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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의 아내를 보니 비로소 느끼는 부부의 소중함

일요일이지만 야근을 하고 나서 눈을 좀 붙이고 있는데 애들이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아빠를 흔들어 깨웁니다. 엄마가 아파서 울고 있다는데, 무슨일인가 하고 급하게 거실로 나와 보니 아내는 거실 소파에 잔뜩 웅크린 채로 이불을 뒤집어쓰고는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울고 있습니다. 달려가 이마를 짚어 보니 열이 장난이 아닙니다. 아주 불덩이입니다. 어디가 그렇게 아프냐고 물어보니, 진짜 못 견딜 정도로 춥다고 합니다. 아니 이 무더운 날씨에 못 견딜 정도로 춥다니, 심한 몸살이겠거니 하면서도 혹시 모르는 일이니 아픈 아내를 부축하고 차에 태웠습니다.

병원응급실로 향하면서 몇 일전 아내가 복부에 통증을 호소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병원 무서워하는 아내 어떡하나’ 라는 글에서 처럼 병원을 너무 무서워 하는 아내이기에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아보고자 했지만 아내가 극구 미루는 바람에 아직 정밀 진단을 받지 못했는데, 이러다가 괜히  뒤로 미뤄 큰일 치르는 건 아닌지 겁이 덜컥 납니다. 오늘은 복부통증은 없고 온몸에 힘이 없고 춥기만 하다는데, 제발 가벼운 몸살이기만을 바라면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이것저것 검사를 해보더니 입원을 해야겠다고 합니다. ‘이런... 입원이라니 대체 무슨 병 이길래,’ 콩팥에 염증이 생긴 ‘신우신염’이라는 병이니  입원을 하여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 심각한건지에 대해 모르는 놈이 입원을 해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는 아주 가슴까지 벌렁거립니다.

일단 의사의 처방대로 주사와 약을 처방 받고는 닝겔까지 꼽아야 했습니다. 약 4시간 정도 닝겔을 맞으면서 차도를 지켜보자고 합니다. 염증이 가라앉으면 귀가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입원을 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신우신염’이란 병이 어떤 병인지 검색을 해봤습니다. 

   
Daum백과사전에 보니, 신장에 생기는 가장 흔한 질병으로 대개는 세균의 감염으로 생기며, 급성과 만성이 있답니다. 증상이 아내가 겼었던 그 증상 그대로입니다. 열이 많이 나고 춥고, 옆구리의 통증까지, 치료에는 항생제를 사용하여 세균의 증식을 억제 시키는 것입니다. 이는 급성인 경우이고 ‘만성신우신염’은 치료를 게을리 하게 되면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심각하게 발전하는 수가 있는 병이기도 했습니다.

두시간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니 아내가 혈색을 되찾았습니다. 이마를 짚어 보니 열도 완전히 내렸습니다. 한기도 가라앉았다고 하니 그제 서야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아파보니까 옆지기가 더욱 소중해 보이는 건지 모르지만 오늘따라 아내의 얼굴이 너무 안쓰러워 보입니다. 미련곰탱이처럼 병원에 가는 걸 그리 무서워하더니 결국 이런 꼴 당하고 말았습니다. 진즉에 정밀진단이라도 받았으면 이 지경까지 안 왔을지 모를 일인데 말입니다.

한편으론 차라리 잘 됐다 싶기도 합니다. 이렇게 판을 벌리고 나니 병원이 무서워 못가겠다는 말은 못하겠지 싶어, 이 기회에 정밀 진단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아파 보니까 어때? 월요일에 제대로 진단 한번 받자.” 라는 말에 아내는 아무소리 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남남이었던 두 사람이 만나 한 식구가 되어 지금 까지 살면서 한번도 병원신세를 져 본적이 없는 아내, 병원 침대에 누워 핼쑥해진 얼굴을 하고 닝겔을 꼽고 있는 아내를 보니 그 동안 아내의 건강에 대해 신경을 게을리 한 죄책감과 미안함이 몰려옵니다. ‘진짜 아프고, 힘들 때 옆에 누군가가 없으면 그 것처럼 비참한 것 없다’ 말이 생각납니다. 약 4시간의 치료를 마치고 병원 문을 나서면서 오늘에서야 부부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요일이 아버지 날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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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댓글입니다

    2009.06.22 08:13
  3. 임현철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고하셨네요. 옆에서 잘 지켜드리세요.

    2009.06.22 08:21
  4. 검도쉐프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결국 이렇게 되어 버렸군요.
    말씀하신대로 차라리 다행입니다. 더 키우기 전에 가셔서...
    옆에서 잘 지켜주세요.

    2009.06.22 08:54 신고
  5. Favicon of http://vndfbfkd.tistory.com BlogIcon 밥탱구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아파도 병원을 안가고 자연치유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ㅡ,.ㅡ
    아무튼 어서 다 나으셨으면 합니다~

    2009.06.22 08:58 신고
  6.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09.06.22 09:22
  7. Favicon of https://giga771.tistory.com BlogIcon sky~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플때 혼자 있으면 종종 서러워요.. ^^
    하루빨리 나으시길 바라겠습니다.

    2009.06.22 09:48 신고
  8.  수정/삭제  댓글쓰기

    건강검진 꼭 받으세요.. ㅎㅎ 빨리 쾌차하시길 바래여

    2009.06.22 09:48
  9. Favicon of https://moneyamoneya.tistory.com BlogIcon 머니야 머니야  수정/삭제  댓글쓰기

    깜쪽 놀라셨겠습니다..
    간혹 사람을 들었다 놓을정도로 급박하고 당황스럽게하는 일들이 생기져..
    꼭 잘 치료받으시고 툭툭 털고 일어나시길 바랍니다~!

    2009.06.22 09:49 신고
  10. 황야의 이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파르르 님이 있어서 다행이네요^^

    신우신염이면 많이 아프셨을 텐데... 그래도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시고 두 분다 건강을 건강할 때 잘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2009.06.22 09:56
  11. Favicon of http://blog.daum.net/mohwpr/ BlogIcon 따스아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빨리 쾌차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파르르 님게서도 건강 잘 챙기시고요~

    2009.06.22 10:17
  12. Favicon of http://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속한 쾌유를 기원합니다.

    2009.06.22 10:24
  13. Favicon of http://yalove66.tistory.com BlogIcon 왕비2  수정/삭제  댓글쓰기

    큰병 아니길 바랍니다..옆에서 잘 지켜주세요...

    2009.06.22 11:00 신고
  14. Favicon of https://poem7600.tistory.com BlogIcon 윤태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지금 몸살이 나서 온몸이 맞은것처럼 아픕니다
    희한하게도 아내도 똑같이 몸살이 났어요
    우리 일은 몸아프면 끝장인데요..ㅠ.ㅠ

    2009.06.22 12:22 신고
  15. 저도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편이랑 연애할때 급성 신우신염에 걸려서 죽다 살아난적이 있습니다.
    전 신우신염 걸린지 3일만에 겨우 입원했어요.
    저 역시 병원 가는걸 너무 무서워해서..전 상태가 나빠서 시뻘건 혈뇨까지 눴어요.
    애 낳는것만큼 아프더라구요...신우신염 정말 고통이 극심한 병입니다.
    아내분 빨리 쾌유하길 바래요. 신우신염은 푹 쉬어야 잘 낫습니다..^^

    2009.06.22 13:52
  16. Favicon of http://blog.daum.net/jjy85 BlogIcon JJY  수정/삭제  댓글쓰기

    헛... 꼴찌님도 아프시던데
    부부간의 사랑을 느낀 좋은 경험이셨겟어요 >_<
    그래도 건강이 최고!!

    2009.06.22 15:25
  17.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수정/삭제  댓글쓰기

    빨리 완쾌되시길 빕니다.^^

    2009.06.22 15:50 신고
  18. Favicon of https://waarheid.tistory.com BlogIcon femke  수정/삭제  댓글쓰기

    빨리 건강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무척 걱정이 되는군요.

    2009.06.23 02:28 신고
  19. Favicon of https://toyvillage.net BlogIcon 라이너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쾌유를 빕니다.ㅠㅠ
    늘 건강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2009.06.23 09:35 신고
  20. Favicon of https://boskim.tistory.com BlogIcon 털보작가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이 아팟던 가봅니다.
    건강은 건강할때 잘 챙겨야하는데~~
    옆에서 잘 간호해 주시면 빨리 회복될겁니다.

    2009.06.23 09:59 신고
  21. 김유경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이 놀라셨겠네요...
    정밀검사 꼬옥 받으시구요....아무일 없을꺼예요...
    힘내세요...홧팅.

    2009.06.2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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