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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카페

제주시 해안도로 무인카페 '노을언덕'

by 광제 2009.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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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카페 이용해 보니, 마음껏 드시고 성의껏 내고 가세요

아빠~같이가자! 이제는 어디 혼자 가는 걸 허락하지 않네요..우리 공주님 얘기입니다. 몇번 모시고 다니다 보니 이제는 줄곧 따라 나섭니다. 한 곳에 머무르면 애들 입장에서는 좀 지루하기도 할텐데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공주님도 좋아하고 저도 잠시 쉬고 갈겸 조용한 카페를 찾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딸애와의 오붓한 데이트가 되네요.

늘 지나치면서 흘낏 쳐다보고는 했었는데 저 카페는 어떤 곳일까 늘 궁금했던 곳입니다. 바로 '무인카페'입니다. 무인카페가 어떤 곳일까 집을 나서기전 검색을 해봤습니다. 주인이 없는 카페, 즉 손님이 알아서 드시고 난 후 돈을 내는 100% 셀프 시스템의 카페를 무인카페라고 하네요.

헉!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전국적으로 무인카페가 거의 없네요. 제주도에 두 곳이 보입니다. 제가 오늘 딸애와 데이트 하려는 이 곳과 산남지역에 한 곳이 더 있네요. 어쨋거나 태어나 처음 이용해 보는 무인카페, 과연 어떤한 곳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비록 카페에 상주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주인을 '노을지기'라고 불렀습니다. 연락처를 알아보고 바로 연락을 드렸습니다. 실내에서 사진을 좀 찍으려고 하는데 어떠냐구요, 다른 손님께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답니다.

 

 

데이트가 예약된 무인카페 '노을언덕'은 용담해안도로의 도두쪽 입구를 조금 지나쳐 카페촌에 들어서기 바로전에 만날 수 있는곳입니다. 여느 카페라도 그러하겠지만 이곳도 겉으로 보기에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해 보였습니다. 카페의 전체적인 모습인데, 너무 이쁘죠?

 

 

 

카페 입구의 쪽문을 열고 들어서면 소리없는 환영의 메세지가 카페의 천정에 걸려 있고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난로가 정겹게 가운데 공간을 차지하고 있네요. 가만보니 장작을 이용하는 난로입니다. 눈내리는 추운 겨울날, 장작을 지피는 카페의 분위기 죽이겠는데요.

 

 

아름다운 마음이 머무는 곳이라 했네요^^ 왜 이름을 이렇게 지었는지는 나중에 보시면 압니다. 한켠에는 피아노도 준비되어 있구요. 건반에 자신있는 분 얼마든지 두드려도 좋습니다. 물론 남들이 듣기에 거북하면 아무래도 실례겠죠...ㅎ

 

 

 


사진에는 없지만 아주 다양한 종류의 차와 음료 그리고 맥주도 갖춰져 있습니다. 애들을 위한 과자와 비스켓도 준비되어 있구요, 각기 이용방법을 노을지기님께서 자세히 적어 놓으셔서 큰 불편함은 없었답니다.

 

 


주방이 따로 없으니 이렇게 홀 한켠에 접시과 유리잔 건조대의 모습도 보이구요,

 

 


저는 몸에 좋다는 유자차 한잔, 울 공주님은 과자와 비스켓 한접시.^^ 대략 최소금액 3천원..ㅎ 여유 있으면 더 내도 상관없답니다..

 


드시고 난 용기는? 당연히 씻어 놓고 가셔야지요...ㅎ 세제와 고무장갑까지 가지런히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대략 최소금액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최소금액이란 말은 즉, 더 내실 분은 더 내란 말도 됩니다...ㅋ

 

 


오후 5시 부터는 노을지기님이 오신답니다. 하루 종일 비워둘 순 없겠죠^^ 또한 자리에 있을 때 만큼은 피자를 드실 수도 있네요. 모든것이 셀프 가격은 최소 범위내에서 각자 알아서 돈통에...~방명록은 필수...ㅎ 그런데 이 노을언덕이 처음부터 최소가격을 정해 놓진 않았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내고 싶은 만큼 내고 가라고 했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게 노을지기님 마음처럼 쉽게 되질 않았나보네요. 무료손님(?)때문에 카페를 운영하기 힘들 정도의 지경에 이르자 하는 수 없이 최소가격을 정하게 됐다는 군요. 참 이런걸 보면 사람 마음이란게 한사람 마음 같으란 법은 없나 봅니다. 몇년이 지나고 나면 시민들 의식이 좀 바뀌려나요..

 


이게 바로 양심의 함, 맘소리함입니다. 쉽게 말해서 돈통이죠...ㅎ양심껏 드신 만큼 내고 가라고 '맘소리함'입니다..^^

 

 

 


 노을지기님이 운영을 잘해서 그런지 방명록들을 보니 모두가 칭찬 일색입니다. 저도 한마디 적어 놓고 오려는데, 이런 볼펜을 아무리 찾아도 안보입니다. 하는 수 없이 차에 있는 볼펜을 갖고 와서 적었네요...ㅎ 볼펜을 누가 갖고 갔남...

 

 


노을지기님의 메세지 처럼 모든사람들이 쉬어가고 다시 찾고 싶은 '노을언덕'이 되길 바랍니다. 비록 지금은 경영상 최소한의 돈을 받고 있지만 처음 이 곳을 오픈할때의 노을지기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찾는이들에게 전하는 글 하나를 소개합니다. '내 자신을 돌아보며 마음의 자유와 평안함을 느낄 겨를도 없이 우리모두 바쁘게 살아가지만 이곳에 오신분들이 맘편하게 노을처럼 곱게 물들어 보시도록 이 공간을 개방하였습니다. 차와 음료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각자의 맘에 따라 마음소리함에 넣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내집처럼 자유롭게 기구들을 사용하시고 깨끗하게 제자리에 놓아 주십시요. 모두들 좋은 이웃이 되시고 행복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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