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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 오 름

한라산의 다섯번째 코스, 어승생악

by 광제 2009.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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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오름을 호령하는 군주

'한라산의 다섯번째 코스',
'임금이 타는 말을 기르는 곳',
'오름의 군주',
'품격을 갖춘 오름',

어떠한 타이틀을 갖다 붙여놔도 이 오름에 대한 느낌을 다 표현해 낼 수 없을 만큼
대 자연의 풍광을 가늠할 수 있는 작은 한라산, 어승생악!  



뜨거운 햇살이 뇌리쬐는 6월 여름의 오후, 한라산 어리목코스의 입구에는 입산 시간에 맞추지 못한 등반객들의 조바심나는 발걸음이 이어집니다. "시간이 너무 늦었습니다. 입산하실 수 없습니다." 부지런히 달려왔지만 이미 오후 3시를 넘어가는 늦은시간, 무박 등반이 원칙인 한라산 어리목 통제소에서는 이미 시간을 놓쳐버린 등반객의 앞을 가로 막습니다. 난감해 하는 등반객에게 관리소 직원이 하는말, "어리목 코스는 이미 늦었지만, 어승생악 코스는 올라갈 수 있습니다. 바로 저 뒤에 보이는 곳입니다." "오잉~ 어승생악 코스? 에거~겨우 저길 올라가란 말인가요?

대화의 내용처럼 한라산의 등반 코스는 어리목, 영실, 관음사, 성판악의 네개 코스외에 어승생악 코스라는 다섯번째 코스가 존재합니다. 한라산 어리목 광장에서 한라산의 정 반대쪽인 북쪽을 바라보면 하늘로 가파르게 솟아 있는 오름이 하나 있습니다. 한라산의 거대한 위용앞에 서 있는 모습이라 비교적 초라하고 볼품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제주의 오름을 올라보지 않고 과소평가 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더군다나 오늘 소개해 드리는 오름은 그 위용 하나만으로도 '제주오름의 군주'라 칭하는 오름입니다. 


  

자연학습체험장으로도 가장 인기 있는 생명의 숲, 요즘 처럼 뙤약볕이 쏟아지는 계절이면 더할 나위 없이 산림욕의 진가가 발휘되는 수림이 우거진 오름입니다. '어승생'이란 이름의 기원 살펴보면 이원진의 '탐라지(1652)'에는 오름 아래에서 임금이 타는 말(御乘馬)을 생산했던 곳이라고 해서 붙여졌다고 하는데, 오름 북쪽으로 자세히 보면 드넓은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서 임금이 타는 말이 생산된 데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얽힌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중앙의 한 관리가 역모죄로 누명을 써서 귀양을 오게 되었는데 이 관리는 오직 임금과 나라를 걱정하며 이곳에서 숨을 거두지만 "내 자신은 다시 태어나서 임금이 타는 말이라도 되어서 임금을 보필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며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이곳에서 아주 뛰어난 명마가 탄생하여 거닐고 있는 것을 본 마을사람들이 "저 말은 필시 그 관리가 환생한 말이다"고 여기고, 이 말을 잡아 임금님에게 진상했다고 합니다.

  




등반로가 목재 데크로 정갈스럽게 깔려있고 가파른 오름이기도 하지만 비교적 거리가 짧아 숨이 차일 듯 하면 어느새 정상에 다다릅니다. 위 사진은 오름의 중턱에서 바라 본 한라산의 위용입니다. 한라산 북쪽의 모습이 통째로 한눈에 잡히고 있습니다. Y자 형상을 하고 있는 Y계곡 넘어로 백록담 화구벽이 보이고 발 아래에는 어리목 광장의 모습도 시원하게 시야로 들어옵니다.
   






일제의 잔재 또한 이 곳에서 볼 수 있는데, 1945년 4월에 제주도 방비 강화를 위해 어승생악에 '토치카'를 구축하고 제58군사령부를 두었습니다. 해안선 방어를 포기하고, 한라산에 방어진지를 구축하여 지구전을 펴겠다는 구상에 따른 것인데, 이 곳에 2개의 견고한 일본군 토치카가 30m의 거리를 두고 섬뜻하게 남아 있습니다.


어승생악 정상에 있는 분화구의 모습입니다. 사진 호수의 물은 그나마 많이 고여 있는 것으로 비가 내린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정도이고, 조금만 가물면 이내 말라 버리기도합니다. 



보이는 길은 한라산 횡단도로인 1100도로의 아름다운 곡선입니다. 오르는 방향으로는 1100고지를 지나 한라산 영실통제소를 거쳐 서귀포시 중문으로 이어지는 도로입니다.


서두에 적힌 대로 제주의 오름은 올라보지 않으면 절대로 판단하지 못합니다. 어승생악 정상에서 바라 보는 풍광은 한마디로 거칠 것이 없습니다. 어슴프레 보이는 하늘과 맞 닿아 있는 수평선의 북쪽 바다와 제주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물론이고 날씨만 받쳐주면 성산일출봉에서 한림의 비양도, 그리고 멀리 추자도까지도 조망이 가능합니다.


성인의 발걸음으로 30분이면 넉넉하게 정상에 도달 수 있는 1.3km 거리에 해발 1,169m의 어승생악. 직경이 1,968m, 둘레가 5,842m에 이를 정도로 웅장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제주시내에서 바라보면 한라산 서쪽 줄기하단에 우뚝 솟아 있어 그 위용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한라산 정상에서도 볼 수 없는 한라산 계곡의 웅장한 자태를 가장 근접한 거리에서 가징 실감있게 조망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어승생악은 제주주민들에게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오름 중의 하나이다. 이 배경에는 어승생(한밝) 수원지의 존재와 함께 임금의 타는 말(어승마)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이 이외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어승생악은 제주시 해안동(산 220-1번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제주도내의 368개 오름중에서도 리더격인양 발아래로 여러 오름들을 위엄스럽게 거느리고 있는 듯한 자태와 우람한 산체를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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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한라산과 제주]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사진&여행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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