 토종동백이 제주4.3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시작한 것은 강요배 화백이 4.3를 다룬 작품인 ‘동백꽃지다’를 내놓은 이후부터입니다.

요즘은 애기동백을 심어 농원으로 꾸미고 사람들에게 개방한 곳들이 많은데요, 애기동백이나 겹동백은 일본에서 들여온 외래종이나 개량종이라 할 수 있고요, 토종동백만이 순수한 우리 동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흥리 주변으론 개량종이 많지만 위미리 동백군락지에 가면 순수 토종동백으로만 자생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위미 동백군락지 토종동백

위미리 904-3번지 주변이 위미동백군락지인데요, 제주도 지정 기념물이기도 한 이곳에는 수백년 이상 된 거목의 동백들이 즐비한데요, 17세 되던 해에 이곳으로 시집을 온 현병춘(1858-1933) 할머니가 바람을 막기 위해 한라산에서 동백씨앗을 구해다가 가꾸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 울창한 숲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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