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멋스런 제주

가을이 오면 훌쩍 떠나고 싶은 곳, 등대섬 마라도

by 광제 2021. 9. 27.
반응형

가을에 어울리는 섬, 국토 최남단 마라도


제주도에 살면서도 성인이 되어서야 처음 가봤던 마라도, 딱 이맘때 시원한 바람이 가슴 속까지 청량감을 선사해주던 가을철이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관광객도 많이 않았던 시절이라 국토 최남단 외딴 섬이 주는 의미와 감동은 상당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섬마을이 주는 설렘은 여전합니다. 도항선에 몸을 싣고 파도를 가르며 떠나는 섬에 대한 로망도 한 몫 한다고 볼 수 있지요. 불과 30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의 섬이지만 한 2년 만에 와보는 것 같습니다.

마라도는 국토 최남단 섬으로 모슬포항과의 거리는 약10km, 청보리섬 가파도는 그 절반의 위치에 떠 있습니다. 청보리가 익어가는 계절에는 많은 사람들이 가파도로 떠나지만, 그 외의 계절에는 마라도를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국토 최남단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기 때문이지요.

가파도가 소박한 섬마을의 정취를 한껏 품고 있다면 마라도는 탁 트인 공간에서의 시원하고 이국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칼바람이 부는 한겨울만 빼고는 바다와 섬이 주는 선물을 맘껏 취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섬의 외각으로 빼어난 절경을 품고 있는 자연미가 넘치는 섬이지만 마라도는 짜장면으로 상당한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짜장면을 먹으려면 마라도로’, ‘마라도에 왔으면 짜장면은 꼭 먹어봐야 한다.’고 할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좀 시들해진 느낌도 있습니다.

한 시간 정도면 걸어서 섬을 함 바퀴 돌아 볼 수 있는 작은 규모지만, 분교(휴교중),를 비롯하여 사찰과 성당에 교회까지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서 있기도 합니다. 이중에 전복과 소라를 형상화 한 마라성당은 마라도의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입니다.

마라도는 등대섬으로도 아주 유명합니다. 우리나라 국토 최남단의 바다를 비춰주는 등탑, 주변을 항해하는 어선들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불을 밝혀주는 마라도 등대는 1915년부터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동중국해를 비롯하여 제주도 남부해안을 운항하는 선박의 지표역할을 해 왔습니다. 

마라도의 랜드마크인 마라성당과 밤바다를 비추는 마라도 등대
마라도 항로표지관리소

몇 년 전에 이곳 마라도항로표지관리소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소박한 등탑과 함께 푸른 잔디가 깔린 관리소 마당을 보면서 이곳에서 딱 한 달만 살아봤으면 하는 로망을 꿈꿔보기도 했습니다. 

선박들의 육지초인표지로 이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희망봉’등대이기도한 마라도 등대는 일제 강점기에 처음 건립된 후 1987년 3월에 1차 개축하여 운영을 해오다 최근에 노후된 시설을 최신 설비로 전면 교체하고 등탑을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탈바꿈하는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기존 하얀색의 8각형 콘크리트 구조에 16미터 높이로 운영되던 마라도 등대는 정비사업을 통해 더 크고 최신 설비를 장착한 등대로 거듭날 것으로 보입니다. 사업비는 약36억 원이 투입된다고 합니다.       

마라도 등대는 대한민국의 최남단 바다에서 동중국해를 48㎞까지 비춰줌으로서 망망대해를 지나는 배에게 한반도에 다가왔음을 알리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때문에 마도로스들은 예로부터 마라도 등대를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의 케이프 포인트(Cape Point) 등대에 빗대어 ‘한반도의 희망봉’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섬의 규모는 9만여 평으로 비교적 작고 아담하며 ‘짜장면 시키신 분’ CF와 영화 ‘연풍연가’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마라도, 마라도와 제주본섬을 운행하는 도항선은 송악산 인근의 ‘마라도 가는 여객선’을 이용하면 되고, 악천후에는 도항선 운항이 전면 금지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