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오름을 호령하는 군주
'한라산의 다섯번째 코스',
'임금이 타는 말을 기르는 곳',
'오름의 군주',
'품격을 갖춘 오름',
어떠한 타이틀을 갖다 붙여놔도 이 오름에 대한 느낌을 다 표현해 낼 수 없을 만큼
대 자연의 풍광을 가늠할 수 있는 작은 한라산, 어승생악!
뜨거운 햇살이 뇌리쬐는 6월 여름의 오후, 한라산 어리목코스의 입구에는 입산 시간에 맞추지 못한 등반객들의 조바심나는 발걸음이 이어집니다. "시간이 너무 늦었습니다. 입산하실 수 없습니다." 부지런히 달려왔지만 이미 오후 3시를 넘어가는 늦은시간, 무박 등반이 원칙인 한라산 어리목 통제소에서는 이미 시간을 놓쳐버린 등반객의 앞을 가로 막습니다. 난감해 하는 등반객에게 관리소 직원이 하는말, "어리목 코스는 이미 늦었지만, 어승생악 코스는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바로 저 뒤에 보이는 곳입니다." "오잉~ 어승생악 코스? 에거~겨우 저길 올라가란 말인가요?
대화의 내용처럼 한라산의 등반 코스는 어리목, 영실, 관음사, 성판악의 네개 코스외에 어승생악 코스라는 다섯번째 코스가 존재합니다. 한라산 어리목 광장에서 한라산의 정 반대쪽인 북쪽을 바라보면 하늘로 가파르게 솟아 있는 오름이 하나 있습니다. 한라산의 거대한 위용앞에 서 있는 모습이라 비교적 초라하고 볼품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제주의 오름을 올라보지 않고 과소평가 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더군다나 오늘 소개해 드리는 오름은 그 위용 하나만으로도 '제주오름의 군주'라 칭하는 오름입니다.
자연학습체험장으로도 가장 인기 있는 생명의 숲, 요즘 처럼 뙤약볕이 쏟아지는 계절이면 더할 나위 없이 산림욕의 진가가 발휘되는 수림이 우거진 오름입니다. '어승생'이란 이름의 기원을 살펴보면 이원진의 '탐라지(1652)'에는 오름 아래에서 임금이 타는 말(御乘馬)을 생산했던 곳이라고 해서 붙여졌다고 하는데, 오름 북쪽으로 자세히 보면 드넓은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서 임금이 타는 말이 생산된 데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얽힌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중앙의 한 관리가 역모죄로 누명을 써서 귀양을 오게 되었는데 이 관리는 오직 임금과 나라를 걱정하며 이곳에서 숨을 거두지만 "내 자신은 다시 태어나서 임금이 타는 말이라도 되어서 임금을 보필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며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이곳에서 아주 뛰어난 명마가 탄생하여 거닐고 있는 것을 본 마을사람들이 "저 말은 필시 그 관리가 환생한 말이다"고 여기고, 이 말을 잡아 임금님에게 진상했다고 합니다.
등반로가 목재 데크로 정갈스럽게 깔려있고 가파른 오름이기도 하지만 비교적 거리가 짧아 숨이 차일 듯 하면 어느새 정상에 다다릅니다. 위 사진은 오름의 중턱에서 바라 본 한라산의 위용입니다. 한라산 북쪽의 모습이 통째로 한눈에 잡히고 있습니다. Y자 형상을 하고 있는 Y계곡 넘어로 백록담 화구벽이 보이고 발 아래에는 어리목 광장의 모습도 시원하게 시야로 들어옵니다.
일제의 잔재 또한 이 곳에서 볼 수 있는데, 1945년 4월에 제주도 방비 강화를 위해 어승생악에 '토치카'를 구축하고 제58군사령부를 두었습니다. 해안선 방어를 포기하고, 한라산에 방어진지를 구축하여 지구전을 펴겠다는 구상에 따른 것인데, 이 곳에 2개의 견고한 일본군 토치카가 30m의 거리를 두고 섬뜻하게 남아 있습니다.
어승생악 정상에 있는 분화구의 모습입니다. 사진 호수의 물은 그나마 많이 고여 있는 것으로 비가 내린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정도이고, 조금만 가물면 이내 말라 버리기도합니다.
보이는 길은 한라산 횡단도로인 1100도로의 아름다운 곡선입니다. 오르는 방향으로는 1100고지를 지나 한라산 영실통제소를 거쳐 서귀포시 중문으로 이어지는 도로입니다.
서두에 적힌 대로 제주의 오름은 올라보지 않으면 절대로 판단하지 못합니다. 어승생악 정상에서 바라 보는 풍광은 한마디로 거칠 것이 없습니다. 어슴프레 보이는 하늘과 맞 닿아 있는 수평선의 북쪽 바다와 제주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물론이고 날씨만 받쳐주면 성산일출봉에서 한림의 비양도, 그리고 멀리 추자도까지도 조망이 가능합니다.
어승생악은 제주주민들에게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오름 중의 하나이다. 이 배경에는 어승생(한밝) 수원지의 존재와 함께 임금의 타는 말(어승마)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이 이외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어승생악은 제주시 해안동(산 220-1번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제주도내의 368개 오름중에서도 리더격인양 발아래로 여러 오름들을 위엄스럽게 거느리고 있는 듯한 자태와 우람한 산체를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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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코스를 함께 따라 올라갔다 내려왔습니다.
2009.06.29 13:35 신고좋은 하루되세요^^
올라갔다오니 너무 좋죠?ㅎㅎ
2009.06.29 20:03 신고라이너스님도 즐거운 시간 되세요^^
어승생악, 좋군요.
2009.06.29 13:40 신고꼭 기억해 두어야 겠습니다.
어서오세요..ㅎㅎ
2009.06.29 20:04 신고다음번에 함 올라 보세요..
너무 좋습니다..즐건시간 되시구요^^
우와 가슴이 뻥 뚫리는듯한 느낌이네요.
2009.06.29 13:47 신고제주도 내려갈때마다 작은형님이 "꼭 한라산 올라가보라"고 했는데, 그때마다 힘들어서 패쓰 하곤 했거든요.
이번에 내려가면 어승생악코스로 한번 올라가보렵니다 ^^
네..맞습니다.
2009.06.29 20:05 신고한라산이 힘들면..
어승생코스가 제격이지요..
담번에는 꼭 올라보세요..
즐건 시간 보내시구요^^
와우...
2009.06.29 13:50 신고정말 걸어보고싶은 길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걷기도 하고...좀 가파르게 오르기도 해야합니다..ㅎㅎ
2009.06.29 20:06 신고행복한 시간 되세요..노을님^^
역시 멋진곳이네욧!!*^^*
2009.06.29 13:57 신고그러니 안가볼수야 없지요~~ㅎ
가을에가면 더 아름다울것 같은디~~!!ㅋ
좋은날 되세요^^
아~~가을....아주 쥑이죠...
2009.06.29 20:07 신고한라산 계곡에 물게 물든 풍경이 한눈에..쫘악~~~~
먼가 아시는군요..ㅎ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정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2009.06.29 14:08 신고좋은 포스팅 감사드려요 ^^
고맙습니다..
2009.06.29 20:08 신고행복한 밤 되시구요^^
아~ 어승생악을 다녀오셨군요. 아직 못가봐서 언제나 가볼까 생각하던 곳인데...
2009.06.29 14:08 신고사진 고맙습니다. ^^
어서오세요..맨님~
2009.06.29 20:09 신고언제 시간 내서 함 올라 보세요..
요즘같은날 시원해서 아주 좋습니다.
한라산의 좋은 공기를 마신 기분입니다^^
2009.06.29 15:41날씨가 너무 좋은데요~ ㅎㅎ
네...보여드릴려고..ㅎㅎ
2009.06.29 20:12 신고일부러 좋은날 골라서 갔습니다..
즐건 시간 되십시요^^
파르르님 사진 계속보다
2009.06.29 15:54갑자기 제주 항공권 검색하는 전 뭘까요? ㅠㅠ
하하..그랬군요...
2009.06.29 20:09 신고제가 너무 염장을~~ㅋㅋ
이거 죄송스러운데요..ㅎ
행복한 시간 되세요^^
어제 제주도 갔다가 오늘 출근~ 어승생악 코스는 못가봤는데 한번가봐야겠네요. 이번엔 관광으로 가느라고 산행들은 못하고 거문오름 탐방만 다녀왔는데 좋더라구요. 저 코스도 좋을 것같네요~ (거문오름엔 풍혈이 있어서 시원하던데 여긴 어떨지..). 하긴 제주도는 어딜 가도 좋은 것 같아요 (시내만 빼고) 아직 5~6번밖에 못가봤는데 다음엔 '시' 별로 나눠서 2~3일씩 관광을 해봐야겠습니다. (휴가로 가려면 4년걸리네요..봄,가을로 하면 2년.. )
2009.06.29 15:55거문오름~
2009.06.29 20:10 신고최고로 멋진 곳을 다녀가셨군요..
거기 보셨다면..제주도 다 본겁니다..
후회 없는 구경하셨네요..ㅎㅎ
하늘과 나무와 구름과의 예술적인 만남!!!
2009.06.29 16:27 신고베리굿입니다 ^^
좋은 구경하고 갑니다 ^^
고맙습니다..윤태님~
2009.06.29 20:11 신고행복한 밤 되세요^^
제주도를 서너번 갔다왔는데도 갈때마다 새로운것을 발견하는것 같더군요.
2009.06.30 02:39 신고파르르님 따라서 올라가니 힘이 드네요.
올때마다 제주도 구경잘하고 갑니다.
파르르님 덕분에
2009.06.30 10:11 신고앉아서 제주도 구경 잘 합니다.
요즘은 등산코스도 아주 고급화 된듯합니다..ㅎ
2009.06.30 13:47 신고좋은 목재로다가 길을 만들어놨으니
나같이 다리아픈사람들에게는 아주 딱이네요..^^*
파르르님 즐기고갑니다..^^
하늘의과 맞닿아 있는 사진은 정말 환상입니다.
2009.07.01 11:33아름다운 오름..이루 말로 표현이 안되네요..
사진으로 보는데도 이정도인데...실제는 과연 어떨까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