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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아들이 말하는 사기꾼이란?


애들이 자라면서 걱정되는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제 초등생인 아들과 딸, 유교사상이긴 하지만 ‘남녀는 일곱 살이 되면 한 자리에 앉아서도 안된다.’ 는 말이 있듯이 언제고 방을 나눠 줘야지 하면서도 쉽게 해주지 못했던 자녀들의 방. 유아 때부터 같이 써 왔고 지금 11살, 9살이니 꽤 오랫동안 같이 지내왔습니다.


애들이 커가면서 방을 나눠주려니 애들도 나름대로 원하는 것들이 있는데, 바로 침대입니다. 몇 년 전부터 침대를 사달라고 졸랐었는데, 이번 기회에 하나씩 사줄 참입니다. 그래서 아내와 같이 침대를 고르려고 이곳저곳을 다녀보기로 하였습니다. 오전부터 나선 우리는 여러 곳을 둘러봤지만 맘에 드는 것을 고르기란 참 힘든 것 이었습니다. 제품이 맘에 들면 가격이 비싸고, 싼걸 사자니, 제품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 두개를 한번에 사려니 가격부담도 한몫 단단히 하더군요.


그래도 자녀들에게 처음 사주는 침대인데, 비용부담은 조금 감수하더라도 이왕이면 좋은 것을 사주고 싶은 마음에 국내에서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A침대 매장으로 들어섰습니다. 침대의 용도를 말하고, 이제품 저제품, 설명을 하기 시작하는 매장의 주인, 그러던 중 매장의 주인으로부터 깜짝 놀랄만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매장주인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침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매트리스인데, 우리회사의 매트리스는 사람이 한번 누웠다 하면 절대로 잠결에 몸부림을 치는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사용을 해도 굴러 떨어지거나 하는 일은 더욱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갓난 애기를 눕히는 매트리스입니다. 물론 갓난 애기도 밑으로 떨어진 경우는 없었습니다.' 라는 내용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매장주인의 이같은 설명에 우리부부는 속삭이며 '과연 메이커 침대라 뭔가 틀려도 틀리구나. 이걸로 사자.'라고 의견을 통일하고 구매계약서에 사인을 하였습니다.


약속된 며칠은 흘러 드디어 침대가 도착하고 직원의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는 배달직원들이 돌아가고 이제부터 아빠의 장황한 설명이 시작됩니다.

 


'얘들아~ 이침대로 말할 것 같으면 말야! 어떠한 경우에도 침대에서 떨어지는 일은 없을거다. 니네 둘다 잠버릇이 알아주지만, 이 침대는 편안한 잠을 잘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절대로 떨어지는 일은 없을게다.'


'우와~아빠! 디게 좋은 침대네? 우리아빠 최고다!'


'그래 이게 바로 인체공학이라는거다. 안심하고 자도 된다.'


이정도 되면 애들보다 아빠인 저의 기분이 업(UP)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침대보를 씌우고 이부자리를 정리하느라 잠깐의 부산을 떨고는 이제 밤이 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두 녀석들, 수년간을 같은 방에서 잠을 잤는데, 처음으로 따로 떨어져 자야하고, 또한 처음으로 침대라는 것에서 잠을 자야한다고 생각하니 애들이 많이 들떠 있는 표정입니다. 그런 애들의 모습을 보니 아빠인 저의 마음도 흐뭇합니다. 몇 시간 후에 벌어질 일은 상상도 못하고 말입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어느 날의 한밤중인 새벽2시30분. 잠결에 들리는 아들의 울부짖음. 아빠를 애타게 부르고 있는 소리에 꿈인가 생시인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비몽사몽 상태에서 정신을 차려 보니 분명 꿈은 아니었고 생시에서 아들이 부르는 소리였습니다. 무슨 일이 났겠다 싶어 아들의 방으로 달려가 보니 침대위에 있어야할 아들 녀석이 사라졌습니다. 처음에 놓여 있었던 침대는 이미 자리를 이동하여 벽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고, 침대와 벽 사이에서 아들 녀석이 꼼짝 달싹 못하고 끼어 있었습니다.


침대를 조금 움직이고 나서 밑에 떨어진 아들을 일으켜 보니, 팔을 감싸 안고 아프다고 난리입니다. 침대에서 떨어지면서 바닥에 팔이 부딪힌 모양입니다. 고통스러워하는 아들의 팔을 잠시 주물러 줬더니 금새 괜찮아 졌고, 이미 잠은 완전히 깨어 버린 우리 부부와 아들, 그리곤 다시 잠을 청하려는 아빠에게 아들이 한소리를 합니다.


'아빠! 아빠 사기 당했어!'


'엥? 아빠가 왜 사기를 당해?'
 

'이 침대 당장 물러야해!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침대라며?'
 

'....;;'

'웅! 그러자 아침에 전화해서 물르자.' 하고는 잠을 재웠습니다.

간밤의 일은 희미한 기억으로 변해 버린 아침시간, 아들 녀석은 침대매장에 전화를 하라고 하는데, 어떻데 이런 일 갖고 전화를 한단 말입니까? 전화를 해 봐야 몸부림 심한 내 아들 탓만 할 것이 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누구도 원망할 수도 없는 입장이 되어 버린 나는 어느덧 아들의 눈에 장사꾼의 사기에 속아 침대를 산 아빠가 되어 며칠간 고초(?)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아들의 눈에 비친 사기당한 침대, 저는 정말로 떨어지지 않는 침대인줄 알았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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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s://bada92.tistory.com BlogIcon 무릉도원  수정/삭제  댓글쓰기

    침대는 과학이다.....이것도 사기가 아닐까요?.....ㅎㅎ....
    떨어질 때 마다 잔소리좀 들으시겠습니다......ㅎㅎ...*^

    2009.09.03 10:29 신고
  3. Favicon of https://totobox.tistory.com BlogIcon 『토토』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몇번 더 떨어지다보면 잠결에 아는지 괜찮아지더군요
    울집에는 딸이 어린시절에 그렇게 여러번 떨어지고 잠결에 또 다시 올라가고..
    반복된 상황을 연출했었답니다.

    2009.09.03 10:31 신고
  4. Favicon of http://djtlsfudnf.tistory.com BlogIcon 어신려울  수정/삭제  댓글쓰기

    화목한 가정이엿보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가정 이끌어가세요...

    2009.09.03 10:55 신고
  5. Favicon of https://raonyss.tistory.com BlogIcon 라오니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인이 된 저도 침대에서 가끔씩 떨어집니다...ㅎㅎ
    아침마다 아드님과 마주치기 힘드시겠어요..^^;;
    행복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2009.09.03 11:19 신고
  6. Favicon of https://boskim.tistory.com BlogIcon 털보작가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는 이야기 입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
    시험문제 나올때 가구라고 하면 틀리죠?

    2009.09.03 11:22 신고
  7. Favicon of https://giga771.tistory.com BlogIcon sky~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떨어진적은 없어요. ^^

    2009.09.03 11:43 신고
  8. Favicon of https://qlcanfl.tistory.com BlogIcon 빛무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고... 요즘 아이들 너무나 눈치가 빤해서 저렇게 순진한 아이는 보기 드문 줄 알았는데... 파르르님의 아들은 보물이네요^^ 어른이 되어도 순수함을 간직하길~~

    2009.09.03 12:29 신고
  9. Favicon of http://hyoya.tistory.com BlogIcon 빛으로™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하하....순수함이란 단어가 생각이 납니다...

    2009.09.03 12:44 신고
  10. Favicon of http://juha-papa.tistory.com BlogIcon 주하아빠~♡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아이가 너무 귀엽네요~~ 순수 그 자체입니다...

    2009.09.03 13:18
  11. Favicon of https://oravy.tistory.com BlogIcon 하수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한참 웃다 갑니다. ㅎㅎ^^

    2009.09.03 13:22 신고
  12. Favicon of http://www.ytno.com BlogIcon 노영택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6살 3살난 두 아들이 있는데, 잠은 아직까지 침대에서 재우지 않습니다.
    몇번 굴러 떨어지더라고요.
    다행히 어린아이들은 뼈가 연해서 떨어지더라도 크게 다치지는 않는다고 하더군요.
    잠을 잘땐 근육이 이완된 상태라 더 덜 다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아직 잠버릇이 심해 온 방을 굴러다니면서 자는 나이엔 침대는 좀 빠른 것 같아요.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2009.09.03 15:24 신고
  13. Favicon of https://blue2310.tistory.com BlogIcon 드자이너김군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흐흐 졸지에 사기당한 아빠가 되셨군요..ㅋ
    음.. 막내 처남, 처재도 자다가 가끔 떨어진다고 하더군요. 아직 초등학생이라..ㅋ
    그래도 어느정도 크기 전에는 침대생활이 아찔하겠습니다..하하

    2009.09.03 16:04 신고
  14. nhifive  수정/삭제  댓글쓰기

    떨어지는쪽에 커버속으로 턱(문턱처럼)을 만들어 주세요.베게한개를 넣는다던지.
    그러면 몸이 뒤척이다가도 턱에 걸려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몸이 희한하게 자면서도
    턱에 반응해서 더이상 그쪽으로 가질않습니다... 제가 저와 식구들이자는동안 임상실험했음니다~ㅋ 턱을만드세요~

    2009.09.03 17:44
  15. Favicon of http://www.indianabobs.com BlogIcon 인디아나밥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사기가 맞긴 맞습니다.^^;
    침대 처음 사용했을때 굴러떨어지면 정말 아찔하죠.ㅎㅎ

    2009.09.03 19:49 신고
  16. Favicon of http://blog.daum.net/doong2009 BlogIcon 둥둥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 생각은 정말 엉뚱해요..그 순수함에 웃고맙니다^^
    자기딴에는 얼마나 분했을까요..ㅋㅋㅋ

    서늘한 바람에 가을이 한층더 가까이 느껴지는 9월입니다
    풍성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가을맞이 하세요 행복하세요^^

    2009.09.03 21:26
  17.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래전에 침대는 무엇일까요?
    라는 문제를 모두 [과학]이라고 써서 백점맞은 학생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그러니까 천사쪽에 가깝습니다.^^

    2009.09.03 21:26
  18. Favicon of https://gigipeach.tistory.com BlogIcon G.K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귀엽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09.09.04 08:55 신고
  19. Favicon of https://deborah.tistory.com BlogIcon Deborah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하.. 정말 아드님 다운 생각이네요. ^_^*

    2009.09.06 08:30 신고
  20. Favicon of https://6sup.tistory.com BlogIcon 하결사랑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만이 할 수 있는 발상이네요 ㅋㅋㅋ

    2009.09.06 11:25 신고
  21. omo  수정/삭제  댓글쓰기

    구매할때 안 떨어진다고 하고서 판매한것은 아닐것 같은데요..그랬다면 허위정보 판매로 환불,교환 가능합니다.
    뭐 내가 아는 지인은 매장에서 턱용 쿠션을 서비스로 받았는데 말입니다..아이가 떨어져서 걱정입니다. 라고 하니까
    요즘 침대쓰면 떨어질수 있죠..쿠션하나 서비스 드리구요..그리고 만일을 위해 매트도 바닥에 설치하세요
    라고 했다던데.
    저 주인은 허왕된 이야기로 판매만 올리는 악덕 매장주인같네요..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항의나 소보호원에 신고를 추천드립니다. 서비스를 못해줄망정..안떨어지는 침대라고 하다니..웃깁니다.

    2009.09.0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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